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영석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경기 부천시 정, 보건복지위원회)이 지난 5일 ‘가족돌봄아동·청소년·청년 지원법 제정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가족돌봄아동·청소년·청년에 대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지원체계를 마련하는 『가족돌봄아동·청소년·청년 지원법』을 대표발의한 서영석 의원은 “정부가 작년 2월 가족돌봄청년 지원대책을 발표했지만, 실태조사 결과와 입법 추진 현황이 감감무소식인 상황”이라며 기자회견을 개최한 이유를 밝혔다.
이어 “그간 우리 사회에서 ‘효자, 효녀, 소년·소녀 가장’으로 불리며, 칭찬이나 연민의 대상으로만 여겨졌던 가족돌봄아동·청소년·청년을, 이제는 국가와 사회가 적극적으로 책임져야 한다”며 가족돌봄아동·청소년·청년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여·야 국회의원들의 초당적 협력,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가족돌봄아동·청소년·청년 지원법'은 2021년, 22세 청년이 뇌출혈로 쓰러진 아버지를 홀로 돌보다가 생활고를 견디다 못해 방치하여 사망에 이르게 한 ‘대구 청년간병인 사건’ 이후, 가족을 돌보는 아동·청소년·청년에 대한 사회적 문제의식이 증가하면서 발의됐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가족돌봄아동·청소년·청년’에 대한 명확한 정의나 실태조사, 지원방안 및 전달체계를 규정하는 법률이 부재한 상황이다.
이를 위해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서는 ‘가족돌봄아동·청소년(영케어러) 정책개선 캠페인’을 통해 ‘영케어러 특별법’ 제정을 위한 서명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황영기 초록우산어린이재단 회장은 “가족돌봄아동·청소년은 일반적인 아동에 비해 충분한 휴식과 학습 기회를 보장받지 못하며, 가족돌봄에 대한 심리적 불안감을 안고 살아간다”며 법률 제정을 촉구하는 국민 9천 명의 서명을 국회에 전한 바 있다.
한편 가족돌봄아동 당사자로서 기자회견에 참석한 정하늘 아동 대표(18세)는 몸이 불편한 어머니를 대신해 9살 때부터 갓난아이였던 동생을 전적으로 돌봐야 했던 상황을 전하며, “자신이 어머니와 동생을 지탱해야 한다는 압박감으로 스스로에게 부담을 주게 되는 게 가장 힘든 부분”이라며 가족돌봄의 어려움을 말했다. 또, “아동·청소년들이 현실의 무게를 이겨낼 수 있도록 경제적 지원뿐만 아니라, 학업, 자립, 심리지원 등 다양한 지원이 필요하다”라며 법 제정을 촉구했다.
스무 살 때부터 아버지를 간병했던 가족돌봄청년 당사자로서 “아빠의 아빠가 됐다”, “새파란 돌봄” 등을 쓴 조기현 대표는 “정부의 대책 마련이 늦어지는 사이, 가족돌봄아동·청소년은 학업 부진에 시달리고, 가족돌봄청년은 원하는 진로를 포기하는 등 생애 전반이 빈곤에 빠질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가족돌봄아동·청소년·청년이 잘 돌보고, 잘 돌봄 받으며, 성장할 수 있는 사회가 될 수 있도록 법안 통과에 힘을 보태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