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촌스러운 게 가장 힙한 것? 휴가철엔 ‘러스틱라이프’ 즐기기
가장 촌스러운 게 가장 힙한 것? 휴가철엔 ‘러스틱라이프’ 즐기기
  • 김다솜
  • 승인 2022.07.06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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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ttyimages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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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하다’는 것의 기준은 시시각각 바뀌곤 한다. 최근엔 가장 촌스러운 것이 가장 힙한 것으로 통하고 있다. 러스틱 라이프(Rustic Life) 트렌드의 영향이다. 

러스틱 라이프는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가 지난 연말 내놓은 트렌드 코리아 2022에서 처음 발굴한 단어다. ‘시골 특유의’라는 뜻의 러스틱과 ‘생활’을 의미하는 라이프의 합성어로, 도시를 떠나 시골 고유의 매력과 편안함을 즐기는 시골향 라이프 스타일을 지칭한다. 

워라밸(Work-Life Balance, 일과 삶의 균형)의 중요도가 높아지면서 파생된 개념으로 일과 생활을 분리하고 여가시간을 중시하는 풍조가 확대됨에 따라 휴식 트렌드 또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귀촌·귀농과는 다른 개념으로, 생활의 기반은 도시에 두되 여유 시간을 시골에서 즐기는 방식이다. 즉 도시의 편의성과 시골의 한적함을 모두 잡는 라이프 스타일인 것이다. 

러스틱 라이프 트렌드의 영향으로 나온 신조어가 바로 5도2촌, 4도3촌이다. 이는 5일 혹은 4일은 도시에서, 2일 혹은 3일은 촌에서 보낸다는 것을 의미한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원격·재택근무가 활성화 되면서 ‘2주 살기’, ‘한달 살기’ 등에 대한 수요도 높아지는 추세다. 어디서나 근무가 가능해진 이들이 노트북 하나만 들고 생활의 터전을 자연경관이 좋은 시골로 옮기는 것이다. 

한국관광공사의 ‘빅데이터를 활용한 2022 관광트렌드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백신 접종 이후 소셜미디어에서는 한 달 살기에 관한 언급량이 14% 증가했다. 숙박업계도 한 달 살기 객실 마련에 분주해진 모습이다. 여행 플랫폼 여기어때는 얼마 전 예약 가능한 숙소의 연박기간을 기존 7박8일에서 30박31일로 확대했다. 

이는 최근 몇 년간 인기를 얻고 있는 ‘뉴트로’와도 큰 연관성을 보인다. 뉴트로(New-tro)는 새롭다는 의미의 뉴(new)와 복고의 레트로(retro)가 합성된 말로 단순한 복고가 아닌 새로운 외향과 기능을 갖춘 새로운 복고를 의미한다. 

자신의 일정한 생활 터전이 있어야 하는 러스틱 라이프가 부담스러운 이들이라면 ‘촌캉스’를 선택하는 것도 좋다. 

한동안 여행객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던 호캉스 대신 ‘촌캉스’(촌+바캉스)를 선택하는 이들도 최근 어나는 모습이다. 국내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한적한 시골 여행지를 발굴해 떠나고자 하는 수요가 MZ세대를 중심으로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인파로 북적이는 유명 관광지역을 찾아가는 것 대신 나만의 여행지를 찾아 보다 자유롭고 여유로운 분위기를 즐기고자 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SNS에 #논밭뷰 #촌캉스 등을 검색하면 각각 1만5000건이 넘는 결과가 나타난다. 

여행전문 플랫폼 트리플에 따르면 지난 6월 1일부터 15일까지 전국 숙소 예약 건수는 전년 동기대비 241% 증가했다. 기존에 여행 수요가 높은 강원과 제주를 제외한 영호남과 충청의 시군 지역(광역시 제외) 숙소 예약은 이 기간 408%나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