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인듯 혼자 아닌 '싱글족'
혼자인듯 혼자 아닌 '싱글족'
  • 이성진 기자
  • 승인 2015.07.26 14: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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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로 또 같이'의 가치…소셜 다이닝·셰어하우스 등 문화의 다양화

늘어나는 1인가구 '싱글족'

"아직 결혼 생각은 없어요" "구속받지 않고 혼자 생활하는게 좋아요" "혼자서 즐길게 너무 많아요" 혼자 생활하고 있는 30대들의 생각이다.

현대 사회에서 자의든 타의든 혼자 사는 1인가구의 수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5년 현재 1인가구는 전체 인구의 27%며 오는 2035년에는 34.3%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했다. 20살이 되자마자 학업을 위해 타지에서 원룸을 잡아 자취하는 사람부터 결혼 적령기가 지났음에도 혼자만의 생활에 익숙해져 편하게 지내는 사람까지, 그 범위와 이유가 다양하다. 이 중 ‘자의’로 혼자 지내는 사람들은 결혼과 출산이라는 삶의 틀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색깔대로 인생을 살아간다.

일반적으로 싱글족은 탄탄한 경제력을 가지고 자신들만의 삶을 만끽하며 홀로 사는 신세대 남녀를 일컫는다. 그들은 결혼이라는 틀에 자기를 맞추기보다 자유와 이상과 일을 더 중요시하며 자유롭고 당당하게 살려는 욕구가 강하다고 한다.

그동안 싱글족은 '골드미스'라는 단어도 생길 정도로 여성들에게 많이 등장했었지만 현재는 남녀를 불문하고, 취업 후 연애·결혼을 하며 육아로 이어지는 보편화 된 인생에서 벗어나 자유를 만끽하며 살고 싶어하는 2~30대들이 동경하는 삶으로 변하고 있다.

 

▲ 두 여성과 한 남성이 함께 식사를 즐기고 있다. ⓒ 뉴시스


나만의 한끼 식사
혼밥은 'NO'..이젠 '소셜 다이닝'

"밥은 먹고 다니니?" 혼자 지낸다고 하면 주위에서 먼저 하는 걱정은 '밥'이다. 하지만 예전처럼 밑반찬 챙겨와 라면으로 끼니를 떼우던 시대는 지났다. TV를 틀면 간단한 재료와 레시피로 그럴듯한 음식을 만드는 방법을 알려주기 때문에 집에서도 충분히 그럴듯한 식사를 할 수 있다.

바쁘게 살아가는 세대인 싱글족이 집에서 음식을 해 먹을 시간적 여유가 많지 않다. 그래서 대한민국의 영리한 외식·유통업계들은 이들을 공략한다. 배달의 원조격인 중국집도 1인분만 시키면 배달이 안 되기 일쑤였지만 지금은 가능하며, 이를 넘어 밖에서 혼자 밥 먹는 것을 아직 두려워하는 사람들을 위해 테이블마다 칸막이가 설치되어 있는 식당도 늘고 있다.

특히 싱글족이 증가하면서 혼자 밥먹는 사람, 이른바 '혼밥' 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이들은 SNS를 통해 비슷한 가치관을 가진 사람끼리 만나 식사를 즐기며 인간관계를 맺기도 한다. 이를 '소셜 다이닝'이라고 하며, 단순히 한 끼 식사로 끝나지 않고 식사를 하면서 자신들의 관심사와 유용한 정보들을 나누며 소통하는 것이 매력이다.

또 경우에 따라 여럿이 모여 직접 밥을 해 먹기도 한다. 식사 뿐만 아니라 케익·커피·맥주 등 그 종류도 다양하다. 요리할 줄 모른다고 걱정하는 사람도 있지만 전문가가 있기 때문에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소셜 다이닝을 자주 이용한다는 A씨는 "매일 혼자 밥 먹는 것도 부담스러울 때가 있었는데 여러 사람들과 어울려 밥을 해 먹으니 신선하고 좋았다"며 "주말에 TV만 보며 지냈는데, 새로운 사람을 만나 대인관계를 넓혀가니 유익하고 즐거웠다"고 말했다.

 

▲ 여러 사람들이 함께 공유할 수있는 넓은 거실 공간 (출처=픽사베이)

새로운 가족 '셰어하우스'

지난해 방영했던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는 주인공들이 셰어하우스라는 독특한 주거지역에서 함께 생활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외에도 예능프로그램 '룸메이트' 등의 프로그램이 등장하면서 셰어하우스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다. 결혼 생각은 없지만 혼자 생활하는데 적막함을 느끼고 있는 싱글족에게 이상적인 공간이다.

'셰어하우스'는 다수가 한 집에 살면서 개인적인 공간인 침실 외에 거실·화장실·욕실 등은 같이 사용하는 생활방식으로, '따로 또 같이'의 가치를 앞세워 여럿이 모여 밥을 해먹기도 하고 여가시간을 함께 보내면서 가족처럼 지낸다.

셰어하우스를 이용하는 B씨는 "아무래도 공동시설은 같이 써야 하다 보니 화장실을 기다려야 할 때도 있고 가치관이 다른 사람을 만나면 충돌을 피할 수 없다"면서 불편함을 비추면서도, "원룸에서 지낼 때는 아무래도 하나의 방에서 요리하고 빨래 널기도 벅찼는데 넓은 거실을 공유하니 생활하기 편리하고 월세와 관리비도 분담해서 내기 때문에 원룸과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싱글족은 우아한 인생을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살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끝없이 발전하길 원한다. 앞서 언급한 소셜 다이닝과 셰어하우스의 보편화를 비롯해 싱글족을 타깃으로 한 식품, 문화 등의 상품이 더불어 성행하면서 앞으로 싱글족의 삶은 더 풍요로워질 것으로 보인다.

(데일리팝=이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