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fore the Dawn
밤 열차가 달린다.
기억의 저편에서 지루하게 무작정 달려온다.
낡은 차장의 목소리나
객차를 넘어가는 가판대의 덜컹거림처럼
어슴프레한 도시를 지나
이도 저도 구분할 수 없는 들판을 달린다.
오늘 아침에 봤던 들판을 달린다.
그건 내일의 들판이다.
우리는 내일의 들판을 달리고 있다.
새로운 내일을 증명하기 위해
이제 보이기 시작하는 들판은 분주하다.
밤 깊은 곳에서 탈출한 열차는
깜깜한 들판을 지나 달린다.
내일의 들판을 그들은
여지없이 오늘 아침처럼 또 달린다.
그게 우리다.
詩를 읽으며…
팝송 ‘Before the Dawn’은 헤비 메탈 그룹 주다스 프리스트(Judas Priest)의 1978년 히트작이다.
1978년은 내가 중학생 시절이었으나 워낙 좋은 노래이다 보니 재수할 때까지도 새겨(?)듣고, 지금도 가끔 음반을 틀고 있다.
특히 얼마 전 청계천에서 새로 구입한 아날로그 앰프를 이용해 들었을 때는 옛날 음악다방 생각까지 떠올리게 돼 기분이 괜찮았다.
헤비 메탈임에도 약간 발라드풍인 이 노래는 ‘새벽이 오기 전에 떠나간다는 속삭임을…, 아침이 나를 데려가지 않게 해 달라…’는 가사지만 아침에는 누구나 일하러 떠나야 하지 않나.^^
여하튼 옛말에 ‘동트기 전이 가장 어둡다’라는 말이 있다. 어쩌면 그 때가 동물의 세계에서 사냥의 시작이었을지 모른다.
가장 ‘어두운’ 이유가 힘들고 피할 수 없는 시간일지라도 새벽을 지나 아침이 오기 전에 당연, 필요한 시간이기 때문에, 이때 위기를 기회로 삼으라는 뜻 또한 있지 않을까.
결국 빨간 불일 때는 참고 기다릴 줄 안다면, 파란 불일 때 앞으로 나갈 힘을 비축하게 될 수 있다.
더 섬뜩한 문구 하나 소개한다. 나이 50이 다 돼 가지만 내 PC모니터 밑에는 ‘인생이 끝날까 두려워하지 마라. 당신의 인생이 시작조차 하지 않을 수 있음을 두려워하라’고 매일 경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