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혹 그 후] '정자역 엠코헤리츠' 사리진 분양 대금..한국자산신탁 "박 이사장·수분양자가 기만"
[의혹 그 후] '정자역 엠코헤리츠' 사리진 분양 대금..한국자산신탁 "박 이사장·수분양자가 기만"
  • 정단비, 오정희 기자
  • 승인 2015.10.23 13: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법적 대응하겠다"…대금 확인 소홀 지적 피해갈 수 없을 듯
▲ 정자역 엠코페리츠 오피스텔 (출처=다음 지도 스카이뷰)

데일리팝은 '한국자산신탁'과 '늘푸른의료재단의 박모 이사장'의 '정자역 엠코헤리츠' 분양대금을 둘러싸고 밀월 의혹을 보도(지난 10월 15일 기사)했다. 

본지의 보도 이후 '한국자산신탁'은 "국내 최대 노인전문병원인 보바스기념병원을 운영 중인 늘푸른의료재단의 '박 이사장'과 '수분양자'들에게 기만당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기사 일부 내용은 사실관계가 진행 중인 부분도 있지만 결국 '한국자산신탁'도 피해자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한국자산신탁'의 주장과 달리 일부 수분양자들은 일관되게 한국자산신탁과 박 이사장의 의혹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어 논란이다.

사실 이 문제는 시행사와 수분양자 그리고 한국자산신탁의 계약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한 번 들어서는 각각의 주체가 주장하는 내용을 이해하기 힘들다. 이 때문인지 다양한 언론사들도 이에 대한 관심을 가졌지만 기사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본지는 취재를 할수록 서로 계약에 따른 다른 주장을 하며 자신이 피해자라고 외치고 있는 상황에 모두의 이야기를 정리해야할 필요성을 느꼈고 심층적으로 들여다보기로 했다.

피해자만(?) 있는 사건의 발단
'우리도 당했다' 억울함 호소 진실은?

한국자산신탁에 따르면 수분양자들은 물건의 소유자인 신탁회사(한국자산신탁)와 분양계약을 체결한 이후 수분양자들과 박 이사장 사이에 별도의 계약이 있었다.

박 이사장이 수분양자들에게 물건의 소유자인 '신탁사'가 아닌 시행사인 에 분양대금을 내면 30%할인된 특별 분양을 해준다고 회유하자 다수의 수분양자들이 분양계약 주체도 아닌 박 이사장에게 대금을 납부했다는 설명이다.

한국자산신탁은 앞서 수분양자들이 분양계약을 체결할 당시 '입금회사(한국자산신탁)계좌로 분양 대금을 납부하지 않으면 납부대금이 인정되지 않으며, 소유권도 인정하지 않는다'라는 문구가 들어있는 계약서를 작성했던 만큼 두 주체의 행위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분양계약서' 내용에 따라 신탁사에 돈이 들어오지 않는 이상 수분양자들의 소유권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논쟁의 논점이 되고 있는 '한국자산신탁이 분양대금이 완납되지 않은 상황에서 완납 증만 보고 등기이전을 해주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위탁자인 '서현디엔씨'와  '관리형토지신탁' 계약을 채결할 당시 (분양)잔금을 냈으니 소유권을 이전해달라는 내용이 담긴 서류를 보내면 확인 후 소유권 이전 서류를 넘겨주게 되어 있다"고 말했다. 

한국자산신탁에 의하면 한국자산신탁은 해당 사항에 대해 민형사상 조치를 할 계획이다.

▲ 국자산신탁-늘푸른의료재단 이사장-정자역 엠코헤리츠 수분양자 관계도

수분양자, 시행-신탁 밀월관계 주장
"1년 넘게 몰랐던 것 말도 안 돼"

수분양자들은 상식적으로 신탁사인 '한국자산신탁'의 방조 없이는 계약금 이외에 중도금 등이 완납되지 않은 상황에서 시행사가 분양자들에게 돈을 받고 발급해준 완납증만 보고 등기이전을 해주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국자산신탁 쪽에서는 직원의 실수라고 하는데 시행사에 돈을 지급한 사람이 한두 명도 아니고, 시행사로부터 계약금을 받은 이후 중도금이 납부되지 않고 있는데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몰랐다는 것이 말이 안 된다는 것이다.

특히 일부에서는 한국자산신탁이 박 이사장과 수분양자들에게 기만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점에 대해 "왜 그런 일이 발생했는지 근본적인 이유를 생각해 봐야한다"며 "계속 그쪽으로 몰고 간다면 업무상 과실 부분을 스스로 인정한 꼴"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관리감독해야할 신탁사의 일처리에 빈틈이 없었다면 사전에 이상을 느낀 수분양자들도 대처를 했을 것이고 모두가 피해를 입어 소송을 할 일도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또 일부 수분양자들은 문제는 해결하지 않은 채 한국자산신탁이 시행사에 '당좌어음'을 발행했고, 이를 갑지 못해 시행사가  '부도'가 난 점에 대해서도 의문을 표하고 있다.

보바스병원 "박 이사장, 개인적인 일"
박 이사장, 각종 의혹에도 '침묵' 일관

이에 박 이사장이 운영하고 있는 재단에 속해 있는 보바스기념병원 측은 피해가 병원으로 번질까 우려하는 모습이다. 보바스병원 한 관계자는 '정자역 엠코헤리츠'와 관련된 사실에 대해 "처음 듣는 이야기"라며 "실제 병원과 관련이 있는 일이었으면 알고 있었을 부분이지만 들은 바 없는 만큼 병원과 관련 없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이어 "박 이사님은 얼마 전에 퇴사하신만큼 병원과 관련 없다"고 재차 강조하며 "개인적인 일인 것 같다. 박 이사장님이 병원과 재단이외에 서우주식회사(자회사 서현디엔씨)를 운영했던 부분인 것 같은데 그쪽에 연락해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박 이사장는 지난 3월 11일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국가 산업 발전에 기여할 기회'라며 로 중국과 중동 등 '보바스병원의 해외 의료진출'의 포부를 밝힌 지 반년도 채 지나지 않아 갑작스럽게 이사장 자자리에서 물러난 것이 된다.

한편, 보바스병원 측의 이 같은 주장에 사실 확인을 하고자 서현디엔씨를 비롯해 박 이사장의 또 다른 회사인 서우주식회사의 안내·재무·회계 등 전 부서와 통화를 시도했지만 계속 다른 부서로 연결되는 연결음만 들려올 뿐 연결이 되지 않아 박 이사장 측의 답변은 들을 수 없었다.

(데일리팝=정단비, 오정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