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줌인] 금부터 약까지 ‘누르면 나온다’..이색 자판기 전성시대
[트렌드 줌인] 금부터 약까지 ‘누르면 나온다’..이색 자판기 전성시대
  • 김다솜
  • 승인 2023.03.06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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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ttyimages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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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는 자판기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음료 자판기였다. 하지만 최근 국내 자판기의 종류가 더 다양해지고 있다. 신선식품, 주류, 피자 등 각종 식품부터 금, 담배, 약까지 말 그대로 없는 것 빼곤 다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전기만 있으면 원하는 장소 어디에든 설치할 수 있어 점포 입장에서는 24시간 운영 및 인건비 부담을 덜 수 있고, 소비자 입장에서도 대면 접촉 없이 시간에 구애받지 않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지난해 GS리테일은 편의점과 슈퍼마켓 일부 매장에 금 자판기 ‘국민30골드’를 설치했다. 해당 자판기를 통해 1.875g~75g 등 총 5종의 중량별 골드바를 구매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GS리테일에 따르면 금 자판기 도입 한달여 만에 1000돈(3.75kg)이 판매됐을 정도로 소비자 관심이 높았다. 

재미와 경험을 중시하는 MZ세대부터 소액 투자에 익숙한 중장년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재판매가 좋은 골드바라는 점에서 특히 소액 투자 수요를 이끌었다는 평을 얻었다. 

GS리테일은 올초 크린토피아와 함께 무인세탁함 서비스도 선보였다. 간단한 조작으로 간편하게 세탁물을 접수하면 크린토피아가 이를 수거해 세탁한다. 세탁이 끝나고 나면 세탁함에서 완료된 세탁물을 찾아갈 수 있다. 

성인 인증 절차가 필요한 주류·담배 자판기에 대한 가능성도 열리는 모습이다. 정부는 주류 자동판매기를 한정 허용하는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현재 50여개 매장에서 무인 주류 자판기를 시범 운영 중이다. 

규제샌드박스에 참여하는 업체는 도시공유플랫폼, 신세계아이앤씨, 일월정밀, 페이즈커뮤 등 4개 업체다. 각 업체는 안면인식 기술, 카카오 지갑 인증 서비스 등을 접목 시켜 본인인증 및 성인인증 과정을 도입시켜 미성년자들의 주류 구매를 차단하고 있다. 

술과 담배를 함께 판매할 수 있는 주류·담배 무인 판매기도 소상공인 매장에 들어설 수 있게 됐다. 중소벤처기업부의 소상공인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소상공인이 해당 자판기를 도입하는 경우 일부 국비 지원도 받을 수 있다. 

일각에서는 미성년자가 이 자판기를 악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지만, 시범 도입 기간 부작용 방지를 위한 보완책을 마련하면 이같은 무인자판기가 상용화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신선식품을 판매하는 무인자판기도 있다. 앞서 편의점 미니스톱은 프레시스토어와 협업을 통해 정육 자판기 ‘프레시스토어’를 선보였다. 소고기, 양고기, 돼지고기의 다양한 부위를 손쉽게 구매할 수 있는 자판기다. 

서울교통공사는 팜에이트(Farm8)와 ‘메트로팜’을 출시했다. 재배와 수확, 판매까지 역사 내에서 이뤄진다는 게 특징이다. 지하철역 유휴공간을 활용한 사업으로, 메트로팜에서 수확한 채소들은 바로 옆에 설치된 전용 자판기에서 샐러드 형태로 구매할 수 있다. 

약국 전용 스마트드럭스토어 팜24(Pharm 24)는 의약외품과 의료기기, 건강기능식품 등을 담을 수 있는 약국 특화 무인자판기를 내놨다. 

의약품 자판기도 설치를 눈 앞에 두고 있다. 쓰리알코리아(3RKorea)가 개발한 화상투약기는 콜센터 등에 상주하는 약사와 원격으로 상담한 뒤 소화제, 감기약 등의 일반의약품을 구매할 수 있는 자판기다. 

지난해 6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정보통신기술 규제 샌드박스 심의위원회서 규제특례 승인을 받아 올해부터 시범사업이 가능해졌다. 당초 2월 중 수도권 10곳에서 시범 운영이 시작될 예정이었으나 과기부, 보건복지부 등 관련 당국의 심의 및 점검이 늦어지고 있다. 

쓰리알코리아 관계자는 “이미 시범 운영을 진행할 약국도 모두 정해진 상태”라며 “행정적 절차가 끝나는 대로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