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문원의 '길을 묻는 청소년'] 삶이란 무엇인가
[윤문원의 '길을 묻는 청소년'] 삶이란 무엇인가
  • 윤문원 작가
  • 승인 2015.04.21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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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란 무엇인가?' 이렇게 처음부터 거창한 주제를 꺼내니 부담스럽지는 않니? 하지만 이 주제는 누구나 스스로 생각해 보아야 할 근원적인 물음이지.

네가 지금 관통하고 있는 인생의 시기는 자아가 형성되는 청소년 시기야. 이 시기에는 '나는 무엇인가?',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 '앞으로 어떤 직업을 가질 것인가?'등 궁극적으로 '삶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되지. 너도 아마 그럴 거야. 

삶이란 태어나서 죽음에 이르는 동안 행동하고 겪고 일어나는 의미 있는 일 전체야. 네 삶은 어떤 일이 일어나느냐에 따라서가 아니라 일어나는 상황에 대해 어떤 태도를 보이느냐에 따라 결정되지. 소위 말해 삶의 도전에 대해 응전을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있다는 뜻이야.

인간은 모태라는 보호막을 벗어나 어머니와 연결된 탯줄이 끊어지는 순간부터 숨 쉬고 먹고 마시고 배설하고 병균과 싸우는 등 생존을 위한 사투를 벌이지. 영국의 역사학자 아놀드 토인비의 말처럼 '인간의 삶은 끝없는 도전과 응전의 삶'이야.

인생이란 올라가야 할 수많은 언덕과 산을 들이밀고 있는데 도전해 오는 것이 무엇이든, 장애가 무엇이든 간에 꿈을 이루기 위해 올라가야 해. 꿈의 실현은 처음에는 불가능해 보일 수 있지만, 그 꿈을 추구하며 노력하는 과정에서 서서히 구체화하여 다가올 거야.

가치 있는 일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아. 꿈을 실현하는 길은 오르막이므로 성급하게 가려 하지 말고 한 걸음 한 걸음씩 내딛어야 해. 그 한 발자국이 꿈의 실현으로 다가서게 하는 의지의 실행이야.

너는 '삶의 질'이란 말을 많이 들어보았을 거야. 삶의 질이란 삶에 대해 느끼는 긍정적인 정서와 주관적인 만족감으로 직접 체험해서 느끼는 감정이지.

네게 매일 용돈이 필요한 것과 같이 삶은 물질적 조건과 밀접하게 결부되어 있어. 물질적 풍요가 삶의 질을 측정하는 절대적인 기준이 될 수는 없지만, 물질적인 풍요가 삶의 질과 상관없다고 말할 수 없어. 의식주와 관련된 생활 조건이 안정되어야 더 높은 이상인 꿈을 추구할 수 있지 않겠어?

하지만 물질적 풍요가 곧 삶의 질과 정비례하는 것은 아니야. 물질이 풍족하면 윤택한 생활을 하겠지만 절제하지 않으면 방탕한 생활로 흐르고 말지. 지금 세상은 물질주의에 의해 당장 즐기고 보자는 식으로 탐욕과 쾌락에 물들어 있어. 물질 추구는 물신주의와 인간 소외를 낳았어.
너는 삶에 행복을 주는 진정한 삶의 질에 관심을 가져야 해. 이런 상황에서 네게 앨빈 토플러의 말을 빌려 좀 고상한 이야기를 하자면 소유 지향의 낡은 삶에서 원대한 꿈을 추구하는 존재 지향의 삶으로 나아가야 해.

인생은 가진 것만으로, 먹는 것만으로는 만족하지 않아. 동물은 먹기 위해 살고 살기 위해 먹으면서 본능에 따라 살지만, 사람은 꿈을 추구하며 살아가지. 꿈을 추구한다는 것은 바로 인간인 네가 누릴 수 있는 특권이야. 꿈을 꾸고 품으면서 살아가야 해. 꿈은 실현될 가능성을 수반하는 사고 작용으로 노력하면 이룰 수 있어.

현실은 꿈의 터전으로 삶에서 꿈을 실현해야 해. 삶 속에서 솟아오르는 꿈의 새싹을 소중히 여겨서 가꾸고 키워야 해. 안주하지 않고 도전하면서 꿈을 실현해야 해.

꿈을 실현하는 과정에서 인생이란 양지쪽을 걷는가 하면, 때로는 음지쪽도 걸어야 하는 여행이라는 생각이 들 거야. 삶에는 양면성이 존재하면서 서로 반대되는 것들로 가득하지.

행복과 기쁨 뒤에는 불행과 슬픔이 있고, 이길 때가 있으면 질 때도 있고, 배부를 때가 있으면 배고플 때도 있고, 좋은 일과 마찬가지로 나쁜 일도 일어나고, 일어서는 횟수만큼이나 넘어지는 경우도 허다하지. 그렇게 살다가 종국에는 태어남이 있었듯이 반드시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 거야. 너는 이와 같은 삶의 원리를 받아들이면서 열심히 살아가야 해.  

삶을 살면서 모든 것이 늘 똑같기만 하다면 다양성도, 흥분도, 조화도 있을 턱이 없어. 하얀색을 상쇄시킬 검은색도 없고, 일출과 더불어 시작된 하루를 마감해 줄 일몰도 없고, 차가움을 물리칠 따뜻함도 없겠지. 삶을 여행하는 과정에서 일어나고 나타나는 각가지 일은 삶에 다양성을 불어넣어 주고 흥분하게 만들고 조화롭게 해 주는 것으로 생각해.   
 
이 글은 윤문원 작가의 저서 '길을 묻는 청소년'에 실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