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인사이드] 보여주기 급급한 '국회 포럼' 실효성 의문
[국회 인사이드] 보여주기 급급한 '국회 포럼' 실효성 의문
  • 오정희 기자
  • 승인 2015.07.10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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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열린 포럼에 정작 '국민 참여' 어려워

▲ 국회 의원회관 2층에서 국회 직원 두 사람이 포럼 안내가 붙어있는 벽면을 지나가고 있다.
국민을 위해 일한다는 국회의원들이 모여 있는 국회에서 진행하는 포럼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각 현황에 맞는 주제에 따라 전문가들과의 논의를 통해 더 나은 정책방향 등을 잡는 지표로 이용되는 국회포럼이 실효성 보다 '보여 주기' 급급한 형식적 행사로 끝나는 경향이 많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최근 국회 비서관 A씨는 황당한 일을 겪었다. 법안을 만드는 과정에서 실제 해당 법안이 적용될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자 국회 포럼 기획하는 과정에서, 일을 마치고 포럼에 참여하러 올 현장 근로자들의 편의를 위해 포럼 개최 시간을 저녁 7시로 잡았더니 관련 공기업에서 "청장님 퇴근하실 시간이다"며 시간 변경을 요청한 것이다.

A비서관은 "국민을 위해 일하는 공기업의 수장이라는 사람이 자신의 편의를 위해 시간을 옮기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일침한 뒤 원래 계획했던 대로 포럼을 진행했지만 시간대로 씁쓸한 마음을 지울 수 없었다고 고백했다.

국회에서 회의실을 빌려 포럼이나 토론회·간담회 등을 열 수 있는 시간은 오전 7시부터 오후 9시까지로, 평일 뿐만이 아닌 주말에도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데일리팝의 취재결과 최근 국회에서 진행되는 포럼 중 대부분이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로 집중되어 있었으며 주말에 진행되는 경우는 거의 전무한 것으로 드러났다.

아무리 좋은 취지와 내용의 포럼 등을 진행한다고 하더라도 열리는 시간 자체가 이미 참여할 수 있는 사람들이 한정되어 있는 환경이라 의문을 자아낸다.

9시부터 6시까지의 시간은 직장인 또는 학생들이 직장 또는 학교를 벗어날 수 없는 시간대로 정작 의견을 들어야 할 현장 실무자들 등의 참여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은 흔히 말하는 탁자 위에서만 펼쳐지는 허황된 '탁상공론'으로 가는 지름길을 양산에 일조한다.

아무리 저명한 사람이 나와 좋은 이야기를 한다고 해도 대부분 현직에서 실전 경험을 거의하지 못한 분들이 많아 "이렇다. 저렇다", "말이 맞네. 틀리네" 등 열띤 토론을 진행해도 결국 사안에 대한 사각지대가 많이 생길 수 밖에 없어 진짜 혜택을 받아야 하는 사람들이 받을 수 있는 혜택이 줄어드는 것이다.

특히 포럼의 주최에 따라 참여하는 사람의 수보다 각 기관의 화환만이 가득한 경우도 허다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보기에 따라 포럼자체의 의미보다 보여주기에 급급한 형식적인 행사로 보여지다 끝날 수 있기 때문이다.

국회에서 열리는 포럼이 국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법안 등을 마련하기 위한 단초로 기획되고 열리는 만큼 실효성에 의문이 드는 보여주기식 포럼이 아닌 더 많은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배려하는 마음이 필요할 것이다.
 
(데일리팝=오정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