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모, '갑의 횡포' 절정?…서비스 추락은 고객 우롱
하이모, '갑의 횡포' 절정?…서비스 추락은 고객 우롱
  • 김제경 기자
  • 승인 2014.01.10 12:03
  •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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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공장서 국제적인 노동문제 발생, 역외 탈세등으로 국세청에 고발?

유명 가발업체인 하이모(회장 홍인표)가 직원들에게 과도한 실적을 강요하면서 개인 고객 서비스 질의 저하로 고객을 우롱한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국내 일부 언론보도 취재와 본지 제보를 종합해 보면, 상담 직원이나 미용만 담당하게 채용된 직원(스타일리스트)조차 개인 신용카드로 하이모 제품을 구입하는 등 영업지점별 실적 압박이 큰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에는 미얀마 공장 확장과 올해 초 건강보조식품 사업에도 발을 넓혀 가고 있는 하이모는 국내 최대 가발 제조ㆍ판매 회사로 직원 5백여 명에 1년 매출액이 가발 제작 판매와 미용 서비스만으로 6백억 원에 달한다.

관리직(본부장→지점장), 기술직(부지점장→스타일리스트) 막론하고 실적부담

최근 국내 가발업체 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하이모는 2011년경부터 영업과 관계 없는 미용과 상담직원들까지 황당한 강요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언론보도에 따르면 미용담당 직원 A씨는 "처음에는 미용실처럼 사람 머리와 가발만 손질하면 된다고 했다가 영업에 대한 강요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스타일리스트의 업무가 정확하게 무엇인지와 스타일리스트 채용시 제품 판매와 관련된 업무를 제안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하이모 측은 "맞춤가발의 특성상 제품 판매와 함께 제품 착용을 위한 이미용 서비스를 동시에 제공하고 있다"며 "직원의 역할이 미용직과 영업직이 분리되어 있지 않으며, 개인 컨설턴트 체제로 상담부터 가발 판매, 고객 이미용 서비스까지 모두 겸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또한 본지는 전국 40여 개 지점별로 매월 6,000만 원에서 1억5,000만 원의 매출 목표를 채우라는 지시 때문에 상담직원들이 일단 개인 신용카드로 가발을 구입한 뒤, 나중에 고객에게 매출을 발생시켜 빚을 메우는 이른바 '카드 돌려막기'를 하고 있다는 제보를 접할 수 있었다.

또 다른 직원 B씨는 "고객이 다음달에 결제를 해주면 괜찮은데 고객이 사정이 여의치 않아서 결제를 못해주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며 불안해 했다.

이는 실적 강요에 따라 가망고객에게 선매출(직원 개인카드 결제)을 발생시키고 이후 고객에게 판매해 카드 결제 내용을 대체시키는 것으로 일종의 '카드 돌려막기'가 된다.

더구나 고객이 차월 또는 차차월 제품을 구매할 때 금액 차이로 인한 문제로 더 많은 불안감을 내포하고 있다는 후문도 들을 수 있었다.

그 결과 다급한 직원들은 고객에게 제품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활용해 할인을 하는 등 고객에 대한 현혹 행위를 어쩔 수 없이 진행한다고 털어놨다.

일부 매체와 제보를 종합하면 머리와 가발을 손질하는 미용직원들은 "올해 마지막 기회다. 이번에 사지 않으면 내년에 가격이 이만큼 올라간다" 라든가 "지금 구매하지 않으시면 당신이 선호하는 내가 서비스를 계속 못할 수도 있다"는 영업행위를 강요받아 고객의 기분을 언짢게 하는 일이 발생한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하이모 측은 "카드 돌려막기는 매우 부정적 영향을 가져올 수 있는 민감한 사안"이라며 "내부적으로 실태 파악에 들어갔다. 철저한 감사를 통해 사실관계를 확인 중에 있다"고 말했다.

또한 고객과 상담 직원(지점장ㆍ부지점장)이나 스타일리스트에게 적극적인 요구와 이의를 제기하는 고객에게는 저가격 판매와 옵션을 제공하지만, 그렇지 않은 고객에게는 고가격 판매는 물론 옵션을 다 제공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를 보도한 언론매체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하이모 지점 11곳의 가발 판매 가격을 보면, 똑같은 모델인데도 60여만 원에서 190만 원까지 3배 넘게 차이가 났고, 서비스 옵션 역시 들쭉날쭉했다.

