기후변화에 점점 더 귀해지는 커피..’대체커피’가 뜬다 
기후변화에 점점 더 귀해지는 커피..’대체커피’가 뜬다 
  • 김다솜
  • 승인 2022.06.13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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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ttyimages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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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문제는 더 이상 남극 펭귄만의 문제가 아니게 된 지 오래다. 이미 우리 일상 아주 가까이에 크고 작은 문제들을 일으키며 온 몸으로 체감할 수 있을 정도다. 

아침 잠을 깨기 위해, 점심 식사 후 입가심으로,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 일상적으로 마시는 커피조차 기후변화로 인해 위기를 맞았다. 스위스 취리히대학 연구팀에 따르면 기후변화로 인한 기온 상승으로 인해 대표적 커피 품종인 아라비카 재배지의 경작 여건은 오는 2050년까지 급격하게 나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아라비카의 경작조건은 까다롭다. 해발 1000~2000m 고산지대여야 하고, 적정 기온은 연평균 23도 수준으로 너무 덥지도 춥지도 않아야 한다. 연간 2200~2400시간은 햇볕을 받아야 하지만 너무 강한 햇빛은 피해야 하며, 매년 1400~2000mm의 물을 줘야 한다. 60%대의 습도가 유지돼야 하며, 건조하거나 다습한 환경은 커피 품질을 떨어뜨린다. 

이 같은 조건을 갖춘 지역은 전 세계에서 중남미와 중·서부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일부 지역에 한정된다. 이들 지역에서 재배되는 아라비카 커피는 세계 커피 생산량의 60~70%를 차지하고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분석 대상지인 브라질과 베트남, 인도네시아, 콜롬비아 모두 기후변화의 영향을 심각하게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니다. 기후변화로 인해 위기에 빠진 커피는 재배 과정에서 기후에 악영향을 끼친다. 커피농장을 만들기 위해선 이산화탄소흡수원인 삼림을 벌채해야 하며, 다량의 물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커피를 로스팅하고 운송하는 과정에서 탄소 배출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아우월드인데이터(ourworlddata)에 따르면 커피의 1kg당 온실가스 배출량은 17kg로, 식품 중에서는 쇠고기와 양고기, 치즈, 초콜릿에 이어 5번째로 많다. 

하지만 커피의 수요는 점점 더 증가하는 모습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인이 가장 즐겨 마시는 음료는 커피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성인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은 353잔으로, 전 세계 평균이 132잔인 것과 비교하면 2.7배가량 더 많은 수준이다. 

늘어나는 커피 수요에 대응하면서도 환경을 지키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전 세계 곳곳에서 대체커피가 개발되고 있다. 커피콩을 쓰지 않고도 커피 고유의 맛과 향을 내는 음료들이 속속 등장 중이다. 

아토모 커피 홈페이지 캡쳐화면 ⓒatomo
아토모 커피 홈페이지 캡쳐화면 ⓒatomo

미국 식품 스타트업 아토모는 대체 콜드브루 ‘아토모커피’를 내놨다. 아토모커피는 치커리 뿌리, 대추씨, 포도 껍질, 해바라기씨 껍질, 수박씨 등 버려지는 식물을 사용해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생산된다. 

아토모에 따르면 아토모커피에 사용된 물은 일반 콜드부르 대비 94% 적고 탄소배출 감소량 역시 93%에 이른다. 아토모가 실시한 블라인드 테스트에서는 70%가 스타벅스 커피 대신 아토모커피를 선택했다. 

이외에도 티치노(Teeccino)와 페로(Pero) 등이 대표적인 대체커피로 꼽힌다 차 디자이너 캐롤라인 맥두걸이 론칭한 티치노는 치커리와 캐럽, 민들레, 라몬씨 등 허브를 주재료 한 커피맛 음료이며, 페로는 보리와 맥아보리, 치커리, 호밀 등을 주재료로 한 디카페인 대체커피다. 

국내에서는 지난 2019년 농촌진흥청이 흑누리 검정보리를 이용해 디카페인 보리커피를 개발한 사례가 있으나 아직까지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만한 대체커피는 나오지 않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