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상면주가 배영호 대표, '거짓 해명'과 '상생 외면'으로 또 제소당하나?
배상면주가 배영호 대표, '거짓 해명'과 '상생 외면'으로 또 제소당하나?
  • 신상인 기자
  • 승인 2013.09.16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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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점주 자살…다음날 나서서 '아니오', '모르쇠' 무책임한 발뺌
'상생 합의' 노력 없어…주류업계 남양되나?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배상면주가(대표이사 배영호ㆍ54)에 밀어내기 책임을 물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900만 원을 부과한 것에 대해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5월 14일 한 대리점주가 밀어내기 부담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자, 배상면주가 배영호 대표는 곧바로 다음날인 15일 언론을 통해 직접 나서서 이를 강력하게 부정하고 억울함을 호소한 바 있다.

하지만 공정위 조사결과 이번 밀어내기가 의도적이고 조직적으로 이뤄진 만큼 이번 공정위의 처벌 수위 결정은 배 대표의 거짓 해명의 부도덕함을 문제삼아, 공분의 대상으로서 추가적인 제재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 배상면주가 배영호 대표 ⓒ배상면주가 홈페이지
지난 12일 공정위에 따르면 배상면주가의 물량 밀어내기가 회사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이뤄졌다고 판단하고, 법인을 검찰에 고발했지만 대표이사 등 관련 임직원은 검찰에 고발하지 않았다.

공정위 관계자는 “형사책임을 물을 만한 증거를 찾지 못해 개인고발은 하지 않았지만 검찰이 요청한다면 추가 고발도 가능하다”며 “과징금 900만 원은 현행법상 최대치”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애초 ‘밀어내기’ 압박이 원인으로 대리점주가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갑의 횡포’ 파문이 확산되자 배 대표는 한 언론과 전화통화에서 “잘 알고 지냈던 분”이라며 밀어내기 의혹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한 바 있다.

배 대표는 ‘선입금 후출고’라는 독특한 국세청 주류 구매 전용카드 결제 시스템 때문에 밀어내기를 할 수 없는 구조라며 “일종의 외상거래인 밀어내기는 제도적으로도 힘든 상황”이라고 밝혔다.

배 대표는 당시 본사에서 밀어내기를 위해 주류 구입 자금을 대리점 측에 빌려주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그럴 여력이 없다”며 “누적 당기순손실이 200억 원이 넘는 상황에서 대리점주에게 밀어내기를 위해 지원해줄 돈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대리점주 자살 사건도 전통주 시장이 지난 2004년 이후 매년 급감하는 상황이어서 시장 전체가 어려운 상황인 것이 대리점주를 더 압박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인천 부평ㆍ서구지역 대리점주인 이모 씨(44)는 “남양(유업)은 빙산의 일각. 현금 5,000만 원을 주고 시작한 이 시장은 개판이었다. 본사 묵인의 사기였다. 밀어내기? 많이 당했다. 살아남기 위해 행사를 많이 했다. 그러나 남는 건 여전한 밀어내기. 권리금을 생각했다”고 글을 남겼다.

또 이 씨는 유서에 “날로 늘어가는 부채. 10년을 충성하고 누구보다 회사를 믿고 따른 이 대리점에 이제는 지역제한(해제)이란 칼을 꽂는다? 그리고 이제는 협박? 채권 갚아라?”라고 적었다.

2003년부터 주류업계 대리점을 운영한 이 씨는 2010년 이후 본사로부터 막걸리 판매를 강요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버지 허락…'배상면' 이름으로 주류 생산 독립했으나 

다른 지역 대리점주들도 당시의 밀어내기 실태를 증언했다. 수도권지역의 한 대리점주는 “당시 본사에서 일일 출고량에 따라 지역별로 막걸리 80~100짝(1짝 당 20병)씩 떠 안기고 냉동탑차 구입도 강요했다”고 증언했다.

이 대리점주는 “막걸리를 팔아본 경험이 없고 다른 술과 달리 유통기한도 열흘밖에 안 되는 점주들이 많게는 1억~5,000만 원씩 손해를 봤다”며 “하지만 본사는 제품 생산만 중단했을 뿐 책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공정위와 경찰, 관련업계에 따르면 배상면주가는 2010년 2월 생막걸리 제품(우리쌀생막걸리)을 출시한 뒤, 도매점이 주문하지도 않은 물량을 강제로 할당 판매했다.

생막걸리는 유통기한이 짧아 주문량이 생산량에 미치지 못하면 남은 제품을 전량 폐기해야 하는데, 그 비용을 전국 74개 전속 대리점에 떠넘긴 것이다.

배상면주가는 반발하는 도매점에는 인기제품인 ‘산사춘’의 공급을 줄이거나 전속계약 갱신을 거절하겠다고 압박하면서 생막걸리 생산이 중단된 지난해 3월까지 27억4,400만 원어치를 더 팔아 막대한 이익을 챙겼다.

이에 이 씨의 자살 이후 피해를 본 일부 대리점주들은 “배상면주가가 피해보상에도 적극적이지 않았다”며 관대한 처벌에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공정위가 막걸리 외에 산사춘 등 다른 제품의 밀어내기는 조사하지 않았고, 배상면주가 역시 거짓 해명과 손해보상 합의 등 ‘상생합의’를 지키지 않았다”며 대리점주들은 다시 제소한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이와관련 배상면주가 측은 “이번 일과 관련해서 배영호 대표님과 회사에 관해 특별히 전할 말은 없다”고 일축했다.

한편, 배상면주가는 전통주 장인 배상면 씨가 1985년 배한산업(술 생산, 누룩 제조)을 세우면서 생산 라인을 담당했던 막내아들 배 대표가 아버지 이름을 허락받아 1996년 배상면주가로 독립했다.

누룩 제조를 맡았던 큰 형 배중호 씨(60)가 아버지를 이어 배한산업을 중심으로 국순당을 창립했고, 누나인 배혜정 씨(58)도 누룩도가 사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