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창업자 69% “투자 혹한기 체감”..재직자 49.2% 스타트업 생활에 만족
스타트업 창업자 69% “투자 혹한기 체감”..재직자 49.2% 스타트업 생활에 만족
  • 정단비
  • 승인 2022.11.23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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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스타트업 창업자 58%는 벤처투자 시장 혹한기에 대해 자세히 알고 있으며, 69%는 투자 혹한기를 이미 체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와 오픈서베이가 ‘스타트업 트렌드 리포트 2022’를 발표했다. 스타트업 트렌드 리포트는 2014년부터 스타트업얼라이언스와 오픈서베이가 공동 시행해 온 설문조사로, 창업자와 재직자 등 스타트업 업계 트렌드를 파악한다. 

이번 설문조사는 대한민국 스타트업 생태계 참여자의 인식과 현실을 파악하기 위해 지난 9월 19일부터 23일까지 총 5일간 오픈서베이와 리멤버(창업자)를 통해 진행됐다. 창업자 200명, 대기업 재직자 250명, 스타트업 재직자 250명, 취업준비생 200명이 해당 설문조사에 참여했다.

창업자들은 올해 스타트업 생태계 분위기를 ‘54점’으로 평가했다. 창업자 10명 중 7명이 지난해(2021년) 대비 스타트업 생태계를 부정적으로 변화했다고 응답했다. 창업자 61%는 1년 전에 비해 생태계를 긍정적으로 인식한 이유로는 ‘스타트업에 대한 긍정적인 사회적 인식 확산’을 꼽았다. 1년 전에 비해 생태계를 부정적으로 인식한 이유로는 ‘벤처캐피탈의 미온적 투자 및 지원’이 57.1%로 큰 비중을 차지했다.

경제 상황 악화 가능으로 인해 창업자 40.5%는 2023년에도 지금의 분위기에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37%는 지금보다 부정적으로 변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긍정적으로 변화할 것이라는 응답자 22.5%에 비해 현상 유지/부정 전망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창업자들은 스타트업 생태계 발전에 있어 가장 시급하게 개선돼야 하는 점으로 ‘생태계 기반 자금 확보 및 투자 활성화(35.5%)’를 뽑았다. 이는 지난해 대비 19%p가 증가한 수치다. 다음으로 규제완화(18.0%)와 인수합병(M&A) 및 기업공개(IPO) 활성화 지원 (14.0%)가 뒤를 이었다(1순위 기준). 창업자들은 투자 유치 시 회사 가치(밸류에이션, Valuation) 산정(38.5%), 제품 및 서비스 이해시키고 설득시키기(31.0%)가 어렵다고 응답했다.

해외 진출을 고려 중인 창업자는 응답자의 53.0%였고, 이미 해외에 진출해 사업을 진행 중인 창업자는 25.0%였다. 해외 진출을 준비 중인 창업자는 동남아시아(54.5%), 북미권(53.9%), 일본(41.2%)을 고려하고 있다. 창업자들은 해외 진출 시 ‘비즈니스 네트워크 및 파트너십 확보’, ‘현지 시작 정보 파악’, ‘유통망/판로 개척 및 확보’를 고려하겠다고 응답했다.

한편 스타트업의 긍정적 인식 확산으로 인해 창업을 고려하는 비중은 증가했다. 스타트업 재직자의 58.0%는 1년 동안 직접 창업을 고려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으며, 이는 작년(50.8%) 대비 7.2%p 증가한 수치다. 대기업 재직자의 54.0%는 올해 창업을 생각해 본 적이 있으며, 이는 작년 대비 약 13%p 증가한 수치다.

취업준비생의 51%가 올해 창업을 고려한 경험이 있으며, 이는 작년 대비 약 16.5%p 증가한 수치다. 취업준비생은 창업을 고려하는 경우 콘텐츠/미디어, 패션/뷰티, 농식품 업종을 주로 염두에 두고 있다고 응답했다.

