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보험사들이 안전운전 할인 특약 등의 혜택을 강화하고 있다. 안전한 주행 습관을 가진 우량 고객을 더 많이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운전자들의 평소 운전 습관은 교통사고 발생률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만큼, 이같은 특약이 확대될수록 교통사고 줄이기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도로교통공단의 교통사고분석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022년 교통사망사고 중 가해운전자의 법규위반사항으로 ‘운전자의 안전운전의무불이행’(66.0%)이 가장 많이 꼽혔다.
정부는 안전한 도로환경 조성을 위해 운전자의 안전운행을 장려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2024년 교통사고 사망자 감소 대책’을 발표했다. 보험사들도 이에 부응, 운전습관 연계 자동차보험(UBI) 할인 특약 강화 등 안전운전자에 대한 혜택을 넓히고 있다.
안전운전자 혜택 강화하는 보험사
삼성화재는 지난달 16일 ‘티맵(T-MAP) 착한운전’ 할인 특약 최고할인율을 기존 19.3%에서 22.1%로 상향했다. 이 특약은 스마트폰 내비게이션 앱 티맵의 안전운전 점수와 운행거리를 충족할 경우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내용을 담는다.
삼성화재는 고고애프앤디와 함께 이륜차 행동기반보험(BBI)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BBI는 UBI에서 한 단계 진화한 개념이다. 운전자마다 다른 코너링시 기울기, 속도, 급가속·감속 등 운전습관을 파악해 데이터화하고 이에 따른 사고 위험을 보험료에 반영하는 것이 핵심이다.
현재 이륜차보험 가입률은 52.1% 수준이다. 그러나 이륜차 BBI가 출시되면 이륜차 보험 가입률을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DB손해보험은 내달 1일 책임개시 계약부터 개인용 UBI 안전운전 특약 할인율을 상향한다. 티맵이나 카카오내비는 신차 기준 최고 할인율을 기존 16.6%에서 18.3%로 올리고, 네이버지도 할인율은 20.8%에서 22.4%로 확대한다.
이와 함께 차량 첨단 안전장치 ‘어라운드 뷰 모니터’를 장착하는 경우 보험료를 4% 할인해주는 특약도 출시했다. 어라운드 뷰 모니터는 차량의 전후좌우에 장착된 카메라로 촬영한 영상을 이용, 차량 주의 360도의 상황을 위에서 내려다본 것 같은 영상을 만들어 운전자에게 제공하는 장치다.
현대해상은 이달 초부터 업계 최초로 첨단 안전장치 할인 특약에 ‘후측방 충돌 경고장치’, ‘헤드업디스플레이’를 추가했다. 기존에는 차선이탈 경고장치와 전방충돌 경고장치 할인특약을 각각 선택해 해당 장치에 적용되는 할인율을 개별 적용했으나, 개편 후에는 첨단 안전장치와 관련된 특약을 하나로 묶어 장착된 안전장치 갯수별 할인을 적용하기로 했다.
현대해상은 또 안전운전 할인제도를 운전자 보험에도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이달 중 출시가 예고된 현대해상의 개정 운전자보험 상품은 무사고 경력이 3년인 고객에게 가입 즉시 보험료를 약 20% 할인해 준다. 2년간 더 무사고를 유지하면 보험료의 4%를 추가로 깎아준다.
UBI, 모빌리티 플랫폼 새 먹거리로 부상
UBI를 이용한 보험료 할인 특약이 인기를 얻으면서 모빌리티 플랫폼들은 UBI를 주목하고 있다. 티맵모빌리티가 UBI 사업에서 가시적 성과를 이끌어 냄에 따른 것이다.
티맵모빌리티의 올 2분기 UBI 사업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78% 증가했다. 가입 채널을 온라인 채널에서 텔레마케팅으로까지 확대하며 접근성을 제고한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티맵 플랫폼의 2분기 월간활성화이용자수(MAU)는 1490만명으로 전년대비 4.8% 증가했다.
티맵모빌리티는 지난 2016년 세계 최초로 모바일 앱을 이용한 UBI 상품을 선보였다. 안전주행 수준에 따라 100점 만점의 운전점수를 부여해 일정 기준을 넘긴 운전자에게 보험료를 할인해 주는 것이 핵심이다. 운전점수에는 과속, 급감속, 급가속, 야간주행 등의 운전 이력이 종합적으로 반영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2022년 8월 UBI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네이버는 지난달 자사 지도앱에서 운전점수 기능을 선보이며 UBI 시장으로 진입했다.
네이버는 단순 운점점수만 보여주는 것에서 더 나아가 ‘운전분석 페이지’를 제공한다. 운전점수와 점수의 변화 추이, 이용자 전체 평균 점수 등 다양한 지표를 토대로 이용자가 운전습관을 스스로 관리할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다.
시장조사업체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는 UBI 시장이 올해 668억달러에서 2032년 2489억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