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진국의 '펼침의 미학'] 누님
[오진국의 '펼침의 미학'] 누님
  • 오진국 화백
  • 승인 2015.04.21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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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님 2013 Daniel's Digilog Artworks(3716) Original Image size 7,000 x 5,447 Pixels(109.1M) Resolution 300dpi.

내 자식만이라도 이 지긋지긋한 가난을 물려주지 않으려고 공부를 시켰다.

그 때만 해도 가난을 대물림 하지 않아도 노력만 하면 대통령도 되고 판사도 됐다.

참으로 촌스럽기도 한 '누님'이란 畵題(화제)를 선택하면서 악동처럼 나는 마냥 화색이 만연했다.

요즘의 누나란 저런 이미지와는 거리가 먼 '패셔너블'한 멋쟁이 복장의 여인이겠지만 반세기도 지나지 않은 우리의 조국 대한민국은 정말 해도해도 너무나 못 살았기에 우리네 여인들은 대부분 행상이나 노점상을 하거나 소작일을 도와주고 받는 품삯 등으로 자녀를 공부시키고 부모를 공양하던 것이 유일한 생계수단이기도 했다.

일궈 낼 밭이라도 있으면 그나마도 부자였고 힘든 농사 일마저도 선택된 사람들의 몫이었다. 불과 4~50년이 지나 이리 천지개벽 할 줄을 누가 감히 상상이라도 했겠는가 말이다. 먼저 세상을 하직한 사람만 억울하고 섧을 일이지 세상은 뼈가 으스러지도록 일구는 사람 따로 누리는 자가 따로 있는 것이다. 

척박했던 한 시절, 우리네 여인들의 표상은 그랬다 그 가녀린 몸으로 온 가족의 생계를 꾸려나가며 그렇게 그녀들은 산화되어 이 땅의 거름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