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모은 재산, 누구에게 갈까? 1인가구 유산은..
내가 모은 재산, 누구에게 갈까? 1인가구 유산은..
  • 김다솜
  • 승인 2023.04.19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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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ttyimages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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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가구에서 1인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꾸준히 증가하면서, 1인가구는 국내 가장 대표적인 가구형태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여전히 1인가구의 상속 관련 문제와 관련한 사회적 논의는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에 1인가구 사망 후 그가 남기고 간 재산을 누가 가져갈 것인가를 두고 가족 간의 분쟁이 발생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국내 상속 관련 법규는 혼인 여부와 관계없이 동일하게 적용된다. 별도로 유언증서를 작성하지 않은 경우 민법이 규정한 순위와 상속분에 따라 상속이 이뤄지게 되는 것이다. 비혼자의 상속 1순위는 부모나 조부모 등 직계존속이며 2순위는 형제자매, 3순위는 4촌 이내의 방계혈족이다. 

만약 이혼, 입양 등의 이유로 자녀가 있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자녀는 직계비속으로 1순위의 상속인이 된다. 

흔히 유언장이라고 하면, 나의 유언을 종이에 적어두는 행위만을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유언장 작성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면 법적으로 인정받기 어렵다. 

민법에서는 유언을 ▲자필증서유언 ▲녹음유언 ▲공정증서유언 ▲비밀증서유언 ▲구수증서유언 등 5가지 방식으로 정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유언 방식인 자필증서를 예로 들면, 유언자가 직접 유언할 내용과 날짜, 주소, 성명을 모두 작성한 뒤 날인까지 마쳐야 한다. 

이같은 기준을 지키지 못하는 경우 유언이 무효 처리돼 고인의 의사와 관계없는 상속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또 기준에 따라 유언을 남기더라도 유류분반환청구 소송이 제기될 경우 가족간의 법정다툼이 일어날 여지가 있다. 

유류분이란 유언으로 제한할 수 없는 권리를 말한다. 피상속인이 유언을 통해 임의로 재산을 배분하면서 특정 유족을 완전히 배제해 생길 수 있는 생계 위협을 예방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최소한도의 상속지분을 법으로 보장할 수 있도록 한다. 

과거에는 피상속인의 직계비속 및 배우자(1순위)가 법정상속분의 2분의 1을, 직계존속(2순위)과 형제자매(3순위)가 3분의 1을 유류분으로 인정받았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형제자매는 유류분 권리자에서 삭제됐다. 즉 미혼 1인가구의 유류분 권리자는 직계존비속에 한정된다는 것이다. 

만약 오랜 기간 정을 나눴던 이웃, 뜻을 함께했던 종교단체 등 가족이 아닌 타인 및 단체에 자신의 재산을 남겨주고 싶다면 유언대용신탁을 이용하는 것도 고려해볼 수 있다. 

유언대용신탁은 생전에 계약을 맺어 금융회사 등에 자산 관리를 맡기다가 계약자가 사망하면 과거 체결한 계약 내용에 따라 상속인에게 자산을 분배하는 방식이다. 2009년 세상을 떠난 세계적인 팝스타 마이클 잭슨이 이 방식을 통해 가족 등에게 자산을 물려준 것으로도 유명하다. 

계약자가 사망한 후에도 금융기관이 책임지고 지정된 수익자에게 재산을 이전하므로 집행이 확실하다는 게 장점이다. 또 유류분 제도와 관련해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사전에 차단하는 방법으로도 꼽힌다. 

법원은 상속 개시(피상속인의 사망)로부터 1년 이전에 이뤄진 유언대용신탁 계약은 유류분 반환청구소송 대상 재산이 아니라는 취지의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 즉 유언대용신탁에 맡긴 자산은 유류분 권리자가 권리를 주장할 수 없는 자산이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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