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밴드 단편선과 선원들 "홀로 설 수 있는 음악인 되고 싶어"
[인터뷰] 밴드 단편선과 선원들 "홀로 설 수 있는 음악인 되고 싶어"
  • 오정희 기자
  • 승인 2015.11.25 11: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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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G 상상마당 '써라운드' 선발 후 "생각에 대한 실현이 가능해 졌다"
▲ 밴드 '단편선과 선원들'이 데일리팝과의 인터뷰가 끝난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00방송 지금 당장 연락해라 3초 준다"

밴드 '단편선과 선원들' 멤버 단편선이 SNS에 올렸던 글이다. 단편선은 당시 이 같은 글을 올린 이유에 대해 "인디를 소개하는 한 방송에서 다른 친구들은 다 섭외가 왔는데 혼자만 섭외가 오지 않아 글을 올리게 됐는데 잠시 후 진짜 연락이 왔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무대에 혼자 올라가기에 긴장이 됐던 만큼 드럼과 베이스를 구할까 했지만 그렇게 하기엔 시간을 못 맞출 것 같아서 퍼커션과 바이올린으로 합주를 해보자고 생각했고, 막상 합주를 해보니 너무 재미있었다. 그 전까지 생각 못했던 부분까지 볼 수 있게 되어 같이 음악을 하게 됐다며 팀 결성 계기에 대해 살짝 귀띔했다.

단편선과 선원들은 록밴드로 알려져 있으면서도 자신들이 록밴드는 아니라고 말한다. 한국인으로써 2015년 서울에 살고 있는 한국인 아시아인으로 어떻게 음악을 만들고 연주할 수 있느냐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데일리팝은 팀의 탄생 일화처럼 밴드하면 떠오르는 일반적인 기본 구성보다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보고자 하는 단편선과 선원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Q. 밴드 '단편선과 선원들'에 대해 소개해 달라.

단편선과 선원들은  단편선(노래, 기타), 최우영(베이스), 장수현(바이올린), 장도혁(퍼커션) 이렇게 4인조 밴드로 구성되어 있다.

Q. 이름이 특이하다. 선원들 이라는 표현은 바다를 떠올리게 하는데 이 같은 이름을 사용하게 된 이유가 있나?

한 방송에서 다큐멘터리를 통해 소개된 적이 있는데 이름이 단편선이다보니 공연하는 모습에 해설 '단편선은 오늘도 음악이라는 바다에 작은 쪽배를 띄운다'는 내용이 나왔었다.

이때 단편선장이라는 별명이 생겼는데 막상 밴드를 결성을 하게 되니 단편선장이니까 선원들로 하면 좋지 않을까라는 의견이 나와서 '단편선과 선원들'이라는 밴드가 탄생하게 됐다.

Q. 어떤 음악을 추구하는지 '단편선과 선원들'의 음악색깔에 대해 알고 싶다.

(최우영)단편선과 선원들 음악은 강과 약이 극명하게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정말 조용하고 차분하고 서정적일 때는 서정적이고 시끄러울 때는 시끄러운 강약, 명암이 극명하게 대비되는 그런 음악을 추구한다.

(장수현) 서양악기들로 구성이 되어있지만 국악적인 색깔이 나는 부분들이 있다. 가장 좋은 음악은 본인에게서 나오는 자연스러운 음악인데 밴드의 개개인이 더 해지면서 자연스러운 모양을 형성해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장도혁) 곡을 쓰지 않는 엔지니어에 가까운 사람으로서 빠르고 복잡한 음악을 연주하게 되니까 재미있다. 항상 도전의식을 일으키게 하고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 재미있는 음악이다.  복잡하지만 도전의식을 불러일으키는 음악이다. 
 
(단편선) 서양악기를 쓰고 있는데 스스로는 동양인인 만큼 일종의 식민지 같은 느낌이 있다. 제국이 있고 제국에서 만들어진 음악을 가져오는 것이니까 더 그렇다. 식민지에 사는 사람들도 주최가 될 수 있는 것 아닌가, 한국인으로써 2015년 서울에 살고 있는 한국인 아시아인으로서 어떻게 음악을 만들고 연주할 수 있는가에 대한 부분에 항상 고민하고 있다.

Q. 영향을 받은 음악이나 가수 등이 있다면?

특정 분야의 음악이나 가수에 영향을 받았다가 보다 다양하게 듣고 좋아한다.
그래서 인지 믹스된 음악이 많다. 전체적으로 보면 무엇처럼 곡을 만들자고 이야기하지 않지만, 전체적인 톤 같은 것은 60~70년대 아트록과 비슷한 전자음악이나 록음악 등을 리드미컬하고 현대적으로 풀어보자는 것이 베이스에 깔려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특정가수나 밴드와 작업을 하고 싶다기보다, 재미있는 무대에 더 많이 서고 싶다.

Q. 올해 KT&G 상상마당에서 진행된 '써라운드'에 최종 팀으로 선정된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떤 식으로 도움이 될 수 있을지 등 선정된 것에 대한 소감을 듣고 싶다.

음악을 하는데 돈이 어느 정도 지원이 된다는 것은 너무나 행복한 일이다. 최종 팀으로 선정 됐을 때 너무 기뻤다. 1집을 만들 당시 편선씨 아버지 돈을 일부 빌려 사용했다. 그래서 인지 아직 음악을 하면서도 홀로서기를 하지 못했다는 기분을 가지고 있었다.

KT&G 상상마당 '써라운드'에서 지원하는 금액은 인디쪽에서 지원하는 것 치고 큰만큼' 선발 후 스튜디오·뮤직 비디오·홍보·의상 등 '생각'만 하던 것을 '실현'해 볼 수 있게 됐다.

Q. '써라운드' 지원을 받아 내년 초까지 음반을 발매할 예정인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떤 감성 또는 느낌을 담아 앨범을 낼 생각인지 팬 분들에게 살짝 알려 준다면?

1집에 실린 음악들이 다양한 음악들을 가지고 있는데 전반적인 톤이 무채색 같았다면 다음음반의 경우 그것 보다 훨씬 화사한 느낌이다. 많은 분들에게 사랑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2집은 4월말이나 5월 발매 예정이다.

Q. 앞으로의 계획을 알고 싶다.

공연보다 2집 음악을 만드는 것에 치중하고 있다. 같이 음악을 만들고 하는 것이 좋다. 한국에서의 공연도 좋지만 아시아에 있는 나라들을 투어해보고 싶다. 기회가 된다면 아프리카에도 가보고 싶다.

(데일리팝=오정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