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뢰 추정 휴대폰 사망사고 또 발생… 제조업체 의견은?
낙뢰 추정 휴대폰 사망사고 또 발생… 제조업체 의견은?
  • 신상인 기자
  • 승인 2013.07.10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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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 전파와 낙뢰의 연관성은 없다"만 되풀이

휴대전화를 사용하던 중 낙뢰로 추정되는 사망사고가 재차 발생해 휴대전화 통화와 낙뢰의 상관관계, 원인 등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이와 함께 이 같은 상관관계에 대해서는 이미 2004년부터 논란이 돼 왔지만 휴대전화 제조업체나 관계부처는 별다른 답을 내놓치 못하고 있어 더욱 관심이 집중된다.

지난 8일 음성경찰서에 따르면 충북 음성군 충북혁신도시 가스안전공사 신축공사 현장에서 휴대전화 통화를 하던 근로자 김모 씨(64)가 갑자기 쓰러져 숨졌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점심 식사를 한 김 씨가 컨테이너 밖으로 나가면서 휴대전화 통화를 하던 중 벼락치는 소리와 함께 쓰러졌다”고 진술했다.

당시 비가 오는 상황에서 김 씨는 얼굴이 그을린 흔적과 함께 쓰러진 장소에서 구토 흔적과 심하게 파손된 휴대전화 액정 부분이 발견됐다.

경찰은 목격자의 진술에 따라 낙뢰가 휴대전화를 타고 몸속으로 이동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김 씨가 휴대전화을 통해 낙뢰를 맞아 숨진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인을 조사 중에 있다.

매년 일어나는 휴대폰 낙뢰사고…무슨 연관성은 없나? 

지난 2012년 5월 소나기와 함께 천둥, 번개가 치던 경북 예천군에서는 이모 씨(71)가 논둑에서 낙뢰에 맞아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경찰 관계자는 “휴대폰 외에 김 씨가 몸에 지니고 있었던 물건이 없고, 휴대폰 액정과 기기 사이의 틈이 벌어져 있는 것으로 미뤄 휴대폰이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2004년 경남 창원시 대산면에서 밭일을 하던 이 모씨(43)가 낙뢰에 맞고 쓰러져 인근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지는 사고도 발생했다.

경찰은 숨진 이 씨의 몸이나 주변에서 다른 쇠붙이가 없이 이 씨의 오른쪽 바지주머니에 전원을 켜둔 휴대전화가 들어있었다는 점 등을 들어 휴대전화로 인한 사망 가능성에 대해 조사를 벌인 바 있다.

같은해 전남 장흥군 장환도에서 휴대전화로 통화를 하던 관광객 박 모씨(46)씨 역시 낙뢰를 맞고 숨지기도 했다.

당시 유족들도 박 씨의 왼쪽 귀 부위가 검게 그을린 화상 흔적이 있고 사고 당시 우산이나 별다른 소지품을 갖고 있지 않았다며 휴대전화 통화와 낙뢰의 연관성을 주장했다.

통상적으로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왼쪽 귀 부위에 그을린 흔적이 남아 있는 만큼 휴대전화 통화가 이번 낙뢰 사망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이 됐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당시 휴대폰은 낙뢰사고로 배터리가 폭발해 뚜껑만 남겨놓고 내부는 모두 파손된 상태였다. 하지만 제조업체는 낙뢰사고와 휴대전화 통화의 직접적인 상관관계를 입증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놨다.

박 씨가 가입한 이동통신사 관계자 역시  “기술적으로 휴대전화 통화와 낙뢰를 연관지을 수 없다”고 밝혔다고 보도됐다.

당시 정보통신부 산하 전자파연구소 측은 “휴대전화로 통화 도중 벼락을 맞을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면서도 “그러나 휴대전화를 켜두기만 해도 전자파가 발생하고 있는 만큼 정확한 상관관계를 위해 추가 연구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장마철ㆍ우기에 소비자가 먼저 조심해야…제조업체 관심은?

휴대전화와 낙뢰 간의 상관관계에 대한 명확한 해답이 나오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울전파관리소의 관계자는 한 언론 보도를 통해 “휴대전화 안테나가 전파를 주고받는 유도체이기 때문에 전기 에너지인 벼락을 흡수할 수 있다”며 “아무래도 장마철에 휴대전화를 사용한다면 벼락에 맞을 가능성이 있는 만큼 특히 주의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그간 사고가 난 휴대전화를 만들었던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낙뢰에 대한 자체적인 테스트를 거친다고 한다.

삼성전자 디지털시티 파일럿센터에서는 발생 가능성이 극히 낮다는 낙뢰 테스트도 한다. 직접 벼락을 맞는 것은 아니고, 충전을 위해 코드를 연결해 놓았을 때 번개가 전선을 타고 흐르는 것을 견디는 테스트 정도라고 말한다.

LG전자는 모바일커뮤니케이션즈(MC)연구소를 통해 휴대폰의 대량 생산에 앞서 충격, 고온, 다습 등 300여 가지의 각종 악조건 속에서 테스트를 한다. 이와 함께 정전기나 콘센트를 타고 흘러 들어오는 낙뢰 등의 환경 악조건 역시 테스트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조업체 관계자들은 모두 “경찰조사 결과에 따라 결정될 사항이고, 우선은 휴대전화 전파와 낙뢰의 연관성에 대한 근거는 찾아볼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