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형저축보험, 보험사는 소극적?
재형저축보험, 보험사는 소극적?
  • 박성희 기자
  • 승인 2013.03.06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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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형저축(근로자재산형성저축)이 18년 만에 부활해 판매가 재개됐다. 은행과 증권, 상호금융사들은 6일 일제히 재형저축 판매에 들어갔다. 은행은 재형저축, 증권은 재형저축펀드를 판매하고 있다.

금융시장의 큰 축을 담당하는 보험만 재형저축보험 출시를 늦추고 있다. 빨라야 4월부터 일부 보험사들이 재형저축 보험 판매에 나선다. 대부분 보험사들은 재형저축보험 출시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

보험업계에 재형저축은 매력적이지 않다. 이미 10년짜리 장기저축성 보험은 비과세 혜택을 받는다. 사업비를 별도로 계산해야 하는 보험상품 구조상 은행이나 증권보다 높은 금리를 주기도 어렵다. 정부 요청에 생색내기용 상품만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

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생보사 빅3와 동양생명 등이 이르면 4월쯤 재형저축보험을 출시할 예정이다. 손해보험사들은 아직 상품 출시 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다.

재형저축은 서민들의 목돈 마련을 위해 정부가 비과세 혜택을 제공하며 각 금융사들에게 판매를 독려한 상품이다. 주요 은행과 증권사들은 이날부터 재형저축과 재형저축펀드를 판매하고 있다. 분기당 300만원씩 7년 이상 가입하면 이자소득에 대해 비과세 혜택을 받는다. 은행들은 우대금리 포함, 최고 4.0~4.6%의 금리를 제시하며 재형저축 가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보험사들은 재형저축보험 상품 출시도 늦추고 판매에도 시큰둥한 모습이다.

가장 큰 이유는 상품이 겹치기 때문이다. 보험사들은 이미 10년 이상 불입할 경우 비과세 혜택이 주어지는 저축성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재형저축보험을 내놔도 새로운 유형의 고객을 유치하기보다 저축성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잠재 고객을 잠식하는 효과가 더 크다.

고객이 창구로 찾아오는 은행과 달리 설계사를 통해 영업을 하는 보험사 사업구조도 걸림돌이다. 보험사는 거둬들인 보험료 중 일부 사업비를 떼야 한다. 은행이나 증권사 등과 같은 수준의 금리를 제공하기 어렵다. 은행이 4% 후반대까지 금리를 제시한다면 보험사는 4% 수준이 고작이다.

보험사 입장에선 10년간 자금을 운용하는 장기비과세 보험이 더 유리하다. 재형저축이 오히려 자금운용 기간이 짧아 매력이 떨어진다.

또한 보험가입 고객 입장에서도 저축성보험은 중도 인출이나 추가 납입이 가능하지만 재형저축은 가입 조건과 가입 규모 등에 제약이 많다.

한편 보험업계 관계자는 "재형저축보험을 원하는 고객들이 있기에 상품을 구비하지만 큰 메리트를 갖기 어려울 것"이라며 "고객들도 유연성이 높은 저축성보험과 이율이 높은 재형저축 중 자신의 필요에 맞춰 상품을 선택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