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줌인] “우리나라로 여행 온다고? 관광세 내세요” 
[뉴스줌인] “우리나라로 여행 온다고? 관광세 내세요” 
  • 김다솜
  • 승인 2024.05.15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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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탄·유럽 일부 도시, ‘지속가능한 관광사업’ 위한 관광세 도입
일본, 관광세 도입 검토…제주도, ‘논의 중’ 
ⓒgettyimages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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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지속가능한 관광사업을 위해 관광세를 도입하는 국가·도시가 늘고 있다. 관광세는 관광객에게 부과되는 세금을 말한다. 부과 기준과 형태는 국가마다, 도시마다 다르다. 

관광세를 도입하는 가장 큰 목적은 오버투어리즘(Overtourism)을 완화하기 위함이다. 오버투어리즘이란 유명 관광지에 수용 범위를 벗어난 관광객이 몰려들어 원주민들의 일상적 삶을 침해하는 과잉 관광 현상이다. 

오버투어리즘은 소음 공해 등에서 그치지 않고 쓰레기 과잉배출과 환경 파괴, 생활 물가 인상, 주택 임대료 및 부동산 가격 상승 등을 불러 일으킨다. 이에 관광세를 도입해 관광객이 너무 많이 몰리는 것을 사전에 방지하고자 하는 것이다. 거둬들인 세금은 관광지 유지 보수 비용으로 쓰인다. 

관광세를 내야 하는 대표적인 국가로는 ‘부탄’이 꼽힌다. 불교 국가인 부탄은 환경 보호와 생명 존중을 위해 1991년 세계 최초로 관광세를 도입했으며, 이외에도 1년간 입국할 수 있는 외국인 수 제한과 개인의 자유여행을 금지한다.

통상적으로 관광세는 1일 3000~3만원 수준이지만, 부탄의 관광세는 현재 100달러(약 13만원) 수준에 이른다. 과거에는 관광객 1인당 1박 65달러(약 8만5000원)였는데 코로나19로 2년간 폐쇄했던 국경을 지난해 열면서 관광세를 3배 이상해 200달러(약 28만원)로 올린 바 있다. 

그러나 높은 관광세로 인해 국제 관광 회복속도가 더뎌지고 결국 국가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면서 관광세를 2027년 8월 31일까지 50% 인하하기로 했다. 

유럽에서 인기 여행지로 꼽히는 도시 중 일부도 관광세를 걷고 있다. 스페인 바로셀로나는 2012년부터 관광세를 거두고 있다. 바르셀로나의 관광세는 지난해 2.75유로(약 4000원)로 인상된 후 올해 4월 3.25유로(약 4800원)으로 한 번 더 올랐다. 관광세는 숙박요금과 함께 청구된다. 

이탈리아 베네치아는 올해 4월 25일부터 일일 여행객을 대상으로 입장료를 부과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성수기인 4월과 7월 중 특정 기간 동안 주말에 방문하면 5.50유로(약 8000원)를 관광세로 내야한다. 

포르르투갈 포르투망은 올해 3월부터 관광세를 도입해 4~10월 사이 1박당 2유로(약 3000원)를, 11~3월 사이에는 1박당 1유로(약 1500원)를 내야 한다. 오스트리아 빈과 잘츠부르크는 숙박 요금에서 1인당 3.02%가 관광세 명목으로 부과된다. 

인기 휴양지 인도네시아 발리도 올해 2월 14일부터 섬의 자연환경과 문화 보존을 위해 ‘관광 기여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국제선 및 국내선 도착자는 15만루피아(약 1만3000원)을 내야 발리에 들어갈 수 있다. 발리에서 인도네시아의 다른 도시로 여행을 떠났다가 다시 발리로 돌아오는 경우에도 세금을 내야 한다. 

일본은 유례 없는 엔저 현상으로 관광객이 급증함에 따라 관광세 도입을 적극 검토 중이다. 일본 유명 관광도시 7곳은 이미 2020년 이후 숙박세를 부과하고 있으며, 오사카의 경우 현행 숙박세 외에 내년 4월 개최 예정인 간사이 엑스포에 맞춰 관광세를 부과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휴양 섬 제주도 역시 ‘환경보전분담금’ 명목의 관광세 도입을 논의 중이다. 관광객 증가로 생활폐기물 및 하수 발생량이 증가함에 따라 환경보전·관리 비용으로 입도객들에게 1인당 1만원 수준의 환경보전부담금을 부과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부정적인 목소리도 있다. 제주도 관광 물가가 매년 치솟으면서 내국인 관광객의 지출 부담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관광세까지 부과할 경우 관광 산업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실제 제주관광공사에 따르면 제주를 방문한 관광객의 1인당 평균 지출비용은 2020년 50만6344원에서 2021년 60만626원, 2022년 66만1371원 등으로 지속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