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정가제, 계속되는 찬반논쟁..올해는 바뀔까? 
도서정가제, 계속되는 찬반논쟁..올해는 바뀔까? 
  • 김다솜
  • 승인 2023.05.12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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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ttyimages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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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인상으로 인해 책값 역시 오르고 있다. 종이값, 잉크 가격 등 원자재 가격 인상 영향이다. 독서가 취미인 1인가구라면, 소장하고 싶은 책을 구입하는 데만도 적잖은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책값 부담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히고 있는 도서정가제가 올해 11월 재검토를 앞두고 있다. 10년 가까이 치열한 찬반논쟁이 오가고 있는 도서정가제, 올해는 바뀔 수 있을까? 

도서정가제란 도서를 정가의 일정한 비율 이상의 금액으로 판매하도록 하는 제도다. 모든 도서에 정가를 적용하고 대형·온라인 서점 및 대형 출판사의 할인공세를 제한해 중·소규모 서점 및 출판사도 같은 조건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 제도가 처음 시행된 것은 2003년이다. 시행 초기에는 발매 이후 18개월간은 최대 10%만 할인이 가능하게 하고, 발매 이후 18개월이 경과한 경우 무제한 할인이 가능하도록 했다. 다만 실용서나 참고서, 학습지 등은 예외로 뒀다. 

논란에 불이 붙은 것은 2014년 개정 도서정가제가 통과하면서다. 발매일에 관계 없이 가격 할인율을 최대 10%로 제한하고, 발매 이후 12개월이 경과한 경우 정가 조정이 가능하도록 변경됐다. 직접할인 및 마일리지, 사은품 등의 간접할인을 합한 금액은 정가의 15%를 넘을 수 없도록 했다. 예외서적도 삭제됐다. 

전자책 역시 도서정가제 규제 대상에 들어간다. 과거에는 10~50년 대여 등 장기대여 방법으로 도서정가제를 회피하고 있었으나 2018년 모든 전자책 서점의 대여기간이 최대 90일로 변경된 데 이어 2019~2020년 순차적으로 할인 쿠폰 혜택, 충전 혜택 등이 축소되면서 종이책과 사실상 차이가 없게 됐다. 

최근 논란이 불붙은 곳은 웹툰이다. 웹툰 역시 ISBN(국제표준도서번호)을 받은 전자출판물로 도서정가제 적용 대상이나 웹툰 업계에서 적용 유예를 요청해오고 있다. 그러나 출판계에서 웹 콘텐츠에도 예외없이 도서정가제를 적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중이다. 

 

■ 도서정가제, 소비자 여론은? 

도서정가제에 대한 여론은 좋지 않은 편이다. 2017년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8.9%는 도서정가제 이후 책값이 비싸졌다고 응답했으며, 도서정가제를 반대한다는 응답자는 43.2%에 달했다. 

다만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는 현행 도서정가제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비율이 46.2%로 부정적 평가 비율(22.1%)보다 높았다. 해당 조사 결과가 발표되던 토론회 생중계 유튜브 댓글창에서는 설문조사 결과를 믿을 수 없다는 글이 줄줄이 올라오면서 온도차가 나타났다. 

지난 1~2월 대통령실 국민제안 웹사이트에서 진행된 ‘도서정가제 적용 예외(장기 재고 도서 자율 할인판매)’를 주제로 한 토론에서는 46%의 참여자가 도서정가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탄력적인 도서정가제 적용 예외 취지에 공감하는 이들은 95.2%에 달했다. 

폐지를 주장하는 이들은 정가제 시행 이후 도서가격 상승과 독서인구 감소 등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전자출판물에 대한 도서정가제 적용 제외 의견을 낸 참여자들은 소규모 영세업자가 취급하지 않고 인쇄비와 유통비 등이 소요되지 않는 무형의 컨텐츠임을 들어 일반적인 도서와는 다른 분류로 적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도서정가제 유지가 필요하다는 참여자는 3% 였다. 도서정가제는 도서 생태계의 몰락을 겨우 막고 있는 동네 책방, 지역서점의 마지막 보루라는 주장이다. 

당시 대통령실 ‘국민제안 심사위원회’는 문화체육관광부에 도서정가제 예외 적용 관련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시각에서 정책효과 점검 등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대한출판문화협회의 ‘2022 한국출판연감’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책 평균 가격은 1만7116원으로 2020년 대비 4.2% 올랐다. 이런 가운데 도서정가제는 3년 주기로 재검토 돼 올해 11월 재검토 시기를 맞는다. 폐지 및 개정을 두고 찬반의견이 좁혀지지 않는 가운데 올해는 도서정가제에 변화가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