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 살고 싶은 사람들에게…“안고라주젠마씸”
제주도에 살고 싶은 사람들에게…“안고라주젠마씸”
  • 강정욱 기자
  • 승인 2014.04.16 15:5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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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명 < 제주도, 무작정 오지 마라>…이주민 40여 가족 이야기

귀농과 귀촌이 붐을 이루면서 다양한 이유로 제주도로 이주하려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에게 저자 오동명은 ‘제주도 무작정 오지 마라’고 말한다.

이 책 <제주도 무작정 오지 마라>는 40여 가족이 넘는 제주도 이주민들의 이야기를, 많은 분량은 아니지만 가볍지 않는 내용으로 담아냈다.

▲ <제주도, 무작정 오지 마라> 오동명 저, 2014년04월 ⓒ 시대의창
제주도 방언 ‘안고라주젠마씸(안 가르쳐주겠다)’, ‘괸당(가까운 친척)’ 등과 ‘죽어지는 세(연세)’, ‘입도세(제주도 이주에 따르는 대가)’, ‘육지것’, ‘섬것’ 등 제주도의 독특한 문화가 빚어낸 말의 재미도 엿볼 수 있다.

화산이 분출한 시대부터 근ㆍ현대사를 지나면서 피로 물든 한 맺힌 역사까지 제주도의 특징적인 환경이나 생활 문화도 짚어봤다.

무엇보다 저자가 직접 그린 그림과 찍은 사진은 물론, 정성 들여 깎은 돌판화를 글과 같이 감상하다 보면, “아름다운 구속의 섬, 제주도”가 문득 좀 더 넓고 깊어진 모습으로 눈앞에 그려진다.

앞서 말했듯이 제주도로 이주하려는 사람들이 많다. 제주도 이주민으로 살았던 저자 자신의 이야기와 제주도에서 만난 40여 가족의 이야기 속에서 이주에 대한 명쾌한 해답을 기대할 수 없다.

물론 삶의 해답은 결국 각자의 몫이란 것은 진리.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읽는 이에게 ‘당신이 제주도에 갈 준비가 되었는지, 되지 않았는지’에 대한 해답을 줄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여행하다 보니 너무 좋아서 이주한 사람, 한적하게 살고 싶어 이주한 사람, 갑갑한 도시에서 탈출하듯 이주한 사람, 가족을 따라 이주한 사람, 카페나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면서 여유롭게 살고 싶어 이주한 사람…등40여 가족 중 제주도에 잘 정착해서 원하는 삶을 사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상당수는 1, 2년 사이에 게스트하우스나 카페를 되팔려고 내놓거나 투자한 본전 생각에 상황에 제주도를 떠난 사람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현실을 목도한 저자는 자신 역시 겪는 삶의 문제이자 사람의 문제라서 그런지 때로는 안타까운 시선으로 때로는 부러운 시선으로 이야기 하나하나를 들려준다.

저자는 “의미 있는 삶에 장소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벗어나고 싶은 곳과 살고 싶은 곳, 그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자신을 직시할 때, 비로소 제주도가 손짓할 것”이라고 말한다.

마지막으로 과거에는 유배지였던 제주도에서 살아가는 것을 2박 3일 여행으로 여기지 말라고 저자는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