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생존에 대한 욕망, 그 치열한 이야기
[영화] 생존에 대한 욕망, 그 치열한 이야기
  • 김진산 외부평론가
  • 승인 2014.03.14 17:27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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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논란의 중심에 있는 이유

지난 3일(한국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86회 아카데미 시상식은 인상 깊은 장면이 많았다.

시상식 도중 피자 배달을 시킨 앨런 드제너러스와 그것을 서빙하던 브래드 피트의 모습, 그리고 남우주연상을 기대했으나 고배를 마셔야 했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까지…

그 중 유독 눈에 띄었던 것은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를 제치고 남우주연상을 차지한 메튜 멕커니히와 남우조연상을 받은 자레드 레토의 영화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이다.

사실 시한부 이야기를 다룬 작품은 '노킹 온 헤븐스 도어(1997)' , '버킷리스트(2008)', '굿바이 마이 프렌드(1995)' 등 대중적 인기를 끈 작품이 많다.

하지만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은 메소드 연기(연기자가 등장인물처럼 행동하는 극사실주의 연기 기법)를 이용한,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라는 점에서 이전의 작품과는 차별성을 갖는다.

▲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 포스터 ©데일리팝
보이지 않는 굴레를 향한 외침

영화는 에이즈(HIV) 감염으로 한 달간 시한부 선고를 받은 한 남자가 자신을 등진 세상과 맞서 싸운 7년간의 실화를 다룬 이야기이다.

연기를 위해 20kg이나 감량한 메튜 멕커니히는 삶의 치열함을 표현해내며 미국 식품의약국 승인, 세상의 편견, 그리고 돈에 맞서 외로운 전쟁을 한다.

척박한 땅의 굴레 속에서 벗어나려는 그의 의지는 인간 본성에 내제된 생존 욕망을 잘 표현하고 있다.

차별 그리고 동성애

영화는 에이즈라는 병과 함께 그 병을 옮기는 주체로서 동성애 환자들을 지목하고 그들에 대한 세상의 시선을 다루고 있다.

장소와 시간을 불문하고 그들에게 주어지는 편견과 무시는 이 영화 전체를 어두운 분위기로 조명한다.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조연상을 받은 자레드 레토는 그의 불우한 어린 시절과 더불어 에이즈 사망자들을 위한 애도로 수상 소감을 마무리했다.

지금 전 세계는 동성애 문제에 민감하다. 오바마 미 대통령과 유럽 지도자들은 러시아 반동성애법에 대한 반대 표시로 소치올림픽 개회식에 불참했다.

이번 소치올림픽에 참가한 선수들은 러시아 '동성애 반대법'을 공개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김용 세계은행 총재도 워싱턴포스트(WP) 기고문에서 "차별을 없애는 것은 마땅히 해야 할 옳은 일일 뿐 아니라 포괄적이고 지속적인 경제 성장을 보장하는 중요한 가치"라고 말했 듯이 동성애와 이에 대한 차별은 우리에게 현실적이면서 중요한 문제이다.

또한 이 작품에서 차별을 비롯한 세상의 굴레에 맞서 싸우는 이들의 모습이 더욱 와 닿는 이유는 영화가 실화를 바탕으로 해 현실을 반영하는 거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 영화가 더욱 논란의 중심에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