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IB, 美 불협화음 실마리 韓 경제실익 타협 가능할까?
AIIB, 美 불협화음 실마리 韓 경제실익 타협 가능할까?
  • 오정희 기자
  • 승인 2015.03.25 15: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방국가들 AIIB 가입 '봇물'…韓 제 목소리 낼 수 있을까?
▲ 한국이 AIIB로 선택에 기로에 놓였다 ⓒ뉴시스

한치 앞도 내다보이지 않았던 AIIB 문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고 있는 모양새다. 앞서 중국정부의 과도한 영향력, 인권침해 논란이 있는 개발사업 지원 우려 등을 들어 AIIB에 동맹국 가입을 반대해왔던 미국이 "각 주권국이 판단할 문제"라며 입장을 선회한 것이다.

최근 미국의 국제금융질서 등 이익이 관철되는 핵심장치로 보여지는 국제통화기금(IMF)의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와 세계은행(WB)의 스리 물랴니 인드라와티 이사가 각각 "IMF는 AIIB와 기쁘게 협력할 것", "WB는 AIIB와의 협력을 위해 문을 활짝 열어놓을 것"이라고 말한 발언 등을 미루어 미국이 AIIB에 간접적으로 손을 얹은 것으로 보이고 있다.

중국은 AIIB를 내세워 아시아 주요 국가들의 인프라 건설 자금을 저리로 융자해 지역경제를 발전시키려 한다는 점을 설립목표로 밝히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중국이 UN에서 상임이사국으로서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사실상 국제 금융시장에서 미국이 반대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입장이었던 만큼 AIIB 설립을 통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의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현재 중국은 스스로 한 나라가 주요 의사결정을 독점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뜻을 포함한 거부권을 포기하는 등 미국의 반대 논리를 압도하면서 영국과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 유럽 주요국이 잇따라 가입 의사를 밝히고 있다.

이미 아시아에서는 중국과 인도, 몽골 및 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 등 아세안(ASEAN)연합국가들을 비롯해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산유국들도 AIIB에 가입을 결정했거나 참여의향서를 제출했다. 미국의 정치·경제력의 영향이 큰 한국과 일본, 호주 등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아시아 태평양 지역 주요 국가들이 참여를 선언한 것이다.

하지만 AIIB 참여에 대한 득실도 따져봐야 하는 부분이다. 우리가 AIIB에 참여하는 데 있어 가장 뜨거운 쟁점은 지분배분 비율로, 미국과 일본이 주도하는 아시아개발은행(ADB)의 경우 미국과 일본이 각각 15%의 지분을  우리가 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있다.

우리 정부는 AIIB에 대한 중국 지분이 50%를 넘어설 경우 AIIB 운영과 사업 감독에 대한 투명성이 저해될 수 있다고 보고 이를 낮추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AIIB에 참여할 결정할 경우 한국이 아시아는 물론 중동·유라시아 등에서 인프라 사업 참여기회를 더욱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창립멤버로 참여하는 MOU를 맺고 이후 세부조건에 대해 중국 측과 협상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가운데 일각에서는 미국과의 협력에 균열이 생기거나 중국의 영향력에 종속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 등의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어 우리 정부가 이런 여러 요인을 감안해 경제적 실익을 따져 신중하게 대처를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데일리팝=오정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