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선 ISSUE & FOCUS] 한국경제 현주소, 위기인가 기회인가? (下)
[한선 ISSUE & FOCUS] 한국경제 현주소, 위기인가 기회인가? (下)
  • 한반도선진화재단
  • 승인 2015.12.10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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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진 한반도선진화재단 국가전략연구회장/고려대학교 경제학과·그린스쿨 교수

한국경제에 대한 시각 전환이 필요

그렇다면 주력산업들의 위기를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경제성장과 발전을 위한 대안이 무엇인가? 가장 중요한 출발점은 경제발전에 대한 시각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본다. 한국경제는 1997년 외환위기에 직면한 이후 그 이전의 압축성장 시기와 다른 혁신주도형 패러다임으로 이전이 시작되었지만 아직도 우리는 이러한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압축성장 시기에 비하여 급속히 하락하는 경제성장률은 과거 경험하지 못하였던 양극화와 중국에 의한 추격 등의 많은 문제점들에 직면하고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공공부문의 대응속도가 매우 느려 혁신형 발전 패러다임이 민간부문에서 실현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한계에 도달한 제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시장에서 새로운 산업 발굴을 막는 다양한 규제정책을 과감하게 풀어내지 못하거나 포화된 청년실업 등 노동시장의 문제를 구조 조정이 아닌 시장 규모의 확대로 해결하려고 하는 오류들이 해소되어야 한다.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다음과 같은 시각 전환이 필요하다.

① 과거 고도성장에 집착하지 말아야 한다.

우리가 적응해야 할 가장 중요한 환경은 우리가 추구할 수 있는 경제성장률이 얼마인가 하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도 3%대 성장을 하면 한숨을 쉬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에 이르는 국가가 5%나 6%를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전제한데서 온 것은 아닌지 곰곰이 생각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성장은 불가능할 것이기 때문에 저성장이 우리 경제가 직면할 경제 상황임을 인정해서 정책 집행을 계획해야 한다.

② 신산업 개척을 통하여 지속가능한 성장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현재 주력산업이지만 중국 등 신흥국들의 등장에 의한 국제경쟁력이 하락하는 것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기존 산업의 발전과정에서 축적된 기술과 능력을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신사업 발굴로 전환해야 한다. 차기 신성장 산업으로 전문가들이 제안하는 분야는 자동차 분야에 E-Mobility, 조선산업에서 초대형 해상구조물, 심해저 플랜트, 기계산업에서 지능형 로봇, 복합 정밀 금형, 소재산업에서 바이오 플라스틱, 첨단 세라믹, 섬유·의류에서 융복합 패션 의류, 스마트 의류, 전자산업에서 지능형 반도체, 웨어러블 기기, 전장건강 의료기기 등이다. 그 외에 환경 및 에너지 분야에서 폐기물 에너지, 전원믹스 및 신재생에너지 융합, 그리고 IT 융합·제조 서비스 결합에서 빅데이터, 클라우딩,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사물인터넷 등이 있다.(2015, 미래 한국경제: 주력 산업의 위기인가, 기회인가?, 한국정보화진흥원 BIG STEP, ICT로 미래로 심포지엄 발표 자료)

③ 청년실업률은 노동시장의 확대가 아닌 구조조정으로 해결해야 한다.

노동시장은 경제성장률에 의하여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다. 예를 들어 1%의 경제성장률에 의해 새롭게 창출되는 일자리가 약 7만 개라고 한다면, 4%를 성장 하더라도 시장으로 쏟아지는 젊은 인력들을 소화해 낼 수가 없다. 따라서 기존 시장의 구조조정을 통하지 않고는 이들의 일자리를 만들어 줄 수 없다는 점을 냉철히 인식해야 한다. 특히 OECD 국가들의 청년실업률과 비교해서 우리가 특히 높지 않다는 현실을 보면 과연 현재의 청년실업률 일자리 창출 정책이 효과적인 것인지 근본적 고민이 필요하다.

④ 요소투입형에서 혁신주도형 경제성장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한국이 외환위기를 경험하면서 등장한 것이 기존의 요소(노동이나 자본) 투입형 추격성장 모형에서 혁신을 기반으로 한 기술혁신형 성장모형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혁신, 창조, 선도기술 등의 용어들이 핵심 정책이 된 것은 이러한 발전모형의 전환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앞에서 기술 한 것처럼 주력 산업들이 이미 세계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는 이미 기술 수준이 선진국 수준에 접근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요소 투입형 모형에서 기술 혁신형 전략으로 전환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들이 실시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보면, 한국의 경우 기술혁신의 투입 측면인 R&D 총액이나 R&D 지출의 GDP 비중은 세계 선두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이 투입의 산출물인 특허출원도 세계 선두권이다. 하지만, 많은 연구결과에 따르면 이러한 혁신 성과가 혁신형 경제성장의 중요 요소인 생산성에는 경쟁 대상국에 비해 영향이 크지 않다. 기술혁신 투입의 비효율성 문제를 극복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하여 정부조직, 교육제도, 노동정책 등이 미래지향적이고 혁신지향적으로 변화할 수 있도록 인식과 정책이 변화해야 한다.

위기가 아닌 기회로

우리나라는 저출산·고령화에 의한 경제활동 인구의 감소로 노동투입에 의한 요소투입형 경제성장은 어렵고, 혁신주도형 발전전략을 실시해야 하는 선진국형 경제 구조로 전환된 지가 오래다. 우리 경제를 뒷받침해온 주력산업 발달의 경험은 단순히 투입형이 아닌 혁신형발전 체제로 충분히 전환해 나가면서 성장을 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다만 중요한 것은 이러한 환경 변화에 기업이나 산업이 얼마나 능동적으로 적응해 지속가능발전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산업이나 경제구조로 전환해 나갈 수 있는가에 있다. 민간의 혁신노력에 정부와 정치집단도 동조해야 한다. 이념과 과거의 압축성장 환상에서 벗어나 저성장이지만 미래지향적 혁신 정책이 무엇이고 민간 경제가 나아가야 할 길에 어떻게 도움이 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이것이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위기를 미래의 기회로 전환하는 정책방향일 것이다. 50대라는 한국경제 나이가 노쇠한 것이 아닌 성숙함을 반영해야 할 것이다.

이 글은 필자의 견해로서 한반도선진화재단·데일리팝의 공식 입장과는 무관합니다.