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뮤지컬 배우 이충주 "미래보다 현재에 충실하고 싶다"
[인터뷰] 뮤지컬 배우 이충주 "미래보다 현재에 충실하고 싶다"
  • 오정희 기자
  • 승인 2015.03.24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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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 확신 통해 배우로서 더 견고해 지는 것 느껴"

 

"나 자신을 라이벌로 보고 있다"

지난 겨울 '셜록홈즈'로 다시 한 번 연기력을 인정받은 배우 이충주가 봄의 시작과 동시에 창작 뮤지컬 '마마, 돈 크라이(이하 마돈크)'에서 섹시하고 아름다운 드라큘라 백작으로 돌아왔다.

마돈크는 오랜 시간을 살아온 뱀파이어와 사랑받고 싶어 하는 천재 물리학자의 이야기로 독특한 소재와 중독성 있는 분위기가 매력적인 창작 뮤지컬이다.

마돈크에서 이충주는 거부할 수 없는 섹시하면서도 아름다운 뱀파이어로, 뱀파이어로서의 삶에 대한  날카로운 모습을 연기하고 있지만 그 속에 숨겨진 고독을 통해 보듬어주고 싶은 안타까움으로 여심을 흔든다.

23일 오후 4시 그가 연기하고 있는 '마돈크' 공연장 인근 카페에서 만난 이충주는 무대에서의 화려한 모습과 다르게 단정하면서도 깔끔한 모습으로 주위의 눈길을 끌기 충분했다.

또 인터뷰 내내 겸손함과 솔직한 모습으로 이른바 '엄친아'의 이미지마저 자아냈다.

 

▲ 뮤지컬 '마마, 돈 크라이'의 드라큘라 백작으로 돌아온 배우 이충주

이날 이충주는 영원의 삶을 살고 있는 드라큘라 백작을 연기하고 있는데 프로페서V가 아닌 드라큘라 백작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역할을 특별히 선택한 것이 아니라 배역 제의가 들어왔다. 드라큘라 백작은 앞서 연기 했던 '더데빌'에서의 배역과 비슷한 느낌을 풍겨 비슷하게 연기하면 된다고 생각했지만 그렇지 않았다. 그래서 잘 맞다기 보다 잘 맞추려 노력하고 있고 매일을 더 나은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연습의 연습을 거듭하고 있다"

극중 같은 드라큘라 백작 역할을 맡고 있는 고영빈, 이동하 배우 등과의 차이점에 대해서는 드라큘라 백작에 대한 다양한 해석을 들었다.

"오랜 시간을 살아온 만큼 프로페서V를 귀엽게 보는 백작을 연기하는 배우가 있는가하면 모든 것을 해탈한 듯 한 모습을 보이는 백작 등 모든 배우가 뱀파이어 백작을 다르게 보고 표현하고 있다. (나 같은 경우에는)뱀파이어가 된지 얼마 되지 않은 뱀파이어를 표현하고 있다. 굳이 그들과의 차이점을 꼽자면 프로페서V에게 달이 뜨는 밤을 조심하라는 대사 등을 통해 '너도 나와 같은 고통을 당해봐라'는 식의 모든 것을 초월한 뱀파이어가 아닌 신생 뱀파이어의 강하고 날카로운 백작 연기가 아닐까(한다)"

공연 도중 눈의 띄는 빨간 하이힐을 신고 연기를 펼친 이충주는 하이힐에 대한 질문에 여성에 대한 존경심을 비췄다.

"관객들에게 하이힐을 신고 연기하는 모습이 이상하게 비춰지지 않기 위해 익숙해 질 때까지 하이힐을 신고 다녔다. 그래서인지 '브로드웨이42번가'에서 강렬한 댄스연습을 통해 생겼던 발목에 문제가 재발했다. 여자들이 어떻게 신는지 모르겠다(너무 힘들더라 웃음)"

가창력은 물론 여심을 사로잡는 목소리에 대한 관리법에 대해서는 남들과 다른 특별한 것이 없다는 모습을 보였다. 

