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왕후 어보가 LA카운티박물관(LACMA)의 조건없는 한국 반환으로 추석 선물이 돼 고국으로 돌아온다.
19일(이하 미 서부시간) LACMA의 프레드 골드스틴 부관장은 문화재제자리찾기 대표 혜문 스님과 민주당 안민석 의원 등 문화재제자리찾기 측 어보환수협상단과의 만남에서 반환의사를 확인했다.
프레드 부관장은 "한국전쟁 당시 미군 병사가 서울의 종묘에서 절도한 물건임이 충분히 입증된다. LACMA는 도난품인 경우 반환한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으므로 지체없이 반환 절차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혜문 스님은 협상 직후 "한국전쟁 정전 60주년을 맞아 미군의 절도품이 반환되게 된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이어 혜문 스님은 "어보 반환 결정은 민족사적인 쾌거를 넘어 제 3세계 국가들의 문화재 반환에 있어서도 세계적인 선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합리적 결정을 내려준 LA카운티 정부와 LACMA 측에도 감사한다"고 말했다.
이날 LACMA측과의 면담에 앞서 혜문 스님과 안 의원 등은 LA카운티 정부의 수퍼바이저를 만나 "도난품이란 것이 입증된 만큼 문정왕후 어보를 조속히 반환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방침을 전달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문화재제자리찾기 측은 지난 2010년 LACMA에서 문정왕후 어보의 존재를 공론화하고 수 차례 현지를 오가며 혜문 스님과 미주불교문화원(원장 김정광)은 공조작업을 펼쳐왔다.
문정왕후 어보는 반환 운동을 시작한 지 3년만에, 정전 60주년이 된 올해 본격적인 반환 운동이 마무리되면서 1951년 미군 병사에 의해 도난당한 지 62년만에 고국으로 돌아오게 됐다.
한편, 문정왕후 어보는 높이 6.45㎝, 가로와 세로가 각각 10.1㎝ 등으로 거북이 모양 손잡이가 달린 금장도장. 바닥 인면(도장을 찍는 면)에 문정왕후 존호인 '성열대왕대비지보'(聖烈大王大妃之寶)라는 명문이 새겨져 있다.
문화재제자리찾기 측은 지난 2009년 미국 메릴랜드 국립문서보관소에서 찾아낸 국무부 문서 '아델리아 홀 레코드'를 통해 문정왕후 어보 등 어보 47개가 미군에 의해 약탈당한 사실 등을 입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