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물가·불안한 경제…‘자기계발’만이 살길이다
치솟는 물가·불안한 경제…‘자기계발’만이 살길이다
  • 이영순
  • 승인 2022.08.04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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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투자에 올인하는 ‘자(自)테크’ 인기
자료=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자료=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불안한 경제상황이 이어지면서 부동산은 물론 코인과 주식 등 이른바 ‘한방 투자’에 대한 인기도 시들어가고 있는 요즘, 믿은 것은 ‘자신’ 뿐이라며, 스스로에게 투자하는 이른바  ‘자(自)테크’ 바람이 불고 있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자(自)테크(나테크)’ 관련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는 상황 속에서 스스로의 역량에 투자해야 한다는 인식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먼저, 사회 전반적으로 경제 상황에 대한 불안감이 매우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응답자가 최근 물가 인상을 체감하는 편(97.9%, 동의율)이라고 응답했으며, 거의 모든 분야의 물가가 오르고 있기 때문에(94.4%, 동의율) 생활비 지출에 많은 부담(85.0%)이 있음을 토로하고 있었다. 때문에 고물가 시대를 맞아 절약 등 기본 지출을 줄여야 한다는 인식(43.0%)이 많았는데, 2030 세대를 중심으로 투자나 재테크 등을 통해 기본 자산을 늘려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은 편이었다. 

다만, 현재 경제 상황이 위태롭다 보니 투자 시장도 불안한 것 같다는 평가(89.3%, 동의율)가 높게 나타나고 있었다. 요즘엔 어떤 투자도 성공을 확신하기가 어려운 것 같다는 우려의 목소리(83.1%)와 함께 투자 성공을 통한 ‘인생 한 방’이 더욱 쉽지 않아졌음을 체감하는 경우도 높은 수준(77.5%)으로 나타나고 있었다. 투자 형태 중에선 부동산 투자가 수익률과 안전성 측면에서 가장 높게 평가되고 있었으며, 최근 기준금리 인상으로 정기예금/적금 투자의 안전성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었다. 주목해볼 만한 점은 스스로의 역량을 키우는 자기계발 투자가 실패하지 않을 것 같은 투자 방식으로 높게 평가되고 있었다는 점인데, 불안정한 미래를 극복하기 위해 스스로의 실력과 능력을 키워야 한다는 데에 많은 사람들이 동의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10명 중 9명 “현재 자기계발하고 있어”

전체 응답자의 10명 중 7명(73.8%, 동의율)이 한국 사회의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인식을 드러내고 있었다. 우리 사회에서 안정적인 직업을 찾는 일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만큼(84.3%) 10년 후의 내 모습에 대해서도 불안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은 편(61.2%)이었다.

이렇듯 사회 전반적으로 고용 안정에 대한 위기 의식이 높아지는 가운데 자신의 능력과 스펙에 대한 자신감은 매우 낮은 수준이었다. 나는 주변의 또래 사람들보다는 조금 더 능력이 좋은 편(20대 21.6%, 30대 22.0%, 40대 26.0%, 50대 25.6%)인 것 같고,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원하는 곳으로 이직할 수 있을 것 같다(20대 29.2%, 30대 21.6%, 40대 19.6%, 50대 12.0%)는 응답이 낮게 나타나고 있었는데, 이는 자연스레 자기계발에 대한 많은 관심(70.0%)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자기자신의 능력을 인색하게 평가한 만큼 스스로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자기계발 의지가 높게 나타난 것이다. 실제로 자기계발에 대한 니즈가 높아지는 건 그만큼 미래가 불안하기 때문이고(79.9%, 동의율) 지금 돈을 절약하는 것보다 자기계발 등을 통해 스스로의 몸값을 높이는 게 더 가치 있는 일인 것 같다는 인식(55.6%)을 확인해볼 수 있었다. 

또한 전체 응답자의 87.2%가 현재 자기계발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체력 및 건강 관리를 하고 있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으며(43.7%, 중복응답) 그 다음으로 재테크/투자 공부(34.1%), 나만의 루틴 만들기(25.5%), 운동 배우기(25.2%) 등에 대한 활동이 활발한 편이었다. 특히 20대 응답자의 경우 외국어 공부(20대 34.8%, 30대 26.0%, 40대 14.4%, 50대 14.8%)나 직무 관련 자격증 공부(20대 30.8%, 30대 20.4%, 40대 13.2%, 50대 12.4%), 전문기술 학습(20대 17.6%, 30대 14.0%, 40대 8.4%, 50대 12.4%) 등 자신의 직무 능력 및 커리어 개발을 위한 자기계발 활동이 상대적으로 더 많은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를 통해 현재 취업을 준비하거나 사회초년생인 젊은 세대가 더 많은 미래 불안감을 느끼고 있음을 읽어볼 수 있었다. 

자료=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자료=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미래 불안 속 스스로에 대한 투자는 ‘필수’

이처럼 최근 ‘자(自)테크’가 늘어나고 있는 이유는 스스로의 가치를 높여 대체 불가능한 사람이 되는 것이 가장 좋은 재테크 방식(77.3%, 동의율)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나에 대한 투자는 가장 성공 가능성이 높은 재테크(63.5%)라는 인식도 높은 편이었는데, 자신의 역량을 키우고 경제적 생산 가치를 높여야만 불안정한 미래에 대비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엿볼 수 있었다.

또한 이제는 자신만의 차별화된 능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해졌고(91.8%, 동의율), 자기계발이 필수인 시대로 접어든 만큼(88.6%) 앞으로 자기자신을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투자하려는 사람들이 더 늘어날 것 같다는 전망(81.8%, 동의율)이 높게 나타나고 있었다. 특히 스스로에 대한 투자는 지금 당장 여유가 없더라도 미리미리 해두는 것이 좋다는 응답(63.8%)은 주목할 만한 부분이었다. 자기계발은 나중에 안정적인 직업을 갖고 삶의 여유가 있을 때에 해도 늦지 않다는 인식(37.0%, 동의율)과 비교했을 때, 향후 ‘자(自)테크’를 일찍부터 시작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질 것이라는 점을 엿볼 수 있었다. 실제로 자기계발은 나이가 어릴 때 더 많이 해둬야 한다는 응답(68.3%, 동의율)이 높은 수준으로 나타나고 있었다.

또한 전체 88.7%의 응답자가 자기계발을 위해 시간이나 비용 등을 투자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는데, 향후 물가나 경제 상황이 안정된다면 자기계발에 대한 니즈가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은 전체 25.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경제적 수준에 따라 자기계발의 수준이나 범위가 달라지는 것 같고(89.7%, 동의율) 자기계발도 경제적 여유가 있어야 할 수 있는 일(76.8%)인 데다 당장 먹고 사는 일이 힘들다면 자기계발을 하기 어렵다는 인식(73.7%)이 높게 나타나고 있었지만, 앞으로도 자기계발에 대한 니즈는 높을 것 같다는 응답(85.9%, 동의율)이 지배적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결국, 가장 확실한 투자 대상은 나 자신이라는 인식(70.5%, 동의율)을 바탕으로 앞으로 ‘자(自)테크’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질 것임을 전망해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