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줌인] ‘이생망’에서 ‘원영적 사고’로…힘들수록 긍정적 밈 유행
[트렌드줌인] ‘이생망’에서 ‘원영적 사고’로…힘들수록 긍정적 밈 유행
  • 김다솜
  • 승인 2024.06.03 11: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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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업·취업 스트레스 쌓이는 MZ..'럭키비키' 긍정 밈 뜬다
엑스(구 트위터) 갈무리
엑스(구 트위터) 갈무리

한때 ‘이생망’(이번 생은 망했다), 흙수저, 삼포세대(연애·결혼·출산 등 3가지를 포기한 세대) 등 부정적 신조어가 난무했던 것과 달리, 최근 ‘OO적 사고’ 등 긍정적 밈이 유행하고 있다. 

OO적 사고는 아이돌 아이브의 멤버 장원영의 긍정적 태도를 일컫는 ‘원영적 사고’에서 시작된 밈이다. 

원영적 사고는 장원영이 빵집에 갔을 때 앞 사람이 빵을 모두 구매해 간 상황에서 “제 앞사람이 제가 사려는 빵을 다 사가서 (좀 기다려야 했지만) 너무 럭키하게 제가 새로 갓 나온 빵을 받게 됐지 뭐예요? 역시 행운의 여신은 나의 편이야”라고 말한 것에서 시작됐다. 

자신에게 일어나는 모든 사건이 궁극적으로 긍정적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확고한 낙관론을 기반으로 한 초긍정적 사고를 뜻하는 것이다. 

이후 커뮤니티에서는 ‘명수적 사고’(방송인 방명수), ‘희진적 사고’(아이돌 뉴진스 프로듀서 민희진), ‘동원적 사고’(배우 강동원) 등 비슷한 단어가 유행하고 있다. OO에 이름을 올린 사람처럼 생각하고 행동하길 원한다는 의미에서다. 

동원적 사고는 예능프로그램 ‘유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한 강동원이 “20, 30대 때는 이게 왜 안되는 거야 했다면, 40대 들어선 많이 여유로워져서 ‘그치, 원래 안 되는 거지 내가 좀 더 열심히 해볼까?’ 생각한다”고 말한 것에서 나왔다. 생각처럼 일이 풀리지 않는 상황에서도 여유롭게 생각한다는 자세다. 

 

모든 상황을 원영적사고로 풀이해주는 AI 등장
비현실적인 낙관성,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원영적 사고가 밈으로 유행하면서 모든 상황을 원영적 사고로 풀이해주는 챗봇 ‘원영적 사고 GPT’까지 등장했다. 

해당 GPT를 만든 네티즌 소코파이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원영적사고 밈을 보고 초긍정관점이 너무 마음에 든 나머지 이리저리 전파하고 다녔고 측근이 원영적 사고 gpt를 만들면 재밌을 것 같다는 말에 30분 만에 만들어 출시했다”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원영적 GPT에서는 일반적으로 부정적으로 받아들이기 쉬운 상황을 긍정적으로 풀이해준다. 필자가 ‘3일간 밤새 작업한 작업물이 하나도 남김없이 날아가버려서 새로 시작해야 한다’는 다소 극단적인 상황을 입력해봤다. 

원영적 사고 GPT는 이에 대해 “작업물이 다 날아가버린 건 슬프지만 다 완성하고 나서 실수로 저장하지 않았다면 더 억울할 뻔했다”며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기회가 있어서 다행. 딱 지금의 상황이 그래서 최고”라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학업, 취업 등으로 힘든 청(소)년 세대의 스트레스 해소 욕구가 OO적 사고 밈을 확산시키고 있다고 보고 있다. 어려운 상황에 대해 한탄하는 것에서 벗어나 자신의 상황을 합리화함으로써 스트레스를 해소하고자 하는 움직임이라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지나치게 비현실적인 낙관성은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그러나 부정적 신조어가 유행하는 것보다는 훨씬 바람직한 현상이라는 진단도 나온다. 일상의 여러 상황에서 긍정적인 면을 먼저 찾는 자세는 건강한 삶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