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1월 28일 카타르 월드컵, 대한민국과 가나의 경기가 있었던 날, H조 약체로 평가 되었던 것과 달리 가나는 전반부터 한국을 거세게 몰아 부쳐 0-2로 뒤진 상황이 이어졌다.
벤투 감독은 후반 12분 드디어 대표님의 막내 21살 이강인을 투입시켰고, 놀랍게도 1분 만에 조규성의 만회골을 터트리는데 큰 도움을 주었으며, 공격에 활력을 불어 넣는 그의 존재는 3분 만에 김진수의 크로스에 이어 2-2 무승부까지 팀을 끌어올렸다.
비록 최종 경기는 대한민국 대 가나 2:3으로 마무리 되었지만, 이 날 이강인의 플레이 만큼은 특급 칭찬을 해도 모자랄 형국이었으며, 이강인의 이런 모습은 꼭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이 아니라 하더라도 스타트업만이 할 수 있는 역량의 모습과 비슷했다.
정부에서도 많은 지원과 응원을 하는 스타트업계의 게임체인저가 되겠다는 ‘충청청년스타트업 협동조합’ 김도윤 이사장을 대전 청년창업사관학교에서 만나 보았다.
Q. 안녕하세요 이사장님. 반갑습니다. 장소가 낯설지 않은데요. 대전 청년창업사관학교에 계신건가요?
A. 네 반갑습니다. 올해 대전 청년창업사관학교 12기로 입교하였고 이제 마무리하게 되었습니다.
Q. 올해 청년창업사관학교에 들어오시게 되면서 뜻 깊은 시간이 되셨나요?
A. 네 무엇보다 뚜렷한 개성의 대표님들을 만나게 되면서 제가 부족한 점도 알게 되었고, 반대로 미처 깨닫지 못한 제 장점에 대해서도 알게된 시간이었습니다.
Q. 의미있는 한 해가 되셨군요. ‘충청청년스타트업 협동조합’은 어떻게 시작하시게 된건가요?
A. 창업을 하면서 깨닫게 된 것. 중 하나는 외로움과 고독함입니다. 매일 혼자만의 업무와 사투를 벌여야 하고 이 과정에서 나보다 한 걸음 앞선 사람이 딱 한마디만 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Q. 어떤 생각이라고 받아들이면 될까요?
A. 예를 들면 직장에 가도 엄연히 사수가 있지 않습니까. 팀장님도 계시고 부장님도 있지만 실무적인 능력이 나 코칭은 옆 자리 대리님께 받기 마련이죠. 청년창업사관학교도 도움이 되었지만 어디까지나 교육적인 부분에서의 역량이고 사업을 헤쳐나가는데는 선배들의 조언이 입체적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Q. 어떤 교육을 통한 사업의 이론적인 부분보다는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현장의 얘기가 필요하다는 것으로 봐도 될까요?
A. 네 비슷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스타트업은 말 그대로 이제 막 자라난 새싹과 같습니다. 대한민국이라는 토양 아래, 정부지원사업이라는 물을 뿌린다고 가정할 때. 저희 협동조합은 토마토가 잘 자라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지지대가 되고자 합니다.
Q. 그렇군요. '게임체인저'가 되겠다는 것은 어떤 의미라고 보면 될까요?
A. 앞선 의미와 같은데요. 대한민국 가나전에서 계속해서 공격은 못하고 수비만 하다가 끝날 것 같은 게임도 이강인 선수 하나만으로 분위기가 바뀌더니 4분만에 2골을 넣지 않았습니까? 스타트업이 스타트업으로 끝나느냐, 아니면 그 이후 중견이나 대기업으로 커가느냐는 단순히 지원금만을 되는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같이 옆에서 뛰어주고 공을 주고 받으며 정확하게 크로스를 날려줄 사람이 필요한거죠. 그러나 스타트업 특성상 많은 사람을 뽑을 수 없고 소상공인처럼 대체적으로 1인으로 시작하거나 운영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러니 혼자해서 어렵고 외롭고 고독한 싸움이 되는 겁니다. 투자를 엄청 많이 받거나 기본 매출을 일으키기까지는 많은 고난과 시련이 가득한 시간인거죠. 그래서 저희가 중간에서 스타트업을 지원해주는 게임체인저가 되겠다는 얘기입니다.
Q. 아무래도 아직까지는 정부의 지원과 스타트업 사이에서의 살짝 거리감 같은 것들이 있는 것 같은데요. 정부에서 어떤 부분을 지원하면 더 좋을까요?
A. 우리가 옷도 맞춤형으로 입지 않습니까? 군복도 다 같은 군복이 아니듯, 자신의 체형에 맞는 옷을 골라 입어야 합니다. 당장 마실 물 없는 스타트업에게 정부지원사업은 너무 소중한 일입니다.
그러나 여행자 에 따라 필요한 것들이 조금은 다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막에 계신 분은 뜨거운 햇빛을 가릴 천이, 남극에 있는 사람은 두꺼운 목도리가 도움이 되는 것처럼 모든 스타트업에 동일한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사업 성장 시기에 맞는 적절한 피드백과 나침반이 필요해보입니다.
Q. 창업을 직접 경험한 사람의 조언이 적절하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그런 맥락인가요?
A. 네 맞습니다. 우리가 운동을 하러 헬스장에 가면 멋진 몸매를 가진 트레이너 분들이 계신데요. 아무래도 직접 운동을 경험한 선수 출신의 트레이너 분들이 믿음직스럽고 실전적인 조언을 받을 수 있는데요. 저희는 이런 것들이 스타트업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직장인 분들 중에도 충분한 인사이트와 분석력을 가지신 능력자 분들이 계실 겁니다. 그러나 무언가를 잘 아는 것과 경험한 것은 결이 다르다고 믿습니다. 우리는 결혼에 대해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결혼을 해보기 전까지는 결혼생활에 대해 잘 모르지 않습니까. 관계에 있어서도 어떤 심리적인 갈등이나 문제의 원인을 기록한 이론서 100페이지 보 다 실제 연애를 하고 있는 사람의 ‘한마디’가 필요한 겁니다. 쉽게 말해 90분의 전후반 2경기보다 이강인 선수의 4분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죠.
Q. 어떻게 보면 하나의 기업이 성장하는 라이프 사이클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보통 우리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단계적 성장이 아니라, 성장하기 전까지 발전이 없는 것처럼 느껴지는 계단형 성장 말이죠. 무언가 뛰어넘기 위해 오랜시간이 걸리는 것들 말입니다.
A. 네. 그 시간들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고요. 재밌는 통계를 하나 보자면 2020년 국내 창업기업 10곳 중 7곳은 문을 연 뒤에 5년을 버티지 못하고 폐업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고 합니다. 5년차 생존률이 불과 29.2%로 미미하죠.
OECD 국가 중에서는 프랑스가 48.2%로 가장 높았고, 그 다음 영국이 43.6%, 이탈리아가 41.8%였습니다. 저희는 스타트업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정부에서 많은 자금을 들이고는 있지만 폐업률은 선진국에 비해 높은 편입니다.
Q. 앞으로 협동조합에서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A. 충청청년스타트업 협동조합은 이제 시작하는 단계입니다. 그 첫 단추로 지난 9월 22일 충남연수원에서 첫 발대식을 개최했구요. 이제 막 스타트업 지원을 위한 포문을 열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본격적인 준비는 내년 3월 협동조합 설립부터 구체화 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