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똥별 우주쇼, 대한민국의 하늘은?
별똥별 우주쇼, 대한민국의 하늘은?
  • 신상인 기자
  • 승인 2013.08.14 10:4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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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나라 동쪽 하늘에서 페르세우스자리 유성으로 불리는 별똥별 우주쇼가 펼쳐진다는 소식에 정치권에서도 관심 아닌 관심이 모아졌다.

우리 역사에 나타나는 별똥별의 관측 기록 수와 왕권과의 기록을 반추해 보면 왕권이 강할 땐 별똥별 관측 기록이 많고 왕권이 약하면 별똥별 기록이 적어진다는 분석이 있었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 취임 이후 국정원 사태, 아시아나기 착륙 사고, 개성공단 문제, 야당의 장외 투쟁, 세제 개혁 번복 등은 물론 찜통더위 기승과 비상전력 수급 상태에 나라가 어수선하기만 하다.

물론 전제왕권 시대에 하늘에 기대 왕권을 강화하려는 지배세력의 정치적 모습이 현재 민주적인 대통령제 국가와 체제하에서 비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역사를 재미있게 풀어볼 요량으로 접근하면 오해보다는 재미도 찾아낼 수가 있지 않을까?

<고려사 천문지(高麗史 天文志)>라는 역사서를 통해 보면 모두 706개의 별똥 기록이 담겨 있고, 이는 왕권의 권위는 하늘에서 받은 것이기에 천문에 큰 관심을 기울이게 됨을 반영하고 있다.

한국천문연구원 관계자는  <고려사 천문지> 분석 결과 고려시대(918-1392) 왕권이 강한 시기에는 별똥별에 대한 기록이 많고 왕권이 약한 시기에는 별똥별에 대한 기록이 적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강력한 왕 시대에 별똥별 기록이 많이 나오는 이유와 관련 “동아시아에서는 하늘을 관측할 수 있는 권한을 왕만이 보유하고 있었다”면서 “별똥별 기록이 많은 것은 곧 왕권이 강한 시기를 방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천문학과 점성술은 왕실과 국가의 운명을 점치는데 사용되었기 때문에 왕권이 강력한 시기에는 수요가 많아질 수밖에 없다고 왕권과 별똥별 사이의 상관관계를 설명했다.

특히 고려의 전성기라고 할 수 있는 16대 예종(1105-1122, 재위기간 18년) 때에는 전체 706번 가운데 무려 70번 관측됐다고 주장했다. 이 시기 고려 왕들은 평양에 제2수도를 건설해 놓고 몇 달씩 머무는 등 고구려의 옛 고토인 북방 영토에 대한 확장을 내걸던 시기이기도 하다.

예종 재위기간에 별똥별 관측 기록이 최고조에 이른 것은 당시 윤관(尹琯)과 오연총(吳延寵) 등으로 하여금 여진을 쳐서 대파하고 함흥평야에 유명한 9성을 쌓기도 했다.

반면  18대 의종(1146-1170,재위기간 26년)때는 재위 기간이 훨씬 길었는데도 별똥별 관측 기록이 38번으로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 시기에는 묘청의 난과 이자겸의 난 등으로 왕권이 크게 약화되었던 시기였었다고 분석했다. 이어 몽고의 침입(1231) 이후에도 한동안 별똥별 관측이 뜸해진다.

이 관계자는 “임금의 재위기간 대비 빈도수를 조사해 본 것으로 위정자나 시대정신에 따라 천문 관측의 중요성이 달라지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밝혔다.

지난 13일은 당초 최대 100여 개의 별똥별이 쏟아지며 사상 최대의 볼거리가 펼쳐질 거란 예측과는 달리 두터운 구름으로 인해 검은 하늘에 소원을 빌 수밖에 없었다.

일반 보도나 선전과 달리 별똥별 우주쇼가 펼쳐지지 않자 정치적, 사회적인 문제가 풀리지 않아 별똥별들이 운행을 숨긴 건 아닌지 곰곰이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