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각지대에 놓인 '보육교사 그들이 알고싶다'
사각지대에 놓인 '보육교사 그들이 알고싶다'
  • 성희연 기자
  • 승인 2015.11.06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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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약한 근무환경, 최저임금 수준의 낮은 급여…합당한 처우개선 필요
▲ 어린이집에서 아이들이 수업을 받고 있다. ⓒ뉴시스
지난 7월 일어난 '어린이집 5세남아 하반신 마비' 사고가 뒤늦게 밝혀져 논란이 되면서 보육교사에 대한 시각이 분분하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상황을 보육교사의 관리소홀로 벌어진 상황인만큼 보육교사가 책임져야한다고 생각하는가 하면 교사가 미리 인지할 수 없는 상황이었던 만큼 교사가 책임을 져야하는 상황이 안타깝다는 등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기진맥진'한 보육교사의 하루
 
인천지역 한 어린이집에서 일하는 보육교사 A(25)씨는 오늘도 긴장과 불안함을 안고 출근 준비를 한다.
 
최근 일부 어린이집의 아동학대와 비리 사건 등이 드러나면서 차가워진 주변의 시선 때문에 고충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잠시도 한눈을 팔 수 없는 아이들을 돌보면서 가장 불안한 순간이 언제냐는 질문에 그는 "오늘도 무사히 하루를 보내야 할텐데. 아이들을 돌보는 내내 어디로 튈지 모르는 탓에 항시 긴장상태를 유지해요" 라고 답했다.
 
아이들이 오기 전 교실을 점검하는 것은 물론 등원하는 대로 아이들과 함께 놀아주며 이야기를 나누며 돌봐준다.
 
교사들이 가장 힘든 시간은 점심시간으로 여유로운 식사는 '그림의 떡'이다. 점심시간, 아이들 배식은 물론 바른 자세로 먹을 수 있게 식사지도를 하다보니 자연스레 쫓기듯 식사하는 일이 일상이 됐다.
 
전쟁 같은 점심시간 후에는 아이들 양치질도 챙겨야 한다. 또 아이들이 낮잠을 잘 때도 쉴 틈없이 알림장을 작성해야 한다. 
 
오후 일정을 모두 마치고 아이들이 하나둘 귀가하고 교실은 텅 비게 되지만 교사들은 이때부터 또 다른 업무를 시작해야 한다.
 
다음 날 준비해야 할 수업, 일지작성, 밀린 서류작업 등으로 온 몸이 녹초가 되고 나서야 뒤늦게 퇴근 하게 된다. 
 
"하루 일과를 마무리 하고 나면 정말 아무 생각도 안나요. 그저 빨리 집에 가서 쉬고 싶은  생각밖에.."A씨는 그렇게 고된 하루를 마치며 집으로 들어갔다.
 
▲ 민간어린이집연합회와 학부모단체들이 보육교사 근무여건, 처우개선 대책 수립에 대한 시위를 벌이고 있다. ⓒ뉴시스
 
위태로운 보육교사
 
이처럼 바쁘고 힘든 일을 하면서도 도내 국공립을 비롯한 사립 어린이집 보육교사들은 법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근로기준법 제50조에 따르면 1주간의 근로시간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40시간을 초과할 수 없으며 1일의 근로시간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8시간을 초과할 수 없다.
 
하지만 보건복지부가 매 3년 마다 실시하는 '2012 보육실태조사'에 따르면 평균 근무시간 9시간 28분으로 기준된 8시간 보다 약 1시간 30분 더 많은 노동을 하고 있었다.
 
또한 보육교사의 휴식시간은 평균 30분도 채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열약한 근무조건과 높은 근무강도에 비하면 월 평균 131만원의 월급을 받고 있어 교사들은 합당한 처우를 희망하고 있다.
 
보육 관계자들은 보육교사들의 임용자격 강화와 인성교육이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근무시간과 최저임금 수준의 낮은 급여 등을 개선해 양질의 인력이 유입될 수 있도록 적절한 여건을 만들어 근본적인 해결책을 촉구했다.
 
보육교사의 행복이 먼저 추구돼야 영·유아들도 함께 행복해 질 수 있다는 것이 보육관계자들의 공통 의견이다. 보육교사들이 자부심을 갖고 일 할 수 있는 환경개선이 시급해 보인다.
 
(데일리팝=성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