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안영미 "19금·섹드립 캐릭터 바꾸고 싶다"
[인터뷰] 안영미 "19금·섹드립 캐릭터 바꾸고 싶다"
  • 오정희 기자
  • 승인 2015.08.17 09: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인터뷰 질문에 답하고 있는 개그우먼 안영미

개그우먼 안영미를 떠올리면 대다수가 '19금' 등의 강한 이미지를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실제로 최근 서울 마포구 상암동 CJ E&M 센터에서 진행된 코믹컬 '드립걸즈' 시즌4 제작발표회 후 가진 라운드 인터뷰에서 만난 안영미는 달랐다.

이날 수수한 흰색 블라우스에 화사한 꽃이 달린 머리띠를 하고 찢어진 청바지를 입고 모습을 드러낸 안영미는 직접 겪어보지 않고는 그 사람이 어떤지 알 수 없다는 말처럼 19금을 내세워 센 개그를 한다는 인식과 달리, 누구보다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노력하며 자신 혼자 독보이기 보다 주변의 동료들을 위하는 모습을 위해 열심히인 개그우먼이었다.

특히 올해 첫 공연을 앞두고 있는 드립걸즈 시즌4에서 원년멤버이자 맏언니로서 공연에 대한 책임감과 동료 개그우먼의 화합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 열애 후 자신도 여자라는 이미지를 보여주고 싶어졌다고 말하며 수줍게 웃는 모습 등은 인터뷰가 끝날 때 즈음 안영미에 대한 선입견을 깨뜨려 버리기에 충분했다.

Q. 드립걸즈 시즌 1과 2에 출연한 원년 멤버로 알고 있는데 시즌 3을 쉬고 시즌4에 다시 도전하게 된 이유가 있다면? 

무대에 서는 것을 좋아하지만 (그동안)너무 일만했으니까 한해정도는 쉬자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쉬는 동안 시즌 1과 2에서 부족했던 점들(을 돌아보며) 내가 너무 안주하고 있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정말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힘을)쏟아 붇자는 생각에 두 달 동안 미친 듯이 연습했다.

Q. 안영미씨하면 섹드립 좀 세다는 이미지가 있는데 변화를 꾀한다면 어떤 방향으로 할 것인지 알고 싶다. 

캐릭터를 바꾸고 싶다. 이제는 섹드립을 다신 안하겠습니다라는 것은 아니지만 (대중들에게)좀 더 친근감 있게 다가가고 싶다. 안영미는 너무 세서 별로 이런 분들도 있지만 직접보고 나서는 안영미 팬이 되는 경우도 있다.

확실히 말씀드리자면 결코 스스로 19금 섹드립이 결코 좋은 것이 아니다. 그전에 한개가 있었던 부분을 영역을 넓힐 수 있어서 자부심을 느끼는 것이지 앞으로 저는 이케릭터로만 굳히고 웃기겠습니다. 이런 것은 아니다.

그래서 SNL에서도 그런 야한 느낌을 안주려고 아줌마 등 안했던 역할을 맡아서 하고 있다. 안영미도 연기변신이 가능하다. 사람들을 웃기는 연기를 참 잘하는 사람이다는 인식으로 변화했으면 좋겠다.

어떤 역할이든 웃길 수만 있으면 바보역할도 좋고 다 해보고 싶다.

Q. 이미지 변신을 하고 싶다고 하셨는데 최근 하고 있는 연애랑 관련이 있는 것인지 알고 싶다. 

그동안 남친이 있든 없든 그쪽에서 뭐라고 하든 말든 신경을 안 쓰고 내 방식대로 했다. 그런데 (현)남자친구를 만나고 나서 기사 댓글을 봤더니 하나같이 거의 대부분이 "남자친구 불쌍하다 어떻게 안영미를 만나냐" 이런 것들이 많았다.

거기서 사람들이 안영미를 이렇게 생각했었구나라는 사실을 알게 됐고, 남자친구가 나중에 주변사람들에게 내가 안영미랑 사귄다. 이렇게 말했을 때 긍정적인 반응을 얻기 위해 한 남자의 여자로서 조금은 조심해 줘야하는 부분이 있어야 겠구나라고 생각해서 조금 자제하는 분위기다.

