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OTT] 유료가입자 줄어드는데 1일권까지? 구독경제 거품인가?
[위기의 OTT] 유료가입자 줄어드는데 1일권까지? 구독경제 거품인가?
  • 김다솜
  • 승인 2022.06.24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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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센스 홈페이지 ⓒ페이센스
페이센스 홈페이지 ⓒ페이센스

최근 OTT 업계를 발칵 뒤집어놓은 새로운 서비스가 국내 론칭됐다. 논란의 주인공은 ‘페이센스’로 넷플릭스나 웨이브, 티빙 등 OTT 이용권을 1일 단위로 판매하는 사이트다. 1일권의 비용은 400~600원 수준으로, 매우 저렴하다. 

이 같은 서비스가 등장한 배경으로는 ‘춘추전국시대’라고 불릴 만큼 OTT의 종류가 다양해졌다는 점이 꼽힌다. 보고 싶은 콘텐츠들이 여러 개의 OTT로 분산돼 있는 경우 각각의 구독권을 모두 결제해야 하는데, OTT의 구독권은 월 단위의 결제가 필요하다. 

대표적인 OTT 플랫폼 넷플릭스의 경우 가장 월 구독료가 저렴한 요금제는 베이식으로 지불해야 하는 금액이 9500원에 달한다. OTT 2~3개만 구독하더라도 매월 2만~3만원의 구독료를 내야 한다는 것이다. 구독료를 내고도 그만큼의 활용을 하지 못하는 이들의 경우 이 비용이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이 같은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OTT 계정공유 서비스가 이미 활성화 돼 있었다. 피클플러스, 링키드, 그레이태그 등이 대표적으로 꼽힌다. 플랫폼 이용자끼리 하나의 아이디를 공유할 수 있도록 매칭해주는 서비스다. 

이런 방식 또한 원칙적으로는 제한사항이나 업계에서는 단속 및 제재를 가하지 않았다. 가족·지인들과 공유하는 계정과 플랫폼을 통해 공유하는 계정을 분별하기 어려운 데다, 이용자의 부담완화 및 자사 이용 경험 등의 측면에서다. 

하지만 그랬던 OTT 업계도 이번만큼은 강경한 태세를 취하는 모양새다. 국내 OTT 3사는 페이센스에 서비스 이용 중지를 요청하는 내용증명을 발송했음에도 페이센스의 서비스가 지속됨에 따라 본격적인 공동 법적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페이센스는 아직까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정당하게 OTT 구독료를 내고 서비스를 하고 있어 불법이 아니라는 것이다. 페이센스 홈페이지 ‘자주 묻는 질문’ 페이지에서도 “법으로 정해진 법률을 위반하지 않아 불법이 아니다”라는 문구를 기재해뒀다. 

OTT의 위기는 심화되는 모습이다. OTT 서비스가 다양해지며 시장 경쟁이 치열해진 영향이다. 게다가 본격적인 엔데믹으로 접어들며 유료 가입자는 줄어드는 추세다. 넷플릭스의 경우 지난 1분기 유료가입자가 20만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체육관광부는 한국콘텐츠진흥원과 함께 국산 OTT 지원 사격에 나섰다. OTT연계 방송영상콘텐츠 기획안 공모전을 열고 OTT특화 콘텐츠 제작 지원 사업 규모를 전년대비 101억원 증액한 116억원으로 확대 추진한다. 

그간 OTT 성장의 걸림돌로 지목됐던 영상물등급위원회의 등급분류 사전심의도 완화된다. 문체부는 OTT를 통해 유통되는 영상물에 대한 자체등급분류제도 도입 등 규제혁신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위기를 타파하기 위한 노력도 지속되고 있다. 티빙은 다양한 협력사와의 전략 제휴에 공격적으로 나서는 모습이다. 티빙은 최근 KT에 이어 LG유플러스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콘텐츠 협업에 나서기로 했다. 또 글로벌엔터테인먼트사 파라마운트 플러스와 파트너십을 체결, 올해 중으로 파라마운트 작품 400여개를 티빙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토종 OTT 중 1위로 꼽히는 웨이브는 오리지널 콘텐츠 강화 행보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웨이브는 콘텐츠 기획 및 개발 자회사인 스튜디오웨이브를 통해 다양한 오리지널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웨이브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는 지난 4월 기준 433만명으로, 넷플릭스 다음으로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