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저신용자, 장기연체자 되기 전 구제할 방법 없을까 
중·저신용자, 장기연체자 되기 전 구제할 방법 없을까 
  • 김다솜
  • 승인 2024.05.23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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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신속채무조정 제도 개선 필요 주장 나와
ⓒ하나금융경영연구소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저성장, 인플레이션 등의 여파로 서민들의 금융불안정이 심화되는 가운데 사전·신속채무조정 제도의 개선을 통해 차주의 연체 장기화를 미리 예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신용회복위원회는 차주의 채무부담을 덜기 위해 사전채무조정, 신속채무조정 제도를 운영 중이다. 사전채무조정은 연체 31일 이상 89일 이하의 단기 연체가 있는 경우 신청 가능한 제도로, 조정 대상으로 확정되면 연체이자를 감면하고 최장 10년 범위 내에서 상환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조정이자율은 약정이자율의 30~70% 범위 내에서 인하하되 최고이자율은 연 8%, 최저이자율은 연 3.25%로 적용하고 약정이자율이 연 3.25% 미만인 채권은 이 이자율을 그대로 적용한다. 

신속채무조정은 채무를 정상적으로 이행하고 있으나 연체가 예상되는 경우 또는 연체가 30일 이하인 경우 신청할 수 있다. 단기연체정보가 집중되지 않아 신용회복에 유리하다는 게 장점이다. 조정 대상이 되면 연체이자가 감면되며 최장 10년 범위 내에서 상환기간 연장이 가능하다. 

조정이자율은 약정이자율대로 하되 최고이자율이 15%(신용카드 10%)이기 때문에 일부 경우에는 이자율 인하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사전채무조정 실효율 30%
사전 신용회복 장치 기능 강화 방안은? 

하나금융경영연구소 하나금융포커스에 실린 남주하 서강대학교 경제학부 교수의 논단 ‘채무조정제도의 특징과 개선방안’에 따르면 사전채무조정은 2009년 4월 시행 이후 현재까지 지원범위와 규모가 지속 확대되고 있다. 

남 교수는 이자율 감면은 연체이자 경감, DSR 감소 등을 통해 채무자의 채무변제 성공에 상당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실효(효력상실)율이 30% 이상에 달한다는 점에서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실효 가능성은 채무액이 클수록, 소득이 낮을수록, 평균 이자율이 높을수록 커지는 것으로 평가됐다. 

신속채무조정의 경우 2019년 출발한 제도로, 시행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그 효과 등에 대한 분석이 어렵다. 다만 남 교수는 신속채무조정의 실효율도 사전채무조정제도와 유사하게 상당히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사전·신속 채무조정제도는 잠재 및 단기 연체자들의 장기 연체자로의 전락을 예방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로서 중요한 의의를 지니고 있으며 신용회복 관련 긍정적 효과도 크다는 평가가 나왔다. 다만 어려운 금융상황에 직면한 자영업자, 중·저신용자, 사회취약계층 등의 경제적 재건을 위해서는 적극적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남 교수는 먼저 사전·신속 채무조정제도의 대상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본래 취지가 채무자의 장기연체화를 예방하는 데 있는 만큼 대상을 현재보다 확대하고 구체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또 DTI 및 DSR이 미래 잠재부실을 예상하는 데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으므로, 신용평점보다 DTI 및 DSR을 기준으로 대상을 선정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봤다. 또 신속, 사전 채무조정제도의 대상, 정책수단 등에 있어 명확한 구분이 어려워 효과성이 떨어질 우려가 있는 만큼 통합 운영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제도의 효과성을 높이기 위해 이자율 감면 수준을 30~90%까지 확대하고 최저수준과 최고 수준도 각각 2%, 5%까지 인하하는 안도 내놨다. 사회취약계층, 대학생, 미취업청년, 군복무자 등은 약정이자율의 70~90%까지 인하하되 최저수준은 2%로 유지하는 방안도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외에도 사회취약계층의 채무원금은 일부 감면하고 채무변제기간의 단축과 감면율 산정 체계방식의 단순화 등을 제시했다. 특히 주요국들의 사적채무조정 제도의 변제기간이 5년 내외로 운용되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 역시 채무조정기간을 5년으로 고정하고 변제기간 내의 소득과 총부채액을 감안해 감면율을 산정하는 방식으로 개선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