이에 하이모 측은 "공통적으로 모델별 표준가격표를 공개하고 상담과 판매를 진행하고 있다"며 "가발의 특성상 개인의 기호 등에 따라 제품 사이즈와 다양한 옵션 사항에 따라 구입 가격은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해명했다.

▲ 국내 가발업체 하이모의 미얀마 공장 노사분규가 국제적인 노동문제로 불거져 하이모 경영진의 '갑의 횡포'가 해외에서까지 대서특필되는가 하면, 역외 탈세등으로 국세청에 고발당하는 등 다양한 문제로 그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하이모 홈페이지
부당한 방법으로 실적 강요, 실적 빌미로 제재, 고객 맞춤서비스임에도 매출에만 급급
'갑(甲)의 횡포' 요소 두루두루 갖춘 하이모

하지만 전 하이모 상담직원 C씨에 따르면 "대다수 가발의 크기와 옵션은 가격을 결정할 만큼 차이가 나지 않고 더 많은 매출을 위한 판매에 급급하다"고 전했다.

이는 고객에 대한 서비스 품질을 떨어뜨리고 양순한 고객을 우롱하는 처사라는 일부 직원의 고백과도 연결된다.

결국 내부 직원들의 고통을 담보로 한 하이모의 영업실적 끌어올리기가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관련업계와 시민단체들의 지적이다.

경실련 시민권익센터 관계자는 "서비스하는 직원이다. 거기에 실적이라는 개념이 들어가면 서비스 질이 저하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매월 매출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하이모는 갑의 본성을 드러내 온갖 불이익을 감수해야 하는 일도 벌어지게 된다.

예를 들면 또 다른 직원 D씨는 "휴무도 강압적으로 조정을 하게끔 압박을 받고, 매출 달성을 못하면 원거리의 다른 지점으로 발령을 낸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전체 관리자와 회사 경영진이 참석한 일종의 경영제안 회의(일명 타운미팅)에서 회사의 경영방침에 대해 이의를 제기한 한 직원 E씨는 근무 실적을 빌미로 원거리 발령이나 부당 해고를 당하는 바람에 현재 민사 소송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게다가 이러한 문제로 스타일리스트들의 잦은 이직과 실적에 쫓기는 일부 지점들은 월말에 매출이 집중되면서 영업 악순환이 나타나고 있다.

일부 지점의 경우 마감일 기준 매출이 전체 매출의 30~50%까지 진행되는 등 매출 업무가 비정상적인 형태로 무리한 실적 부담을 양산한다는 제보도 이어졌다.

하지만 하이모 측 관계자는 "매출 목표와 회사 측의 월목표 달성에 대한 지시는 의견교환을 통해 적정한 수준의 목표를 정하고 있다"며 "받아들이는 사람의 개인차 나름이다. 내부 메신저 운영으로 미연에 방지하고 있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했다. 

이어 지난해 'MBC 불만제로' 프로그램에서는 가발제품의 비위생적 세척과 세척(중화제나 염색약품)에 따른 스타일리스트들의 위생과 산업재해에 대한 제보도 방영된 바 있다.

또한 토ㆍ일요일까지 근무하는 하이모의 특성상 주말 근무의 불편함이나 빡빡한 시간대별 고객 예약표, 오전 업무 준비와 일과 후 청소를 포함 장시간 근무(오전 8시30분~오후 9시 까지)를 하고 있다.

게다가 대체휴무일(2일/주)이 있어도 다 사용하지 못하는 무리한 '스탠드-업' 업무로 인한 질환(하지정맥류 등)에 대한 산업재해에 대한 의견도 다수 제기되고 있다.

이에 하이모 측은 "바쁜 시즌이나 대체휴무일에 쉬지 못하는 경우는 추가수당을 지급하고 있다"며 "작업실 내에 휴식을 위한 테이블과 의자를 마련하고, 청소 등은 강제성이 아닌 개인의 선택에 따른 것으로 무리한 업무 환경으로 보기 어렵다. 뿐만 아니라 하지정맥류, 피부 손상 등으로 본사에 피해가 접수된 산업재해 사례는 없다"고 일축했다.

한편, 이외에도 미얀마 공장의 노사분규가 국제적인 노동문제로 불거져 하이모 경영진의 '갑의 횡포'가 해외에서까지 대서특필되는가 하면, 역외탈세등으로 국세청에 고발당하는 등 다양한 이슈로 그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