Q. 정착하자는 부채를 들고 있는 것을 봤다. 정착의 의미가 결혼인지 알고 싶다. 

결혼을 했으면 좋겠지만 아직 양쪽 집에 인사를 드리지도 않았고 이제 겨우 만난지 5개월이라 결혼까지는 아니더라도 그동안 살아왔던 방식대로는 살지 말자고 생각한다.

여자 연예인인데 댓글에 '저런 X레기랑 어떻게 사귀지'이런 댓글들이 있으니까 내가 너무 했구나 싶었다. 이제는 그렇게만 살지 말자 그런 의미이다.

Q. 최근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그런 모습이 드립걸즈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알고 싶다. 

남자친구도 있고 시집도 가야하니까 무대에서사려야지 이런게 아니라 그전에는 내가 이기적이었다.

그전에는 내가 독보여야지 이런 생각에 다른 사람들이 연기를 하고 있을 때도 무대에서 다른 짓을 하는 등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강했었는데 이제는 이런 역할은 '네가 어울리겠다 네가 해' 이렇게 뒤에서 받쳐주는 역할을 하게 됐다. 연출 아닌 연출을 하게 됐는데 책임감인 것 같다.

Q. 개그맨들은 기수문화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시즌4에서 가장 선배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분위기는 어떠한지 알고 싶다.

방송국도 다 다르고 (기수문화와 관련된 것은)전혀 없다. 그런 걸로 인해 서로 어려워 하다보면 상대방 기에 눌려 상대방이 하자는 데로 끌려가게 된다. 그래서 처음부터 그런 것을 다 내려놓고 하자고 말했다.

Q. 쟁쟁한 여성 개그맨들이 드립걸즈 공연을 통해 한자리에 모였는데 화합은 잘됐는지 트러블은 없었는지 알려 달라.

여자 12명이 아침 10시부터 잠도 들깬 상태에서 모여 회의 등을 진행했던 만큼 그런 점을 많이 걱정했었다. (특히)각자 파트에서 내로라하는 사람들이 모인만큼 알게 모르게 기싸움 같은 것이 있으면 어쩌지 걱정을 했었다.

그런데 오히려 그런 것이 없었다. 무대 위에서 재미있게 해야 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즐겁게 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것 같다. 내가 더 독보여야지 이런 것이 아니라 서로 인정해줄 것은 인정해 주는 등 각자 다르지만 비빔밥처럼 서로 어울릴 수 있게 각자를 많이 오픈했다.

Q.폴댄스를 열심히 준비한 것으로 아는데 무대에서 어떤 방식으로 풀어나가는지 알고 싶다. 

다른 코너들과 다르게 폴댄스는 관객과의 호흡이 없다. 매 코너가 관객들을 (무대 위에)올리는 코너라서 이러다가는 관객들이 출연료를 요청할 수 있겠다 싶었다. 그래서 폴 댄스까지(관객)를 무대에 올리면 굉장히 부담스러워 할 것 같아서 저희들끼리 보여드리려고 한다.

그래서 저희 골드팀의 경우 의상을 비롯해 각자 노는 사람이 없이 4사람 모두 정말 진지하게 임했다. 어쩌면 진지하게 하는 그 모습이 더 웃길 수도 있다.

Q. 공연하면서 가장 보람찰 때와 힘들 때는 언제인가?

공연 자체가 색드립이 짖다보니 공연 초반에 청담동 어머니들 같은 분들이 드림걸즈인 줄 알고 잘못알고 맨 앞자리를 예매하고 오는 경우가 있다.

그런 분들은 보통 공연 시작 전 바람잡이를 할 때까지만 해도 "아 교양 없어"라는 등 벽을 쌓는 모습을 보이는데 공연이 끝날 때쯤에는 오히려 먼저 손잡아 달라고 한다. 그럴 때 보람을 느낀다.

가장 속상할 때는 (공연을 보러 오신 분들을)재미있게 해드리려고 노력하는데 (오히려)공연에 대해 악플을 쓰거나, 공연 진행상 터치를 하는 경우가 있는데 불쾌해 하는 사람들을 만날 때 많이 속상하다.

Q. 공연에 점수를 주자면 100점 만점에서 몇 점을 줄 수 있을 것 같나?

그때그때 달라. 너무 애매하다. 어떤 때는 100점만 점의 무대가 될 수도 있고 관객과 호흡이 맞지 않으면 더 낮을 수도 있다. 그래도 다 몇 년씩 무대에 섰던 베테랑들인 만큼 못해도 80점 이상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데일리팝=오정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