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소성’ 매력 느끼는 MZ세대, 오늘도 ‘오픈런’ 한다
‘희소성’ 매력 느끼는 MZ세대, 오늘도 ‘오픈런’ 한다
  • 차미경
  • 승인 2022.08.18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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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세대, 오픈런 ‘하나의 문화’ 자리
오픈런의 가치 ‘품질’ 보다 ‘희소성’ 
자료=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자료=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최근 언론 등을 통해 영업을 시작하기 전부터 매장 앞에서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리다가 매장 셔터가 올라가자 마자 우르르 뛰어들어가는 일명 ‘오픈런’의 관경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개장, 열림’을 뜻하는 ‘open’과 ‘달리다, 뛰다’의 뜻을 가진 ‘run’이 합쳐진 이 단어는 말 그대로 ‘개장과 동시에 입장하다’라는 뜻으로 한정된 갯수의 물건을 구매하기 위한 경쟁을 뜻한다.

최근 MZ세대들 사이에서는 이러한 ‘오픈런’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하고 있다. 희소성과 성취감을 추구하는 MZ세대들에게 오픈런은 충분히 가치있는 행위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오픈런 주도 하는 MZ세대
47.7% “오픈런 경험해본 적 있어”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오픈런(Open Run) 관련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2030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오픈런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도 오픈런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을 확인해볼 수 있었다. 먼저, 전체 응답자의 10명 중 7명(71.0%)이 ‘오픈런’이라는 단어를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전체 47.4%는 직접 경험해본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로 식당이나 음식점(22.7%, 중복응답), 놀이공원 및 테마파크(21.7%), 카페나 베이커리(15.7%) 등에서 오픈런을 해본 적이 있다는 응답이 많았으며, 특히 여성과 저연령층, 평소 SNS를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응답자에게서 오픈런 경험이 더 많은 것을 알 수 있었다. 

평균적으로 주말에 30분에서 1시간 정도 오픈런을 해봤다는 응답이 많았는데, 의류/신발 매장이나 팝업스토어, 편집샵의 경우 상대적으로 대기 시간이 더 많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통매장의 경우 늦게 가면 제품이 품절되거나 일일 판매 수량이 한정돼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많았으며, 특히 의류/신발 매장의 경우 리셀이 가능한 제품을 판매(28.1%, 중복응답)하기 때문에 오픈런을 하게 됐다는 평가가 많았다. 다만 오픈런의 경우 대기 시간 대비 만족도가 높은 수준은 아니었다. 놀이공원/테마파크(41.5%), 미술관/전시회(40.4%) 등 ‘체험’ 위주의 장소인 경우 대기 시간 대비 만족도가 비교적 높게 나타났으나, 단순 경험 차원에서의 가치를 높게 평가할 뿐 전반적인 오픈런 만족도는 낮은 수준에 그쳤다.

자료=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자료=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한편, 최근 오픈런 현상의 증가를 체감하는 경우는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요즘 다양한 분야에서 오픈런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81.2%, 동의율) 같고,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라면 오픈런을 마다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아진 느낌이라는 응답(80.0%)을 통해 오픈런이 하나의 사회적 현상으로 자리잡았음을 짚어볼 수 있었다. 그리고 이러한 오프런 현상은 MZ세대가 주도하고 있다는 평가(20대 94.7%, 30대 91.6%)가 많았는데, 실제로 2030 젊은 세대에서 요즘 소위 말하는 ‘핫플레이스’에 방문하려면 오픈런이 필수인 시대가 됐다는 응답(20대 59.6%, 30대 63.6%, 40대 51.2%, 50대 52.8%)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고 있었다. 

또한 고가의 명품 매장 등에 국한돼 있던 오픈런 현상이 일반 소비 품목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띄는 부분이었다. 요즘엔 오픈런이 고가의 명품 매장 등에 국한되지 않는 현상인 것 같고(77.8%, 동의율), 내가 좋아하거나 관심 있는 분야라면 얼마든지 오픈런을 시도해볼 가치가 있는 것 같다(52.6%, 동의율)는 응답이 나타나고 있었다. 특히 이러한 오픈런 현상의 확대는 매장이나 제품의 ‘품질’보다 ‘희소성’에 더 많은 가치를 두고 있기 때문이라는 점은 눈여겨볼 만한 부분이었다.

오픈런을 시도하는 건 제품(매장)의 품질 때문이라는 응답이 19.2%에 그친 것과 달리 제품(매장)의 희소 가치 영향이라는 응답(59.4%, 동의율)은 높게 나타난 것이다. 물론 남들보다 먼저 구매했다는 성취감(45.8%, 중복응답)이나 리셀 등의 경제적인 이유(43.8%)도 적지 않은 편이었으나 많은 사람들이 오픈런에 그만큼의 시간을 투자하는 건 ‘돈이 있다 해도 쉽게 얻을 수 있는 제품’이 아니기 때문이라는 인식을 확인해볼 수 있었다. 이를 통해 희소성에 대한 사람들의 열망이 최근의 오픈런 현상을 밑받침하고 있음을 짐작해볼 수 있었다.

자료=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자료=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실제 오픈런 시도 의향은 36.9%로 낮은 편
소비 흐름상 오픈런 지속될 것으로 예상

다만, 향후 오픈런 시도 의향은 전반적으로 낮은 수준(20대 41.6%, 30대 42.4%, 40대 33.6%, 50대 30.0%)으로 평가되고 있었다. 오픈런을 할 만큼의 가치가 있는지 모르겠고(60.1%, 동의율) 시간이 너무 아까운 데다(56.4%) 오픈런 때문에 노숙을 하거나 새벽부터 기다리는 사람들이 한심하게 느껴진다는 응답(50.2%)이 나타나고 있었다. 특히 오픈런은 SNS나 미디어 등에서 조장하는 현상인 것 같고(65.4%, 동의율) 공급량을 줄여 희소 가치를 높이는 마케팅 전략에 불과하다는 지적(62.1%)도 높은 수준이었으며, 요즘처럼 물가가 오르는 상황에서의 오픈런 현상은 극심한 사회 양극화를 보여주는 것 같다(70.7%)는 응답도 확인해볼 수 있었다. 

하지만 오픈런에 대한 일부 부정적 인식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오픈런 기세가 꺾일 것이라고 전망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 오히려 SNS 등에서 오픈런을 인증하는 사람들이 지금보다 더 많아질 것 같고(71.9%, 동의율)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오픈런을 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질 것 같다(70.3%)는 응답이 높게 나타났는데, 지속적인 물가 인상으로 오픈런 인구가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은 23.3%에 불과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또한 직접 줄을 서는 방식보다 관련 어플이나 사전 예약 등을 활용하는 경우(69.9%, 동의율)가 많아질 것 같고, 가성비 품목에 대한 오픈런도 늘어날 것 같다(50.5%)는 응답을 통해 향후 오픈런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해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