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ㆍ보험사…금감원이 예의주시하는 곳은?
증권사ㆍ보험사…금감원이 예의주시하는 곳은?
  • 김제경 기자
  • 승인 2013.07.08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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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 개미는 허덕이는데, 1% 거미류(임원, 오너와 지주사)는 배당 잔치

사주와 금융지주가 최대주주로 있는 증권사ㆍ보험사들이 실적 부진에도 거액의 배당을 실시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증권사ㆍ보험사 임원의 고액 연봉에 대해서도 금감원의 예의주시가 전해졌다.

게다가 증권사 중에는 지난해 적자에도 수백억 원대의 배당금을 나눠준 사실과 함께 사주의 이익을 위해 고배당을 하는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현금배당을 한 증권사 24곳의 당기순이익은 1조6천374억 원에서 1조1천566억 원으로 29.4% 줄었으나, 이 기간 총 배당금은 5천627억 원으로 전년(5천402억 원)보다 4.2% 늘었다.

특히, 지난해 적자를 낸 대부분의 다른 증권사가 배당을 하지 않은 것에 비해, 현대증권은 작년 21억 원의 적자에도 현금 444억 원을 배당했다.

배당은 영업활동을 통해 얻은 이익 중 일부를 주주들에게 나눠주는 것이기는 하나 증권사들이 미래 불확실성에 대비하지 않는 것에 대한 업계의 지적은 이미 오래 전부터 지속돼 왔다.

금감원 관계자는 “증권사가 일부 은행만큼 고배당을 하는 것은 아닌지, 수익 등을 고려했을 때 너무 고배당을 하는 것은 아닌지 체크는 해보고 있다”고 말할 정도였다.

같은날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올 하반기 중에 대형 증권사와 보험사를 중심으로 성과보상체계 모범기준 준수 실태를 처음으로 집중 점검할 방침이다.

회사 수익에 연동한 보수를 받지 않고 회사 상황이 좋지 않은데도 CEO가 연봉을 늘려왔다면 금감원의 중징계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사주나 금융지주가 지분을 많이 보유한 증권사들이 높은 배당성향을 자랑한다. 대신증권은 최대주주 이어룡 회장과 아들 양홍석 부사장, 딸 양정연 씨가 각각 1.41%, 6.66%, 1.03%를 지난 3월말 기준으로 보유하고 있다.

전문경영인보다 오너가 운영하는 대신증권은 순익이 2011년 907억 원에서 지난해 172억 원으로 감소했지만 배당성향이 56.8%에서 225.5%로 크게 늘어났다.

금융지주나 재벌 계열 증권사들도 지주나 계열사들이 막대한 배당금을 가져갔다.

한국투자증권의 100% 지분을 보유한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지난해 순익 1천801억 원을 배당받았고, NH농협금융지주도 NH농협증권 68.13%의 지분을 보유해 순익의 절반가량을 배당받았다.

동양증권은 계열사인 동양인터내셔널(19.01%)이 최대주주이고 삼성증권은 삼성생명보험(11.14%), 현대증권은 현대상선(25.9%)이 각각 최대주주다.

또한 대부분의 증권사와 보험사가 경기 불황으로 순익이 줄었으나 임원에 대한 이익배당에 있어서는 이를 무시했다. CEO가 10억 원대 연봉을 받은 보험사ㆍ증권사만 7개에 달한다.

2012회계연도에 메리츠화재 등기이사 평균 연봉이 32억2천만 원, 삼성생명이 13억4천400만 원, 삼성화재가 11억8천500만 원, 현대해상이 11억7천만 원이다.

증권사 역시 2012회계연도 등기이사 평균 연봉은 메리츠종합금융증권이 11억2천200만 원, 현대증권이 10억8천만 원, 미래에셋증권이 9억400만 원이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CEO 연봉은 본인 외에는 모를 정도로 기밀 사항”이라면서 “대형사의 경우 성과급 등을 포함하면 20여억 원 정도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스톡옵션과 퇴직금까지 포함하면 어느 정도일지 가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적자가 나고 어려워서 직원들을 구조조정해서 내보내는 시점에 임원들만 높은 연봉을 받는다면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