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자원공사, 흔들리는 이유 ①…13조 부채를 물값 인상으로?
한국수자원공사, 흔들리는 이유 ①…13조 부채를 물값 인상으로?
  • 신상인 기자
  • 승인 2013.10.16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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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정권시절 잘 나가는 공기업 중의 하나, 한국수자원공사(K-water, 이하 수공)가 휘청거리고 있다. 감사원과 각계각층에서 쏟아내는 ‘4대강 사업’ 질타의 후폭풍에 놓여 있고, 최근 4대강과 아라뱃길(경인운하) 사업으로 인한 재무구조 악화가 매번 수자원공사의 발목을 잡고 있다.
또한 신임사장 후보로 거론된 3명이 ‘4대강 지지인사’라는 점과 태국에서의 6조2,000억 원에 달하는 물관리사업 수주 또한 환경단체의 반발로 어려움에 처해 있는 수공을 점검해 봤다. <편집자 주>

부채폭탄 안겨준 4대강과 아라뱃길 사업
부채 해결책은 ‘물값 인상’?…

▲ ⓒ한국수자원공사 홈페이지
지난 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김태원 의원에 따르면, 한국수자원공사(K-water, 이하 수공)는 2010년부터 지난 7월까지 퇴직자 409명에게 퇴직금을 지급하면서 기존 인건비 전환금 이외 경영평가 성과급을 추가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공공기관은 2010년부터 경영평가 성과급 중 기존 인건비 전환금만 퇴직금으로 줘야 한다’는 기획재정부의 ‘공기업ㆍ준정부기업 예산편성 지침’에 어긋나는 행위. 기존 인건비 전환금은 월 기본급여나 기준 월봉에서 경영평가 성과급 재원으로 전환된 금액을 말한다.

하지만 수자원공사는 퇴직금으로 24억3,000만 원을 초과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고 개인당으로도 590만 원씩 초과 지급해 불명예 순위 1위다.

수공은 이전에도 ‘사장 연봉인상-신입사원 초봉인하’ 행보로 질타를 받은 바 있다. 2010~2012년 수자원공사 사장의 연봉이 2억4,584만 원에서 2억6,259만 원으로 6.81% 인상된 반면, 신입사원 초봉은 3,451만 원에서 2,952만 원으로 14.47% 인하돼 국토부 산하기관에서 신입사원 초봉이 깎인 곳은 수공이 유일했다.

이러면서 수공의 재무악화가 문제로 지적됐다. 실제로 수공의 부채는 2008년 1조9,600억 원(19.6%)이었으나 2009년 시작된 ‘4대강 사업’과 ‘경인아라뱃길 사업’으로 인해 2012년에는 13조7,800억 원(122.6%)으로 600% 급증했다.

수공은 4대강 사업 사업비용 22조 원 가운데 채권 발행 등으로 8조 원을 투입했다. 채권발행에 따른 이자비용(4년 간 6,229억 원)은 그나마 정부가 지원하지 않았다면 수공의 재무구조는 지금보다 악화될 수 있었던 것이라고 관련업계에서는 분석한다.

경인아라뱃길 사업 수익성도 형편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일 국회 예산결산위원회 소속 민주당 최재천 의원에 따르면, 수자원공사가 추정한 아라뱃길 사업의 향후 운영수익은 단지분양수익 1조1,629억 원, 항만시설관리권매각 7,378억 원 등 2조3,822억 원이었다.

하지만 당초 기대수익(3조8,000억 원)과 수공의 투자비(2조6,000억 원)보다도 적은 2조4,000억 원으로 전망마저 어두운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회예산정책처 ‘2012회계연도 공공기관 결산평가’를 통해 “수자원공사에 대한 이자비용 지원규모 및 기한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며 향후 수자원공사의 재무 악화가 심화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진단까지 내놨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이 “부채를 줄이기 위해 ‘물값 인상’이 필요하지 않나 싶다”는 발언으로 수공이 ‘물값 인상’ 카드를 꺼낼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왔다.

비록 서 장관이 “인상 계획은 없다”는 번복과 수공 관계자 역시 “공기업 회계 계정상 말이 안 된다”고 해명했지만, 수공의 재무개선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이어지면서 ‘물값’도 버스비, 전기세 등 생활요금과 같은 인상 우려를 잠재우지 못하고 있다.

다음은 <한국수자원공사, 흔들리는 이유 ②…위험한 해외수주, 실패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