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1인가구의 가장 큰 걱정은 역시 전기요금이다. 특히나 지난해 전기요금 인상 이후 에어컨을 틀기 무서워졌다는 이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이 불볕더위에 에어컨을 아예 안 쓰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그렇다면 남은 단 하나의 선택지는 효율적인 사용이다. 삼성전자 개발자들은 과학적 연구 결과를 토대로 찾아낸 최적의 에어컨 활용 꿀팁을 삼성 뉴스룸에서 소개했다.
습도가 높을 땐 냉방보다 제습으로
여름철 불쾌감을 높이는 주요 원인은 더위보다 습도다. 특히 비가 내리기라도 한 날이면 높은 습도로 인해 불쾌감이 정점을 찍는다. 이때 에어컨을 적절하게 사용한다면 습한 실내를 빠른 시간 안에 쾌적하게 바꿀 수 있다.
에어컨의 기본 원리는 실내의 덥고 습한 공기를 흡입해 실내기 내부에 있는 차가운 열 교환기를 거치며 공기의 운도가 낮아지고 습기가 제거되는 것이다. 냉방모드와 제습모드는 기본 원리는 비슷하지만, 목적에 따라 가동 방식이 조금 다르다.
실내온도가 너무 높아 빠르게 온도를 내려야 하는 것이 우선이라면 냉방 모드를, 높은 습도를 낮춰 실내 쾌적도를 회복하는 게 급하다면 제습모드를 선택하는 게 효과적이다.
냉방과 제습 모드의 가장 큰 차이는 압축기와 풍량에 있다. 냉방모드는 이용자가 설정한 온도에 도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설정한 온도로 빠르게 내린 뒤 온도 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에너지만 소모되도록 실외기에 있는 압축기의 출력을 조절한다.
반면 제습모드는 이용자가 설정한 온도를 기준으로 습도를 최대한 낮추는 것이 목적이다. 실내온도와 상대습도를 센싱해 실내온도는 유지하되, 습도가 제거될 수 있도록 풍량과 압축기의 출력을 조절한다. 가령 실내온도는 설정온도에 도달했으나 실내 습도는 아직 높다면 풍량은 줄이면서 압축기는 필요 수준으로 작동해 습기를 지속적으로 제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개발자들의 연구 논문에 따르면 장마철을 모사한 습한 환경에서 동일 온도 설정시 냉방모드 대비 제습모드의 습도 제거 효율은 약 2.7배 향상됐다. 불쾌지수로 환산했을 때 냉방모드에서 불쾌지수는 73, 제습모드는 70으로 더 낮았다. 불쾌감을 느끼는 재실자 비율이 50%에서 10%로 낮아지는 것을 의미한다.
에너지 절감, 껐다 켰다보다 ‘인버터를 믿어라’
전기요금을 걱정하느라 짧은 시간 동안 에어컨을 켰다가 시원해지면 끄고, 다시 더워지면 켜는 행동을 반복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이같은 작동방식은 오히려 전기요금이 오르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개발자들은 에어컨을 껐다가 다시 구동시켰을 때와 에어컨을 끄지 않고 계속 작동시켰을 때(연속운전) 에너지가 얼마나 차이나는지 알아보기 위해 외출 시간대별로 실험값을 비교했다.
방의 크기나 내·외부 온도차에 따라 조금씩 다를 수는 있으나 대체로 90분 이상 외출을 하게 되면 끄고, 90분 이하로 집을 비운다면 그대로 켜두는 게 요금 절약에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결과 30분간 외출 후 에어컨을 다시 작동한 경우는 연속 운전 대비 전력소비량이 5% 증가했고, 60분간 외출시에는 2% 증가했다. 다만 외출시간이 90분을 넘어서면 연속 운전보다는 에어컨을 끄고 다시 켜는 게 전력 소비량 감소에 도움이 됐다.
이는 최근 에어컨 제품이 대부분 인버터 방식으로 출시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인버터 방식은 설정 온도에 도달하면 에어컨 작동을 자동으로 최소화한다. 짧은 시간 껐다가 켜게 되면 높아진 실내온도를 다시 낮추기 위해 더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기 때문에 연속운전이 더 유리한 것이다.
에어컨을 구동시킬 때 사용하지 않는 공간의 문을 닫고 필요한 공간만 냉방 하는 법도 추천된다. 공간 면적이 넓을수록 에어컨이 냉방 처리해야 할 공간의 부피가 커지기 때문에 필요한 공간만 개방하면 에너지 소비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