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부양, ‘셀프vs자식’ 누구의 의무일까? 
부모 부양, ‘셀프vs자식’ 누구의 의무일까? 
  • 김다솜
  • 승인 2022.12.07 11: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1인가구 증가 등 가족의 형태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화되면서 자식의 부모 부양에 대한 인식도 달라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여전히 많은 이들이 부모 부양의 책임감을 느끼고 있으며 이로 인한 부담감도 적지 않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는 전국 만 19~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부모 부양 및 ‘영 케어러’(Young Carer) 관련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발표했다.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50.6%는 ‘자녀라면 마땅히 부모를 부양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응답했다. 특히 부모가 소득이 없는 경우라면 매달 일정 금액의 생활비 등을 경제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데 대한 동의율은 70.3%로 높은 수준이었다. 

실제 전체 응답자 10명 중 3명(33.8%)은 현재 부모를 경제적으로 부양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부모 부양은 자식으로서 마땅한 도리라고 생각하며(52.1%, 중복응답) 여태껏 받아온 양육과 경제적 지원에 대한 보답이라고 생각(37.6%)하는 경향을 보였다. 

부모에게 받았던 경제적 지원을 돌려줘야 한다는 인식은 오히려 연령대가 낮을수록 더 높게 나타났다. 20대와 30대는 각각 55.0%, 47.1%로 집계된 반면, 40대와 50대는 각각 39.6%, 24.6% 수준이었다. 

다만 부모 부양은 의무는 아니며 자녀의 경제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인식이 강했다. 응답자 중 84.7%는 ‘자식이라면 부모를 부양해야 하는 것이 옳지만 자녀가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면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으며, ‘자식이라고 무조건 부모를 부양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응답도 72.4%로 높았다. 

부모를 부양하는 이들은 경제적 부담(65.1%, 중복응답), 의료·간병비(52.3%) 등 금전적인 어려움을 토로했다. 부모님을 부양하는 일보다 나의 생계와 가정을 유지하는 일이 더 중요(53.0%)하며 부모님 스스로 본인들의 노후를 준비하는 게 좋을 것 같다(54.0%)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부모 부양의 책임이 전적으로 자녀에게 있다는 데 대한 동의율은 14.3%로 매우 낮은 수준이었다. 부모 부양 의무를 자녀 개인에게만 전가하는 것은 옳지 않으며(88.5%), 사회나 국가가 함께 책임져야 할 문제(53.2%)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았다. 

특히 부모 스스로 자신을 부양하겠다는 응답율은 91.0%로 매우 높았다. 그 이유로는 ‘자녀들이 살아가기에도 충분히 벅찰 것 같아서’(78.0%), ‘자녀에게 부모 부양의 의무까지 지우고 싶지 않다’(80.3%) 등이 꼽혔다. 

한편 10~20대 젊은 나이에 아픈 가족 등을 부양해야 하는 ‘영 케어러’와 관련해서는 우리 사회 전반적으로 관심과 지원이 매우 미비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응답자 10명 중 8명 이상은 영 케어러의 존재 자체를 모르는 경우가 많은 것 같고(87.1%), 영 케어러에 대한 현황 및 실태 조사조차 이뤄지지 않는 것 같다(83.8%)는 데 동의했다. 어린 나이에 부모를 간병하고 생계를 책임지는 것은 단순 효심으로 바라볼 문제가 아니며(87.6%), 정서적 학대나 다름없는 일(79.7%)이라는 의견도 많았다. 

이에 응답자들은 영 케어러를 위한 시급한 사회적 지원책으로 적절한 생계 보조(64.2%, 중복응답), 의료비 지원(58.6%), 간병인 수당 등 지급(54.3%) 등이 필요하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