스타트업, 대기업 재직자 모두 ‘토스(비바리퍼블리카)’를 빠르게 성장하는 스타트업으로 평가했다. 스타트업 재직자가 생각하는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스타트업으로 토스(23.2%)가 가장 많이 응답됐고, 뒤를 이어 배달의민족(9.2%), 당근마켓(8.0%) 순으로 응답됐다. 일하는 방식을 알고 싶은 스타트업 역시 토스(23.2%), 배달의민족(10.4%), 당근마켓(6.8%) 순으로 나타났다.

대기업 재직자가 생각하는 빠르게 성장하는 스타트업으로 토스(14.0%)가 가장 많이 응답됐고, 일하는 방식을 알고 싶은 스타트업으로는 카카오, 토스, 배달의민족 순으로 나타났다. 

스타트업 재직자의 49.2%가 스타트업 생활에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주로 자율적이고 수평적인 조직 문화, 워라밸, 유연/빠른 의사결정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스타트업 지원에 가장 적극적인 기업을 묻는 설문에서는 카카오와 네이버가 압도적인 응답률을 보였다. 1순위 응답 기준 창업자 28.0%는 카카오를, 25.0%는 네이버를 꼽았다. 

가장 입주/활용하고 싶은 창업지원센터로는 구글스타트업캠퍼스(21.0%)가 큰 차이로 지난해에 이어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마루180, 서울창업허브, 판교스타트업캠퍼스, 디캠프 순으로 선호하는 창업지원센터로 나타났다. 

가장 선호하는 벤처캐피탈(VC)을 묻는 질문에는 알토스벤처스(16.5%)가 1위로 뽑힌 가운데, 소프트뱅크벤처스(13.5%), 한국투자파트너스(6.0%), KB인베스트먼트(6.0%)가 뒤를 이었다.

가장 선호하는 액셀러레이터로는 프라이머(11.5%)가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블루포인트파트너스(10.0%)와 스파크랩(7.0%), 퓨처플레이(7.0%) 매쉬업엔젤스(6.0%) 순으로 나타났다. 패스트벤처스, 스마일게이트 오렌지팜이 새롭게 10위권 안으로 진입했다.(1순위 응답 기준)

올해 리포트에는 스타트업 생태계가 주목하고 있는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탈(CVC) 선호도 문항이 신설됐다. 가장 선호하는 CVC로는 카카오벤처스(22.0%)가 1위로 뽑혔다. 2위는 네이버D2SF(12.5%)였다.

정부 역할 평가는 62.1점으로 작년(69점)보다 감소했다. 시리즈 A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 창업자는 상대적으로 정부 역할에 높은 평가를 줬다. 가장 적극적인 정부기관으로는 창업진흥원(24.0%)과 서울산업진흥원(15.0%), 창조경제혁신센터(14.5%)가 상위 3위권을 유지했다. 창업자들은 세제혜택/세금감면(7.4%), 금융 규제(6.4%), 노동/노무 관련 규제(6.4%)을 완화가 시급한 정부 규제로 꼽았다. 

이번 설문조사에서는 스타트업 생태계가 가장 궁금해하는 ‘벤처투자 시장 혹한기’에 대해 물었다.

창업자 82%는 지난해 대비 올해 스타트업 투자 시장이 위축됐다고 평가했다. 창업자 54.5%는 작년 대비 투자 유치가 어려워졌다고 응답했다. 주로 경기침체, 투자 시장 위축, 금리인상, 자금시장 경색 등으로 작년 대비 투자 유치가 어려워 졌다고 인식하고 있다.

창업자 58%는 벤처투자 시장 혹한기에 대해 자세히 알고 있으며, 69%는 실제로 이를 체감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투자 유치 단계별로 살펴보면, 시리즈 A 투자 이상 스타트업 창업자의 인지 및 체감 정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창업자 49.5%가 벤처투자 시장 혹한기 이슈로 인해 기업의 투자 유치 계획 일정을 앞당기거나 미루었다고 응답했다. 시리즈A 투자 단계 창업자들은 65.5%, 시리즈 B 투자 단계 이상 창업자들은 52.8%가 투자 유치계획이 변동됐다고 답했다. 창업자들은 투자 혹한기를 대비하기 위한 방법으로 기업 비용 절감(52.0%), 흑자 사업 집중(48.5%), 투자 유치 계획 조정(43.5%), 매출 다각화 전략 마련(41.5%)을 준비하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