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진국의 '펼침의 미학'] 花夢(화몽)-4: 내사랑에 주단을깔고
[오진국의 '펼침의 미학'] 花夢(화몽)-4: 내사랑에 주단을깔고
  • 오진국 화백
  • 승인 2015.03.26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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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花夢-4 2013 Daniel's Digilog Artworks(3760) Image size 6000x6000 Pixels(103.0) Resolution 300dpi

보색 대비 중, 赤(적)과 綠(녹)만큼 정신이 번쩍 날만큼의 시각적 충격이 강한 것도 없다. 평소에 그림을 그리다 보면 붉은 색과 초록색이 맞닫는 곳에는 살아 꿈틀거리는 생명을 느낄만큼 강열한 위험이 느껴지는 보색이다. 그만큼 사용하기도 힘이 들고 예사롭게 붙여 넣기가 수윌치  않지만 여전히 이 색들의 동거는 매혹적이고 '에로틱'하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무분별한 대비는 절대 금기고 상당히 계산되고 절제된 사용만이 '오르가즘'에 비할만큼의 희열에 접근할 기회를 갖는다.

<꽃꿈>을 나는 경 험한 바가 없다.

또 그런 말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여전히 여자의 하얀속살처럼 궁금하고 호기심이 이는 것은 꽃이란 개체와 꿈이란 개체의 어우러짐 때문이었다. 마치 사랑의 密語(밀어)들이 바다처럼 일렁이며 펼쳐져 있을 것같은 그런 느낌이다.

꿈이란 원래 일목요연한 도서관의 서재 같은 느낌이 아닌, 흩날리는 눈의 자태처럼 윤무 하는 어지럼도 동반하는 것이어서 부 정형한 꽃과 잎들을 뿌리듯 투쳐 놓았다. 그런 가운데에도 이러한 주제가 주는 황홀감을 극명하게 강조하려고 붉디 붉은 담요를 조심스레 깔았다. 사랑아, 마구 뒹굴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