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공헌] 매일유업, 희귀난치병 환아 위해 17년간 '착한분유' 공급
[사회공헌] 매일유업, 희귀난치병 환아 위해 17년간 '착한분유' 공급
  • 정단비 기자
  • 승인 2015.05.06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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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 기술로 8종 10개 특수분유 개발…"선천성 대사이상 대한 관심 환기시키는 기업될 것"
▲ 매일유업의 선천성 대사이상 특수분유 제품들

최근 유업계가 우유 재고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17년째 희귀난치병 환아 위해 특수분유를 공급하고 있는 매일유업이 귀감이 되고 있다.

매일유업은 선천적으로 아미노산 대사이상 질환을 갖고 태어난 유아를 위해 특정 아미노산은 제거하고, 비타민, 미네랄 등 영양성분을 보충한 특수 유아식 8종 10개 제품을 순수 자체기술로 개발하여 지난 1999년부터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국내 16명 뿐인 단풍당뇨증 환아를 위한 BCAA 제품도 생산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도 이러한 아미노산 대사 이상 질환용 특수 유아식을 개발, 생산하는 업체는 매우 드물다. 가격도 1캔에 6만원이 넘는 해당 수입 특수분유와 달리 일반 분유와 비슷한 가격대로 판매하고 있다.

또 이 같은 특수분유는 특정 아미노산을 제거하고 비타민·미네랄 등 영양성분을 보충해야 해 제조 과정이 쉽지 않은데다, 유통기한 등 문제로 폐기 처분되는 제품도 많아 수억원의 손실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에 같은 업계에서도 박수를 보내고 있다.

선천적으로 신진대사에 이상을 갖고 태어나는 선천성대사이상 환아들은 모유는 물론 분유마저도 먹을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신생아 5만 명 중 1명 꼴로 태어나는 선천성대사이상 환아들은 선천적으로 아미노산을 분해하는 효소가 부족하거나 만들어지지 않아 모유는 물론 고기, 생선, 심지어 쌀밥에 포함된 단백질 조차도 마음대로 먹을 수 없다.

식이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을 경우, 분해하지 못하는 아미노산 및 대사산물이 축적되어 운동발달 장애, 성장장애, 뇌세포 손상으로까지 이어지게 되며, 심할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

페닐케톤뇨증(Phenylketouria:PKU) 환아들의 부모모임 회장 정혜진씨는 "특수분유는 수만 명 중 한 명 비율로 발생하는 특수질환이라는 이유로 국내에서 생산되지 않아 그 동안 한 캔에 5~6만원대의 고가 수입 분유에만 의지할 수밖에 없었다"며 "수익성이 없어 회사 입장에서도 어려운 결정이었을 텐데 이렇게 소수의 환아들을 위한 특수분유를 국내 자체기술로 개발해 주셔서 깊이 감사 드린다"고 전했다.

PKU로 알려진 선천성 대사이상 질환은 아미노산, 지방 등 필수 영양소를 분해하는 특정 효소가 체내에서 생성되지 않는 희귀 질환으로 국내에서는 5만명 중 1명꼴로 약 400여명이 앓고 있다. 선천성 대사이상 환자는 엄마의 모유는 물론이고 밥이나 빵, 고기 등의 음식을 마음대로 먹지 못하고 특수분유나 저단백 식사를 하며 평생을 살아가야 한다.

앞서 매일유업 창업주인 고(故) 김복용 회장은 1969년 한국낙농가공㈜로 회사를 세울 당시부터 "기업이 수익을 내기 이전에 사회를 위해 존재해야 하므로 기업이 사회에 기여하는 것이야말로 기업의 책무"라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기업이윤을 앞세우기보다는 아기의 건강을 먼저 생각하며 매일중앙연구소를 중심으로 특수분유사업을 시작했으며, 1999년 FAO/WHO의 CODEX 규격 및 한국인 영양권장량에 맞추어진 8종의 특수분유를 개발했다.

매일유업 측은 수익이 남는 사업이 아니기 때문에 회사 차원에서 고민도 많았지만, 고가의 수입 특수 분유가 아니면 생명을 유지하기 어려운 대사질환 환아들을 위해 국내생산시설이 전무한 불모지에 뛰어들었다고 전했다.

▲ 제14회 'PKU 가족캠프' 기념사진

아울러 매일유업은 특수 분유 제조는 물론 진암장학재단과 진암사회복지재단을 중심으로 장학사업과 다문화 가정·북한 이탈주민 등 소외계층을 위한 무상 분유 지원 사업, 육아 지원, 출산장려활동 등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책임 활동으로 지난 2013년 한국거래소(KRX) 사회책임투자지수(SRI)에 편입되기도 했다. SRI는 2009년 이후 거래소가 1년에 한 번씩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환경·사회·지배구조 등 기업의 지속 가능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을 평가한 후 우수기업을 선정하는 것으로 '착한기업지수'로도 불린다.

한편, 매일유업은 지난 2001년부터 'PKU가족캠프'에 지속적인 후원을 하고 있다.

이 캠프는 식이에 많은 제약이 있는 환아 가족들에게 다양한 정보와 희망을 주기 위해 인구보건복지협회가 주최하고 있다.

지난해 7월, 14번째 'PKU 가족캠프'가 열린 가운데, 샌드 아트 공연팀을 초청하여 아이들과 함께 샌드 아트를 체험하는 즐거운 시간을 가졌으며, 전문의들이 준비한 PKU의 최신 치료 강의 및 질의 응답 시간, PKU 식사요법 강의 및 요리 실습 등 실생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유익한 정보들로 진행됐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PKU 환아들의 경우 여러 가지 먹거리에 대한 제약이 많은 만큼 주변의 배려가 필요하다"며 "특수분유 생산은 물론이고 선천성 대사이상 증후군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 주위의 관심을 환기시킬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계속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데일리팝=정단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