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가 유동성 위기에 빠진 자회사 신세계건설의 자발적 상장폐지를 추진한다.
30일 이마트에 따르면 이마트는 지난 27일 이사회를 열고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사인 신세계건설 주식의 공개매수 건을 승인했다.
이마트는 이날부터 다음 달 29일까지 30일간 신세계건설 기명식 보통주식 212만661주(발행주식총수의 27.33%)를 공개 매수할 예정이다.
매수가는 주당 1만8300원이다. 이는 이사회 의결 전인 지난 26일 종가(1만5370원)보다 19%가량 높은 액수다.
이마트는 현재 신세계건설 지분 70.5%를 보유하고 있다. 이마트는 이번 신세계건설 주식 공개 매수를 통해 자발적 상장 폐지 요건인 대주주 지분 95% 이상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마트가 신세계건설 지분 100%를 확보하기 위해선 388억원의 자금이 투입돼야 한다. 이마트는 신세계건설 주식 공개매수를 거친 뒤 신세계건설의 상장폐지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마트가 신세계건설의 자발적 상장폐지를 추진하는 것은 먼저 대주주 책임 경영을 강화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신세계건설의 지분을 100% 확보해 효율적인 의사결정 체제를 구축함으로써 수익성에 중점을 둔 사업 구조 개편과 중장기 사업 전략 수립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신세계건설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여파로 2022년 이후 2년 연속 대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이마트 실적 악화의 최대 요인으로 지목돼왔다.
신세계그룹은 지난해부터 유동성 위기가 부각된 신세계건설에 그룹 차원의 자금 지원을 지속해왔다.
신세계건설은 올해만 1조원 이상의 유동성을 확보해 재무 건전성을 크게 높였다. 이를 바탕으로 부실 사업장 정리를 포함한 본격적인 구조 개편에 나설 방침이다.
신세계건설 주식을 보유한 주주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목적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사업 구조조정을 하려면 대위 변제나 채무 보증 이행 등에 따른 추가 손실이 불가피하고 이는 단기적으로 주가 하락의 요인이 된다. 그 피해를 대주주가 떠안아 불필요한 논란을 없애고 신속하게 구조조정을 진행하겠다는 포석으로 읽힌다.
다만, 이마트가 기한 내에 목표한 지분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정해진 공개매수 금액 이상의 시장가가 형성될 경우 자발적 상장 폐지 비용이 추가로 소요될 수도 있다.
이마트는 공개 매수로 95% 이상의 지분을 확보하면 오는 11월 중 신세계건설 주주총회를 소집해 자발적 상장 폐지 안건을 의결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