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줌인] 카카오, 카카오톡 기반 사업 확대..서비스 vs 시장 침해 '기로'
[뉴스줌인] 카카오, 카카오톡 기반 사업 확대..서비스 vs 시장 침해 '기로'
  • 이성진 기자
  • 승인 2015.11.13 18: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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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 '내수용 사업' 고집하는 카카오의 행보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으로 유명한 카카오가 앞서 택시호출 서비스로 기존 콜택시 시장을 훼손한데 이어 대리운전 사업에 진출한다고 발표하자 영세업자를 죽인다는 우려와 함께 '끼워 팔기' 논란까지 일고 있다.

국내에서만 4000만명에 육박하는 이용자를 보유한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빅데이터 등을 활용한 기존의 내수 시장 독점과 그에 따른 시장 경쟁의 제한까지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 카카오톡의 이용자 수 (자료=카카오)

콜택시 밀어버린 '카카오택시'
'카카오드라이버'로 도로장악 가속화

지난 5일 카카오는 카카오드라이버 프로젝트(이하 카카오드라이버)로 신규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를 준비한다고 공식적으로 밝히면서 기존 대리운전업체들의 큰 반발이 일고 있다.

카카오는 "이용자가 원하는 것을 언제든 제공한다는 카카오의 온디맨드(On-Demand) 전략을 강화하고, 대리운전 서비스를 통해 모바일로 가능한 생활의 혁신을 만들어 가려는 결정"이라고 밝혔지만 대리업체들은 그저 '중소상공인들의 영역 침해'라며 강력하게 비판하고 있다.

카카오가 공식 발표를 하기 전부터 대리업체 관계자들은 본사 앞에서 농성을 벌이기도 하면서 이미 갈등은 고조돼 있었다. 이와 관련해 카카오 한 관계자는 "(농성을 벌인 업체들이) 면담 요청도 하셔서 상생의 방안을 논의했다"고 언급했지만 갈등은 여전한 상황이다. 

한편 골목상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는 대리업체들의 반발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처우 개선을 기대하는 대리운전기사들이 카카오드라이버를 환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사단법인 전국대리기사협회 한 관계자에 따르면 "무조건 카카오(드라이버)를 환영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대리업체든 카카오든 지금의 열악한 대리기사들의 처우를 개선시킬 수 있다면 어디든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카카오와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 수수료 문제나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지 않아 더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지만, 기본적으로 '콜센터'가 필요하지 않은 카카오가 기존 대리업체보다 낮은 수수료를 제시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 카카오와 대리운전기사의 간담회 (출처= 전국대리기사협회)

앞서 카카오는 이미 카카오택시를 통해 기존 콜택시 시장을 쓸어버린 이력이 있다. 지난 3월말 당시에도 기존 콜택시 업체들의 많은 반발이 있었지만 결국 출시된 카카오택시는 지난달 기준 누적 건수가 3000만을 돌파하면서 불과 8개월만에 업계 1위의 자리로 올라서며 입지를 굳건히 다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 9월 11일 진행된 국토교통부 국정감사에서 새누리당 황영철 의원은 "유저입장에서 편리함을 말로 다할수 없지만 기존 시장 잃어가는 사람은 어떻게 살아야 하나도 귀담아 들어야한다"면서 "기존 중소콜택시 업계 수익성, 시장 다 잃어가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실제로 카카오택시 서비스를 이용하는 한 택시기사에 따르면 "(카카오택시 출시로) 기존 콜택시 업체들이 많이 죽었다"며 "(카카오드라이버 출시로) 대리운전업체는 사업 특성상 더 큰 타격을 입을 것 같다"고 전했다.

최근에는 롯데면세점이 카카오와 업무협약(MOU)를 맺고 카카오의 오픈소스(공개된 서비스 소스코드)를 활용해 '관광버스 주차 안내 어플'과 '외국인 전용 택시 호출 어플'을 개발한다고 밝혀 도로 위 장악은 더욱 가속화 될 전망이다.

카카오의 무료 서비스…궁극적 목적은?
공정위, '끼워 팔기' 의혹 품어 조사 착수

'무료로 서비스를 지원하는 카카오가 투자한 금액을 어디에서 회수할까?' 일각에서 가장 많은 의문을 품고 있는 부분이다.

택시기사들은 카카오택시를 이용하면서 "너무 편리하다. 일일이 돌아다닐 필요 없이 카카오에서 호출이 내려오기 때문에 가만히 있으면 된다"면서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카카오에서는 어떻게 수익을 창출하는지 궁금하다"는 의문도 보냈다.

이어 "(카카오택시가) 활성화된 상태에서 카카오가 수수료 같은 요금을 부과하면 달리 손 쓸 방법이 없다"고 불안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카카오의 사업 확장으로 인한 자사의 광고효과와 최근 김범수 의장의 불법도박 혐의, 이석우 전 대표의 불구속 기소 등을 의식한 이미지 개선이라는 등 각종 추측이 난무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카카오 관계자는 "경험과 네트워크를 쌓아 카카오블랙과 같은 수익성 모델을 창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유료화 부분과 관련해 "미래에 벌어질 일을 예언할 수는 없지만 현재로썬 (유료화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고 일단락 맺었지만 이미 카카오블랙의 출시로 '부분 유료화' 서비스를 시작한 카카오가 시장 독점 후 기존의 서비스까지 전면 유료화 가능성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 카카오의 사업 영역 (자료=카카오)

카카오의 시장 침범이 이어지자 지난 12일 공정거래위원회는 메신저 시장의 지배력을 남용해 자사의 메신저인 카카오톡 프로그램에 카카오택시, 뱅크월렛카카오, 다음지도 등 자사 서비스만 노출해 경쟁을 제한한다고 판단해 조사에 나섰다.

카카오는 이미 '없어서는 안 될' 만큼 스마트폰을 보유한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사용하는 카카오톡의 우월적 지위를 남용해 모바일상품권, 대리운전, 콜택시 등 '끼워 팔기'로 각종 사업영역의 경쟁을 제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

앞서 비슷한 사례로 지난 2005년 컴퓨터 운영체제(OS)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지닌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사는 자사 운영체인인 윈도에 메신저, 윈도미디어플레이어 등을 끼워 판 것이 독점력을 이용한 '결합 판매'라는 판단을 받고 330억원의 과징금이 부과된 바 있다.

 

▲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자사의 지도 등을 이용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카카오택시'

또 다른 택시호출 서비스를 기능하는 '네이버택시'도 카카오택시와 자칫 비슷한 서비스로 보이지만 네이버택시는 국토교통부가 추진하고 있는 '1333 콜센터'를 연계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과 달리 카카오택시는 직접 사업에 참여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네이버의 한 관계자는 "(카카오와 달리) 직접 사업에 참여하지 않고 어디까지나 연계 플랫폼으로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IT 발달에 힘입어 신흥 강자로 떠오른 카카오가 그 간 벌어들인 자본(정보)으로 글로벌화 추진에 매진하지 않고 내수 시장을 침범하는 행위가 지속된다면 사용자의 만족도는 높아지겠지만 시장의 훼손은 막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데일리팝=이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