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교량건설 현장 사고 은폐…일파만파
현대건설, 교량건설 현장 사고 은폐…일파만파
  • 신상인 기자
  • 승인 2013.05.13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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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인명피해 초래할 수 있는 교량…안전점검 다시 해야

대구의 한 도로와 교량건설 공사현장에서 콘크리트 빔 추락사고와 관련, 공사관계자들의 조직적 사고은폐 의혹과 함께 시공사인 현대건설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교량건설 공사는 지난해 경기도 파주 장남교 시공시 붕괴로 인한 14명의 인명사고와 90년대 초 성수대교 참사에서 알 수 있듯이 조그마한 사고에도 대형 인명피해를 초래할 수 있어 안전점검이 최우선 시 되고 있다.

다행히 근로자들이 출근하기 전에 일어나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시공사인 현대건설과 대구시건설본부, 감리단이 원인 규명도 하지 않은 채 서둘러 현장을 정리하는가 하면 사고 보고가 터무니 없이 늦어 빈축을 사고 있다.

게다가 대구시건설본부에 사고 해명을 떠넘기고 뒷짐만 지고 있는 현대건설 관계자는 김범일 대구시장으로부터 강하게 질책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일 공사현장의 콘크리트 구조물 붕괴 사고에 대해, 사고 직후 시공사인 현대건설과 대구시, 감리단이 합심해 정확한 사고 원인도 조사하지 않은 채 떨어진 콘크리트 빔을 서둘러 파쇄하는 등 상식밖의 조치를 취했다.

대구시건설본부 측은 현장 이동통로 확보를 위해서라고 해명했지만 다른 공사 현장의 경우 사고 발생 시 원인 규명을 위해 외부 전문가들이 조사할때까지 현장을 보전해야함에도 공사에 참여한 관계자들의 임의 판단에 따라 현장을 정리했던 것이다.

특히, 사고와 관련해 자신들은 뒤로 빠진 채 대구시건설본부가 나서 토목부장의 판단(육안으로 점검)으로 자연낙하로 추정, 현장을 정리했다는 황당한 해명을 늘어놓으면서 현대건설과 대구시의 유착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또 오전 6시경 사고가 발생했음에도 12시간이나 지난 이날 오후 5시 45분경 대구시장 비서실에 보고한 것으로 밝혀져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이는 사고를 은폐하려다 언론의 취재가 시작되자 뒤늦게 보고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현장 관계자들이 아닌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비상주 감리단 및 전문가 등이 현대건설이 시공하고 있는 전체 구간에 대한 안전점검을 실시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또한 안전이 최우선인 교량건설 현장에서 외부전문가가 도착하기도 전에 사고 현장에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시공사와 감리단, 건설본부관계자들끼리 의견이 일치한다는 이유로 현장을 훼손한 것은 뭔가 숨기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증폭하고 있다.

이뿐 아니라 지역 토목업계 일각에서는 "건설 일정이 급하다보니 현장 정리를 빨리해 공사를 계속 진행하기 위해서거나 장기간 방치한 콘크리트 빔의 문제 또는 부실시공 등의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한편 현대건설 관계자는 "대구시와의 유착 의혹은 아니다"라며 "구조물이 보기 싫어 미관상 철거했고, 자세한 사항은 조사 후에 알 수 있다"라고 짧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