"특별한 관리법은 없다. 이전에는 성악을 전공했었기 때문에 목소리가 가늘었다. (이 때문에 뮤지컬에 입문한)이후에는 트레이닝을 받았고 지금도 받고 있다. 목이 약해 감기에도 쉽게 걸리고 잘 쉬기 때문에 목에 좋다는 음식을 잘 챙겨먹고 있다"

 

 

 

 

지난 뮤지컬 '셜록홈즈:앤더슨가의 비밀'을 기점으로 연기가 물이 올랐다는 이야기에 대해서는 '물이 올랐다는 표현은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연기가 물이 올랐다라는 말보단 연기에 재미를 느끼고 있다는 말이 맞다. 또 셜록 때부터 스스로가 맞다고 여기는 자신만의 연기. (내 안에)확신이 바로 섰을 때의 그 연기로 인해 배우로서 더 단단해지고 견고해지는 것을 느꼈던 것 같다. 그래서 그 다음 작품도, 지금하고 있는 연극도 같은 맥락으로 준비중이다. 내안의 것 그리고 그 아웃라인을 잡아주는 연출부와 제작진과의 협업을 통해서 누가 뭐래도 단단해지는 연기가 내가 가져가려는 부분이다"

이충주는 그가 참여한 '브로드웨이 42번가'부터 '더 데빌, '셜록홈즈:앤더슨가의 비밀' 등 수 많은 작품들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로 '셜록홈즈'를 꼽았다.

"셜록홈즈를 하기 전에는 브로드웨이 42번가가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이었지만 셜록홈즈를 하고 나서는 셜록홈즈가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이 됐다. 처음으로 남을 따라하는 연기가 아닌 온전히 나를 연기하는 무대로 연기에 대한 마음을 다시 뛰게 만든 작품이었기 때문이다. 기회가 된다면 셜록홈즈를 다시 한 번 연기하고 싶다며 셜록홈즈가 아니더라도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작품을 만날 수 있다면 행운일 것이다"

그는 한 작품이 끝나고 다른 작품을 하기까지 공백 없이 작품을 연이어 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모든 배우가 같을 것'이라며 솔직한 입담을 펼쳤다.

"모든 배우가 마찬가지겠지만, 일은 있을 때 하는 거다. 쉬고 있는 배우들도 많은데 계속 찾아주시니 감사하고, 이 순간 일이 있음에 감사하다. 마돈크가 끝나면 연극을 할 예정인데, 지금은 뮤지컬을 하다가 연극을 하려니 우려 섞인 반응도 있다. 실제로 못했을 경우 '뮤지컬이나 잘하지'란 소리를 듣게 될 것이기 때문에 더 긴장해서 노력하고 있다. 이번 연기를 잘 소화해 내면 (다양한 장르의)연기를 할 수 있는 가능성의 폭이 한 단계 높아질 수 있을 것이다"
 

▲ 23일 대학로 한 카페에서 데일리팝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는 배우 이충주

최근 뮤지컬 배우들도 드라마, 예능 등 장르에 상관없이 자신의 영역을 넓혀가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이에 대해 이충주는 '흔쾌히 응할 마음이 있다'고 답했다.

"예전에도 비슷한 질문을 받은 적이 있는데 출연 제의가 들어오면 거부하지 않고 출연할 생각이지만 반드시 방송에 출연해야 한다는 마음은 없다. 배우를 계속하기 위해 출연을 거부하려 하지 않는다는 말이 맞다. 어느 정도 얼굴을 알려야 찾아 주는 곳이 많아 오래도록 연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도전해 보고 싶은 배역에 대해서는 과거 온전히 한사람이 처음부터 끝까지 무대를 이끄는 뮤지컬 '헤드윅'을 꼭 해보고 싶었다면서도 현재에는 무엇을 해보고 싶다기보다 지금하고 있는 역할에 충실하고 싶다. 지금 하고 있는 배역에 충실하다보면 좋은 역할은 알아서 따라올 것이라 믿는다고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이렇게 이충주는 솔직한 모습으로 자신의 생각을 밝히면서도 최근 떠오르는 신예로 주목받고 있는 만큼 라이벌로 여길만한 배우가 있지 않냐는 질문에는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떠오르는 신예로 주목받고 있는지 몰랐다. 라이벌로 여기는 배우도 따로 있다기보다 조금 오글거리지만 나 자신을 라이벌로 보고 있다. 나 자신을 온전히 이길 수 있을 때 스스로 조금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자신을 사랑해주는 팬들에게는 팬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 연기하고 응원해주는 마음을 잊지 않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감사함을 표현했다.

"(나를 보고)직접 돈을 내고 표를 사서 찾아오는 팬들도 감사하고, 공연이 끝난 후 싸인을 받기위해 추운 날씨에 줄을 서서 기다리는 팬들에게도 감사하다. 팬들에게는 늘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아까도 말했다시피 미래를 생각하기보다 현재에 충실하고 싶다. 지금 하고 있는 배역에 충실하고 싶고 이후 도전하는 연기에도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현재에 충실하며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한편, 현재 이충주가 출연하고 있는 마돈크는 오는 5월 31일까지 대학로 쁘띠첼 씨어터에서 만나 볼 수 있다.

(데일리팝=오정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