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기름유출 GS칼텍스 보상…해수부 일방적 발표?
여수 기름유출 GS칼텍스 보상…해수부 일방적 발표?
  • 김제경 기자
  • 승인 2014.02.05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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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칼텍스 "우리도 피해자인데…" 난색, '기업 떠넘기기' 지적

여수 기름유출 사고와 관련, 해양수산부의 피해보상 대책 발표가 1차 보상 주체로 GS칼텍스를 지목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3일 여수 기름유출 사고와 관련한 브리핑에서 1차 보상 주체로 GS칼텍스를 지목했다.

그러나 해수부의 이 같은 발표가 GS칼텍스와 사전 협의를 전혀 하지 않았고, 사고를 낸 선주나 관련 보험사의 1차 보상에 대해선 전혀 언급하지 않아 민간기업에게 '책임 떠넘기기'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지난달 31일 발생한 여수 앞바다 기름유출 사고는 싱가포르 유조선 '우이산호'가 여수 부두에 무리하게 접안하려다 GS칼텍스 하역 배관을 들이받아 GS칼텍스 측도 일방적인 피해를 당했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3일 해경은 해상 기름유출 사고에 대한 중간 수사 결과 안전한 속력을 지키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접안을 시도한 유조선이 원인이라고 발표하면서 GS칼텍스 측의 유출된 양 축소와 늦은 신고 조치를 지적했다.

이 때문에 해경 등 관계당국의 방재작업이 늦어지면서 기름이 훨씬 넓은 범위까지 유출됐다는 해당 피해 어민들의 주장도 잇따랐다.

이에 따라 해수부가 피해자인 GS칼텍스를 1차 보상자로 지목하는 발표에 GS칼텍스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정부의 통보에는 '검토하겠다'고 답했지만 속내는 편치 않다.

일각에선 정부가 배상문제 논란을 피하기 위해 기업에게 떠넘기기하는 것이라는 비판도 있다.

기름유출 피해의 경우 피해 내용을 산정하고 확정하는 과정에서 시시비비도 끊이지 않아 오랜 시간이 걸린다.

사고를 낸 '우이산호'는 싱가포르 소속으로, 영국 선주상호보험(P&I)에 책임보험이 가입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 때문에 해수부가 국내 기업에게 책임을 떠넘기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이어졌다.

한편 재계 한 관계자는 "정부가 외국계 선사나 보험사와 직접 협상하기 껄끄러워 국내 기업에게 전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보상 과정에서 불거질 갈등과 논란을 정부가 책임지지 않고 피해자인 GS칼텍스에게 보상을 책임지라고 하는 것은 상식 밖"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