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소변검사의 중요성과 분석법
[건강칼럼] 소변검사의 중요성과 분석법
  • 고영수 타워비뇨기과 원장
  • 승인 2015.12.02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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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을 확정할 순 없지만 질환 가능성 시사하는 역할

고영수 타워비뇨기과 원장

12월에는 많은 이들이 미뤄왔던 건강검진을 받기 위해 병원을 찾는다. 그 중 빠질 수 없는 검사가 소변검사이다.

왜 모든 대다수 검진에는 소변검사가 포함될까? 소변검사는 질환을 확정 짓는 검사가 아니라 어떤 질환의 가능성을 나타내는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소변검사에서 문제가 있다고 해서 무조건 심각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지만 무시할 수도 없다.

예를 들어 소변검사에서 염증반응이나 단백질이 나왔다고 해서 모두 방광염이나 신장병이 있다고 보지는 않는다. 소변은 신장에서부터 요관을 거쳐 방광과 요도등 여러 장기를 거쳐 배출되기 때문에 어느 부분에 염증이 있는 지는 환자의 증상과 다른 검사 결과들을 종합해 진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소변에 단백질이 섞여 나오면 신장에 이상이 있을 가능성이 높지만 몸에 이상이 없는 사람도 운동을 많이 한 뒤 소변에 단백질이 섞여 나올 수 있다. 따라서 소변에 단백질이 섞여 나오는 증상이 오랫동안 계속되는지, 다른 여러 검사들을 해본 뒤에 진단 한다.

당뇨병도 마찬가지다. 소변에 당분이 섞여 나오는 것이 당뇨병인데, 이는 병이 진행된 뒤에 나타난다. 즉 당뇨병의 초기에는 소변에 당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소변검사에서 당이 섞여 나오지 않는다고 해서 당뇨병이 아니라고 말할 수는 없다.

소변검사 결과에 큰 의미를 두고 확정적으로 어떤 병이 있다고 단정하는 것은 금물이지만 소변검사를 무시해도 안 된다. 어떤 질환이 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하나의 지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소변검사 결과를 해석할 때 흔히 오류가 생기는 이유는 소변을 받는 방법 때문이다. 소변검사를 통해 알려고 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방광과 그 상부(요관과 신장 등) 비뇨기계의 이상 여부다. 그런데 소변을 받는 방법에 따라 비뇨기계 외 다른 부분의 이상을 방광과 상부 비뇨기계 이상으로 오해할 가능성이 있다.

예컨대 여성의 경우 요도구가 질과 같이 있어 소변을 받을 때 처음 나올 때부터 받으면 질에 있는 염증이 섞여 들어갈 수 있다. 그러면 소변검사에서 염증 반응이 나와 방광 등 상부 비뇨기계에 염증이 있는 것으로 잘못 알 수 있다.
 
따라서 여성들은 비뇨기계의 이상 여부를 진단할 때 소변이 처음 나올 때는 흘려버리고 중간부터 받아야 하며, 소변이 끝날 때도 받지 말아야 한다. 남자 어린이가 소변검사를 할 때는 포경수술을 하지 않은 경우 끝부분의 구멍이 좁아 안쪽 부분의 염증이 소변에 묻어 나올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소변검사의 분석법
화학적 성질 분석·고형 성분 현미경 관찰

소변검사는 크게 소변의 화학적 성질 분석과 고형(굳은 덩어리) 성분들을 현미경으로 관찰하는 검사로 나눌 수 있다.

화학적 성질 분석은 다시 소변의 색깔, 산도, 농도 등 자체의 성질을 관찰하는 검사와 평상시 나오면 안 되거나 적게 나와야 하는 성분이 검출됐는지를 확인하는 검사 두 가지로 이뤄진다.

정상적인 상태의 소변 색깔은 거의 투명하다. 다만 정상인도 수분 섭취를 제대로 못하거나 운동을 많이 하면 소변 색깔이 진해질 수 있다. 소변 색깔이 초록색이거나 우윳빛이면 특수한 약을 복용했거나 염증을 의심할 수 있다. 소변이 알칼리성을 띨 때도 염증을 의심할 수 있다. 그러나 이들은 의심되는 것일 뿐 질병이 있다는 것을 뜻하는 것은 아니므로 다른 검사를 더 받아봐야 한다.

빌리루빈, 염증의 산물, 당 등은 정상 소변에서는 관찰되지 않는다. 만일 이런 것들이 소변에서 관찰되면 의심되는 질환에 대한 추가 검사가 필요하다. 특히 소변에서 단백질이 검출되면 많은 사람이 무척 걱정한다.

하지만 앞에서도 말했듯이 운동을 많이 한 경우처럼 정상 상태에서도 나올 수 있으므로 미리 걱정할 필요는 없다. 소변검사를 다시 하거나 소변에 섞인 단백질의 양을 측정하는 등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또 고형 성분 중에는 크게 '현미경적 혈뇨'와 '염증 세포'가 있다. 최근에는 소변검사에서 관찰되는 현미경적 혈뇨에 대한 관심이 높다.

현미경적 혈뇨는 아주 미세한 양의 피가 소변에 섞여 나오는 것이다. 환자들 중에는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오면 빈혈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현미경적 혈뇨는 그야말로 현미경으로 봐야 겨우 보일 정도로 적은 양이 나오므로 빈혈이 생기지는 않는다.

다만 피가 나오는 것 자체보다 그 피가 어디에서 어떤 원인에 의해 나오는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비뇨기계에 암이 있을 때 혈뇨가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적절한 검사에서 아무런 이상이 발견되지 않으면 혈뇨가 계속 나와도 주기적으로 검사만 하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