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례문 단청작업…일본산 접착제에다가 부실 공사까지?
숭례문 단청작업…일본산 접착제에다가 부실 공사까지?
  • 김희은 기자
  • 승인 2013.10.09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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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 제1호 숭례문(일명 남대문) 복원공사가 완료된 지 불과 5개월여 만에 단청 일부가 벗겨진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7일 한 언론이 확인한 결과 숭례문 현판을 중심으로 왼쪽과 오른쪽을 비롯해 뒤편 남대문시장 쪽의 서까래 부분까지 최소 7군데의 단청이 벗겨지고 있는 것으로 발견됐다.

이에 8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숭례문의 현판을 중심으로 20여 곳에서 박락(剝落, 나무 등에 새긴 그림이나 글씨가 오래 묵어 긁히고 깎이어서 떨어짐) 현상을 확인했다.

아울러 숭례문 단청이 훼손된 것은 접착제 역할을 한 아교의 품질에 문제가 있었거나 단청의 붉은색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나무 위에 바른 흰색 조갯가루의 두께가 너무 두꺼웠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 지난 5월 복구가 완료된 숭례문의 단청 일부가 벗겨진 사실이 드러났다. ⓒ뉴스1
숭례문 단청 공사를 책임졌던 홍창원 단청장(중요무형문화재 제48호)은 이날 현장 설명회에서 단청이 벗겨진 원인에 대해 “전통안료와 아교를 사용하다보니 생긴 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단청작업 당시 일본산 접착제, 안료를 수입해 사용하는 것에 대해 꾸준히 문제를 제기했으나 문화재청이 계속 ‘문제없다’는 입장을 되풀이하다 이 사태를 방기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화재청은 “명확한 원인을 조사 중”이라며 “숭례문 단청에 전통 안료 사용을 처음 시도해 진행 상황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었으며 숨기려 한 게 아니라 신중을 기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단청이 벗겨지면서 부실공사 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관계분야 한  전문가는 “단청 작업은 온도와 습도가 높은 여름에는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숭례문 단청은 지난해 여름부터 겨울까지 작업을 해 문제가 발생하는 것일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2008년 2월 화재로 소실된 숭례문은 5년 3개월간에 걸친 공사 끝에 지난 5월 4일 복원을 완료 후 일반에 개방됐다.

당시에도 숭례문 복원공사 당시 공사기간을 맞추느라 무리하게 공사를 진행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일부에서는 꾸준히 제기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