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피스, "아마존 불법 채굴에 '현대 중장비' 가장 많이 동원돼"
그린피스, "아마존 불법 채굴에 '현대 중장비' 가장 많이 동원돼"
  • 오정희
  • 승인 2023.04.12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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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에서 최근 범죄조직이 가담한 불법 금 채굴로 논란인 가운데, 현대 중장비가 아마존을 헤집는 채굴에 가장 많이 동원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몇 년 새 아마존 파괴가 유례없이 가속화되면서 2019년부터 2021년 사이 원주민 보호구역에서 불법 채굴로 파괴된 열대우림의 연평균 면적은 앞선 10년 평균에 비해 세 배로 커졌다.

그린피스는 12일 프레스센터에서 ‘HYUNDAI 중장비 아마존 파괴 동원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열어, 아마존 원주민 보호구역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는 불법 금 채굴과 그로 인한 생태계 파괴, 원주민 피해 실태를 고발하고, 최근 아마존 파괴를 가속화하고 있는 굴착기 사용 현황과 문제점을 조사해 공개했다.

조사에 따르면 아마존 불법 채굴 현장에 동원되고 있는 중장비 10대 중 4대는 HD현대건설기계(이하 현대) 굴착기로 나타났다.

채굴 현장에서 확인한 굴착기 176대 중 75대가 현대…점유율 43%로 압도적 1위 (사진=IBAMA)
채굴 현장에서 확인한 굴착기 176대 중 75대가 현대…점유율 43%로 압도적 1위 (사진=IBAMA)

그린피스는 지난 3년여 동안 아마존 금 채굴의 95%가 집중된 야노마미, 문두루쿠, 카야포 원주민 보호구역에서 항공 촬영을 통해 채굴 현장을 조사했다. 이들 지역은 채굴이 법으로 금지된 원주민 보호구역이지만, 금이 많이 매장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최근 범죄조직이 가담한 불법 금 채굴이 활개를 치고 있다. 조사 현장에서 발견된 중장비는 모두 176대로 이 가운데 75대가 현대 중장비로 확인됐다. 현대 굴착기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1.2%에 불과하지만, 아마존 열대우림에서 점유율은 43%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

이와 관련해 그린피스는 현대 중장비의 현지 판매업체 BMG는 경쟁 브랜드에 비해 불법 채굴 현장과 가까운 곳에 대리점을 집중적으로 설치하고, 불법 채굴업자들에게 적극적인 금융 지원도 제공해 점유율을 높였다고 비판했다.

2021년 10월 배포된 HD현대건설기계 보도자료에 따르면 2021년 7월에 HD현대건설기계 브라질 공장의 누적 굴착기 생산 대수가 1,000대를 기록했다. 브라질 생산 대수 중 최소 60% 이상이 이타이투바 채굴업자들에게 팔렸을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아마존 카야포 원주민 지도자 도토 타칵 이레(Doto Takak Ire) 씨는 “현대 중장비가 원주민 보호구역에서 사용되지 않도록 현대에 조치를 취할 것을 직접 요구하기 위해 야노마미, 문두루쿠 그리고 카야포를 대표해서 한국에 방문했다. 현대에서 생산된 굴착기가 아마존 열대우림을 파괴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 굴착기를 사용한 채굴은 강을 오염 시키고 아마존 우림과 원주민의 삶을 위협하고 있다. 급격하게 늘어난 채굴로 인해 수은 중독 및 말라리아로 우리는 죽음을 비롯 심각한 건강 위협에 노출되어 있다”고 말했다.

지난 3월 직접 아마존 파괴 현장을 목격하고 온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장다울 전문위원은 “HD현대건설기계를 포함한 HD현대 그룹은 그동안 환경 및 윤리경영을 홍보해왔다. 하지만 아마존에서는 환경 파괴와 원주민 인권 침해에 일조하고 있다. 정기선 HD현대 대표이사 사장은 하루빨리 브라질 정부에 협조해 아마존 불법 채굴을 근절하는 데 기여하는 리더십을 보여야한다. HD현대건설기계가 아마존 파괴의 조력자가 아닌 아마존 문제의 해결사로 거듭나 좋은 선례를 만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