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Q. 스베에 간략한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스페이스베이스(이하 스베)는 IT기술을 기반으로 한 회사들 그리고 스타트업 업무공간의 공간브랜딩을 전문적으로 하는 공간디자인 회사입니다. (‘스베’는 최근 스페이스베이스에서 사명을 변경하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하는 일이 공간을 베이스로 한 모든 작업이라는 뜻에서 만들게 되었습니다. 공간디자인은 공간을 시작으로 모든 것이 시작됩니다. 공간이 단초가 되어 설계의 이유를 만들고 평면계획의 기초가 되며 나아가 스베 팀이 만나게 된 계기가 되기도 하여 우리의 시작을 열어주는 시발점이라는 생각에 붙여진 사명입니다.
Q. 어떻게 공간디자이너가 되었나요?
설치미술을 공부하던 저는 Bergdorf Goodman의 쇼윈도를 보며 처음 공간디자인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작은 공간에서 환상을 불러 일으키는 디스플레이를 보며 공간디자인이 가진 힘에 매료되었습니다. 그래서 대학2학년에 백화점 디스플레이 인턴을 지원하여 시작하게 되었고 3학년에는 무대미술과 뮤직비디오 세트를 만드는 스튜디오에 입사하여 공간디자이너로의 경험을 쌓았습니다. 20년이 지나도록 공간디자인을 하며 변치 않는 나의 직함은 디자이너였습니다. 그래서 요즘도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디자이너 김영은입니다’라고 소개를 합니다.
Q. 기업 공간 브랜딩 업무를 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을까요?
세트장, 무대, 상업공간 등 다양한 공간의 디자인을 하였으나 현재 저는 업무공간에 가장 큰 매력을 느껴 기업공간들을 만들고 있습니다. 특별한 계기 보다는 시대흐름과 일하기를 즐기는 성격이 원인이 된 것 같습니다. 2016년 처음으로 사무실인테리어들을 접하긴 하였으나 그 시기에는 업무공간의 인테리어에 대하여 흥미를 느끼지 못하였습니다. 그래서 2018년 부터는 IT스타트업오피스와 카페 인테리어로 집중하며 사무실과 상업공간이라는 큰 카테고리에서 더 작은 영역으로 범위를 좁혀 집중하였습니다. 그러던 중 20년 코로나로 상업공간의 문의가 없어지던 시기 저는 코로나의 여파로 급성장하는 디지털 및 온라인산업군의 업무공간을 조성하는 것으로 회사의 시스템을 바꾸었고, 당근마켓, 웨이브, 오늘의집, 밀리의서재 등 그 시기 가장 이슈가 되었던 스타트업을의 공간을 브랜딩하게 되었습니다.
IT에 적응된 이삼십 대가 주를 이루는 스타트업들은 그들은 기업공간브랜딩에 관심을 가지는 세대들로 업무공간의 공간브랜딩으로 기업의 아이덴티티와 문화를 보여주려 하고 사내 카페테리아를 이용하며 동료들과 편한 분위기로 회의하는 것을 선호합니다. 기존의 딱딱한 사무공간에서 변화되는 사무실들은 카페테리아, 라운지, 다양한 형태의 회의실, 폰부스, 안마실 등 다양한 용도의 공간을 필요로 하고 책상배열에서만 그치던 업무공간디자인은 디자이너로서 역량을 발휘하고 싶은 욕구를 불러 일으키는 재미있는 인테리어디자인 영역으로 변화되게 되었습니다.
일을 하며 ‘업무공간은 일하는 사람들에게는 천국처럼 느껴져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 오랜 시간 일해도 불편하지 않고, 일의 중간 중간에 잠시의 쉼을 취할 수 있으며, 영감을 줄 수 있는 천국 같은 오피스에서 일하고 싶었던 나는 일하는 것을 즐거워하는 사람들에게 그것은 꼭 필요한 공간이라는 확신을 하게 되었습니다.
2016년 이후 7년 간 업무공간을 만들다 보니 이 공간에 대한 철학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거의 모든 사회인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이 회사라면 편안한 업무공간을 만드는 일이 많은 사람들의 생활을 조금 더 즐겁게 변화시킬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고 우리의 디자인이 유행을 쫓고, 소비를 부추기며, 보여주기를 위한 디자인이 아닌 사람들의 생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일이라는 의미를 새기며 지금은 여러 공간들 중 가장 흥미를 느끼는 공간이 되었습니다.
Q. 일을 진행하면서 어려운 점이 있을까요?
보통 기업공간들은 여러 인테리어회사들의 시안과 견적을 비교해서 협력사를 선정하는 비딩의 과정을 거치는데, 그 과정이 최소2주~3주가량 4인 이상의 인원이 투입되어 준비하는 작업입니다. 비딩에 참여하고 떨어지게 되는 것은 오롯이 인테리어 회사의 몫인데 인테리어디자인과 사이트를 분석하여 제출하는 과정을 당연한 서비스로 생각하는 문화가 아쉽긴 합니다. 그리고 인테리어라는 산업군은 회사규모에 따라 분류가 되어 있지 않으며 대학의 정규과정으로 생긴 역사도 짧다 보니 인테리어를 하는 이들을 모두 업자로 여기는 문화가 불편할 때가 있습니다.
Q.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목표와 바람이 있습니다. 목표는 업무공간디자인 회사 중 가장 신뢰할 만한 회사가 되는 것입니다. ‘사람을 생각하는 디자인’을 하는 회사로 계속적으로 끌고 가고자 합니다. 그래서 오피스공간 또한 복지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진 이들에게 가장 먼저 떠오르는 회사가 되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100년을 갈 수 있는 회사가 되기 위하여 회사의 시스템을 더욱 견고하게 갖추고자 합니다.
바람은 스베에서 일을 함께한 팀원들이 이후에 이 직장을 떠올린다면 즐거웠던 직장으로 기억하고 자신이 성장했던 회사로 기억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