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 어윤대, 연임 포기하면 임기 보장한다?
KB 어윤대, 연임 포기하면 임기 보장한다?
  • 김제경 기자
  • 승인 2013.04.15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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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그룹 어윤대 회장이 연임 없이 현 임기만 채우는 것으로 금융당국과 잠정 합의했다고 전해졌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14일 <동아일보>가 확인한 결과 "어 회장은 임기가 3개월도 채 남지 않아 임기를 채워도 연임만 하지 않는다면 당장 사퇴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며 "어 회장도 이런 부분에 공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 ⓒ뉴스1
금융당국은 KB금융이 민간기업이라는 점을 감안해 어 회장에게 즉각 사퇴를 종용하는 대신 오는 7월 초까지인 임기 만료 후 명예 퇴진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셈이다.
 
이는 민간금융회사의 인사에까지 정부가 개입한다는 비판을 사전에 감지한 것으로 풀이된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정부의 이런 방침에 따라 KB금융 측은 신임 회장 선출을 위한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다음달 중 가동할 계획이다. 7월 12일인 어 회장의 임기가 끝나는 대로 신임 회장이 취임하려면 45∼60일 정도의 회장후보추천위 활동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KB금융이 ING생명 한국법인을 인수하는 데 실패하는 과정에서 어 회장이 사외이사와 갈등을 겪는 등 경영상 적지 않은 문제점을 노출했다고 보고 있다.

이에 KB금융을 포함한 대형 금융지주회사의 지배구조를 개편하는 작업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전해진다. 금융지주회사와 자회사의 책임 및 권한이 분명하지 않아 지주사가 자회사를 상대로 경영권을 남용하는 문제가 있었다고 보고 조직개편을 유도하려는 것.

한편, 당국의 사퇴 압력을 받던 우리금융 이팔성 회장은 "우리금융 완전 민영화를 최초로 시도했으나 무산된 것을 아쉽게 생각한다”며 “금융산업 발전을 위해 민영화가 조기에 이뤄지기를 기원한다"며 사의를 밝힌 바 있다.

우리금융그룹의 차기 회장이 정해지면 금융당국은 총 18조 원의 공적자금이 들어간 우리금융 민영화 작업은 과거와는 다른 방식의 민영화 작업을 통해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