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왕후 어보…62년만에 돌아오다
문정왕후 어보…62년만에 돌아오다
  • 이지은 기자
  • 승인 2013.09.21 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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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왕후 어보가 LA카운티박물관(LACMA)의 조건없는 한국 반환으로 추석 선물이 돼 고국으로 돌아온다.

19일(이하 미 서부시간) LACMA의 프레드 골드스틴 부관장은 문화재제자리찾기 대표 혜문 스님과 민주당 안민석 의원 등 문화재제자리찾기 측 어보환수협상단과의 만남에서 반환의사를 확인했다.

프레드 부관장은 "한국전쟁 당시 미군 병사가 서울의 종묘에서 절도한 물건임이 충분히 입증된다. LACMA는 도난품인 경우 반환한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으므로 지체없이 반환 절차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 문정왕후 어보. (문화재제자리찾기 제공) ⓒ뉴스1
혜문 스님은 협상 직후 "한국전쟁 정전 60주년을 맞아 미군의 절도품이 반환되게 된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혜문 스님은 "어보 반환 결정은 민족사적인 쾌거를 넘어 제 3세계 국가들의 문화재 반환에 있어서도 세계적인 선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합리적 결정을 내려준 LA카운티 정부와 LACMA 측에도 감사한다"고 말했다.

이날 LACMA측과의 면담에 앞서 혜문 스님과 안 의원 등은 LA카운티 정부의 수퍼바이저를 만나 "도난품이란 것이 입증된 만큼 문정왕후 어보를 조속히 반환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방침을 전달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문화재제자리찾기 측은 지난 2010년 LACMA에서 문정왕후 어보의 존재를 공론화하고 수 차례 현지를 오가며 혜문 스님과 미주불교문화원(원장 김정광)은 공조작업을 펼쳐왔다.

문정왕후 어보는 반환 운동을 시작한 지 3년만에, 정전 60주년이 된 올해 본격적인 반환 운동이 마무리되면서 1951년 미군 병사에 의해 도난당한 지 62년만에 고국으로 돌아오게 됐다.

한편, 문정왕후 어보는 높이 6.45㎝, 가로와 세로가 각각 10.1㎝ 등으로 거북이 모양 손잡이가 달린 금장도장. 바닥 인면(도장을 찍는 면)에 문정왕후 존호인 '성열대왕대비지보'(聖烈大王大妃之寶)라는 명문이 새겨져 있다.

문화재제자리찾기 측은 지난 2009년 미국 메릴랜드 국립문서보관소에서 찾아낸 국무부 문서 '아델리아 홀 레코드'를 통해 문정왕후 어보 등 어보 47개가 미군에 의해 약탈당한 사실 등을 입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